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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겨쌈을 당하여도”
휴렛 팩커드 컴퓨터 회사의 첫 여성 회장(CEO)이었던 칼리 피오리나에게 어느 신문기자가 좋아하는 작곡가가 누구인지 물었다. 그는 베토벤이라고 대답했다. “모차르트는 어떤가?” 기자가 다시 물었을 때 그는 “모차르트도 훌륭한 작곡가이고 그의 음악은 천사의 음악처럼 밝고 경쾌하다. 그러나 나는 그 속에서 인간의 고통을 들을 수가 없다. 반면에 베토벤의 음악에서는 인간의 고통, 분노, 번민 등을 들을 수 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승리로 이끌어 내는 웅대한 장엄함이 그의 음악속에 있다”라고 대답했다. 음악의 대가 베토벤은 음악가에게 가장 필요한 청력을 상실한 고난의 작곡가였다.
인상파 미술가 아구스트 르노아는 극심한 류마티스의 고통때문에 화필을 손에 잡을 수 없을 정도였다. 친구가 물었다. “왜 그런 고통속에 계속 그림을 그리느냐?” 르노아는 대답했다. “고통은 지나가지만, 아름다움은 남기 때문에…” 옳은 말이다. 고통없이 이 세상에서 이루어지는 것은 별로 없는 법이다. No Pain, No Gain!
경제적 불황과 인플레가 계속되고 있다. 미국의 높은 개솔린 값과 실업률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고 한국의 청년 실업률과 국가부채도 심각한 수준이다. 경제 사정이 좋지 않다 보니 많은 스트레스와 걱정이 사람들을 괴롭힌다. 언제쯤 인플레와 물가의 상승이 멈추고 경제가 회복될까 하는 생각에 사람들이 답답해 한다. 자연히 주위 환경에 대한 불평과 비관적인 마음이 생겨나기 쉽다.
이런 때 일수록 어둡고 답답한 현실만을 보지 말고, 밝은 희망속에 사는 법을 익혀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성경은 어떤 암담한 환경속에서도 절대로 낙심하지 말고 “오직 믿음”으로 살아 갈 것을 권면하고 있다. “우리가 사방으로 우겨쌈을 당하여도 싸이지 아니하며 답답한 일을 당하여도 낙심하지 아니하며…”(고후 4:8). “비록 무화과 나무가 무성치 못하며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으며…밭에 식물이 없으며 우리에 양이 없으며 외양간에 소가 없을찌라도 나는 여호와를 인하여 즐거워하며 나의 구원의 하나님을 인하여 기뻐하리로다”(합 3:17). 위의 두 성경구절은 신약의 대사도 바울과, 한때 “구약의 도마”라고 불려졌던 하박국 선지자의 믿음의 선언이다.
“이신칭의”의 진리가 함축된 “오직 의인은 그의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합 2:4)를 선포한 하박국 선지자의 말씀은 사도 바울의 로마서 1:17에서 그대로 인용되었고, 마틴 루터가 바로 이 구절을 읽고서 “오직 믿음”(Sola Fide), “이신칭의”(Justification by Faith)의 기치를 들고 암울한 중세시대에 로마 카톨릭의 비성경적인 행위구원의 굴레와 교회의 부패에 용감히 맞서 역사적인 종교개혁을 일으켰던 것이다.
미국의 화폐에는 “우리는 하나님을 신뢰한다”(In God We Trust)라는 말이 새겨져 있다. 이것은 1864년 동전 속에 처음으로 새겨진 후, 1956년 미국 의회의 결의로 모든 달라의 지폐와 동전에 인쇄되는 미국 화폐의 모토(Motto)가 되었다. 소수의 무신론자들이 이를 제거하기 위해 소송을 제기하고 있지만, 최근 갤럽 여론조사에 의하면 미국인의 90퍼센트가 이를 그대로 둘 것을 지지하고 있다.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그 새겨진 모토는 미국 국민들이 정치가나, 월가 사람들이나, 세상 재물만 의지하며 살지 말고 그 화폐를 쓸 때마다 하나님을 믿고 신뢰하며 살자는 뜻이 아니겠는가? 요즘과 같은 경제 불황시기에 모든 사람에게 더욱 적절하고 필요한 말이라고 할 것이다.
뉴욕 맨해튼 중심에 우뚝 서 있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은 미국의 경제 대공황(Great Depression) 시기였던 1930년, 매우 극심히 어려운 환경속에서 건축되어졌다. 그 빌딩이 102층으로 건축된 것은 메이플라워(Mayflower) 호를 타고 오직 하나님을 의지하며 신대륙 미국 땅에 도착하여 척박한 환경을 무릎쓰고 이 나라를 “오직 믿음”으로 개척했던 102명의 청교도들을 기념한 것이다. 설령 경제적 대공황때문에 환경이 아무리 암담하여도 땅만 쳐다보지 말고 높은 빌딩을 바라보듯, 위에 계신 하나님을 우러러보며 오직 믿음으로 살자는 깊은 의미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건축 역사에 담겨져 있는 것이다.
이제 곧 추수감사절이 다가온다. 이 세상에서 혹시 어떤 어려운 일을 당할 때에도 우리는 “항상 기뻐하고 범사에 감사하며”(살전 5:16) 살아야 한다. 내가 지금 그 일을 해결할 능력이 부족해도 “내게 능력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빌 4:13) 하신 말씀을 붙잡고 살아야 한다. 우리가 이 세상에서 아무리 “우겨쌈을 당하여도,” 오직 믿음과 범사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면 주님께서 내려 주시는 승리와 행복이 우리 삶속에 날마다 넘치도록 채워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