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February 22, 2025

[황현조 박사 칼럼] “겨울 전에 너는 어서 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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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조 목사(IRUS 교수, 커네티컷비전교회 담임)

“겨울 전에 너는 어서 오라”

지금 미국 동부에는 영하의 한파가 계속되고 있다. 겨울은 사계절 중에서 가장 춥고 만물이 얼어붙는 스산한 계절이다. 시베리아의 차가운 공기가 남하하여 세찬 강풍이 몰아 치면서 눈보라 한파가 대지를 덮는 날이 많다. 춥고 건조한 날씨로 인해 감기, 독감도 잘 걸린다. 그래서 사람들은 봄, 여름, 가을을 더 좋아하고, 겨울을 좋아하는 사람은 적은 편이다.

시나 음악에서도 겨울을 어둡고 침울한 분위기로 묘사한 것이 많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노래 “보리수”가 포함된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도 실연당한 주인공이 추운 겨울에 정처없이 방랑하는 내용의 빌헬름 뮐러의 시에 붙인 연가곡으로 인생의 비애, 허무, 고독의 정서를 나타내고 있다.

디모데후서는 사도 바울이 마지막으로 쓴 서신이다. 그는 지금 두번째 투옥 생활을 하고 있다. 인생 노년에 로마 감옥에 갇힌채, 에베소에서 목회하고 있던 사랑하는 제자 디모데에게 “겨울 전에 너는 어서 오라”고 하였다(딤후 4:9-22).  “내가 관제와 같이 벌써 부음이 되고 나의 떠날 기약이 가까왔도다”(딤후 4:6)라고 한 그는 냉랭하고 쓸쓸한 감방에서 다가오는 자신의 순교를 이미 예측하고 있었다.

바울은 인간적으로 몹시 외로왔다. 동역하던 데마는 세상을 사랑하여 데살로니가로 가버렸다. 곁에 있던 동역자들은  각각 다른 사역을 위해 그레스게는 갈라디아로, 디도는 달마디아, 두기고는 에베소로 갔다. 지금 그의 주위에는 주치의이자 동역자였던 누가만 남아 있었다. 그는 이때 사랑하는 제자 디모데가 몹시 그리웠다. 그가 보고 싶었고 그에게 목회적인 가르침과 도움말도 주고 싶었다.

또한 자신이 평소에 입다가 드로아 가보의 집에 맡겨두고 왔던 외투도 가져오라고 했던 것을 보면, 겨울이 엄습하는 차가운 감방에서 그가 신체적으로도 얼마나 추위에 힘들어 했던가를 우리 짐작할 수 있다. 특별히 그는 마가를 데리고 오라고 부탁했다. 제일차 선교여행 때 약한 모습을 보였던 마가를 책망한 적도 있었지만, 이제 회복되어 용감하게 사역하는 마가도 보고 싶었다. 그래서 바울은 디모데에게 겨울이 와서 풍랑이 심해지는 지중해의 뱃길이 끊어지기 전에 어서 빨리 로마로 오라고 했던 것이다.

만물은 겨울이 오기 전에 준비를 한다. 철새들은 추위를 피해 따뜻한 남쪽 나라로 날아 간다. 동물들은 동면에 들어가거나 털갈이를 통해 겨울 추위를 이겨낼 준비를 한다. 사람들도 월동 준비를 한다. 예로부터 겨울을 앞두고 김장을 하고 온돌방을 덥힐 장작나무를 미리 장만하였다. 오늘날에는 난방을 위한 히팅 오일도 탱크에 채우고 일상생활에 긴요한 자동차가 겨울 추운 날씨에 잘 운행되도록 윈터라이징(Winterizing)을 해서 부동액과 래디에이터 호스등도 점검한다. 모두에게 월동준비는 필수적인 것이다.

스위스의 내과의사 폴 토로우니에는 그의 책 “인생의 사계절”에서 사람의 일생을 사계절로 구분했다. 새싹처럼 피어나는 어린이들은 봄과 같고, 활동력이 넘치는 청년은 여름 같고, 결실을 거두는 중년기는 가을 같고, 인생 여정을 정리해야 할 노년기는 겨울과 같다고 했다. 그러나 인생의 사계절은 꼭 차례대로 오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어떤 사람은 인생의 봄을 맞이 했는데 여름, 가을을 못보고 겨울을 맞이하는 사람도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와같이 인간의 삶은 불확실성의 연속이다.

불확실성 속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는 인생의 겨울이 오기 전에 다가오는 겨울 맞을 준비를 잘 해야 한다. 인생의 겨울에는 죽음, 질병, 고통, 실패, 고독, 절망… 등이 예고없이 찾아온다. 죽음에는 순서가 없고 고통, 질병, 실패, 고독, 절망에도 치외법권이 없다. 그러므로 인생은 누구나 월동준비를 잘 해야만 하는 것이다.

인생의 최선의 월동 준비는 곧 예수님을 내 맘에 구주로 영적하고 그 분과 동행하는 삶을 사는 것이다. 주님만이 모든 인생들이 험난한 이 세상을 월동할 때  반드시 찾아가야 할 피난처요 안식처가 되시기 때문이다. 이렇게 월동 준비를 잘 한 사람은 추운 겨울일지라도 오히려 겨울을 즐기면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큰 기쁨을 누리게 되는 것이다.

“보라 지금은 은혜 받을만한 때요 보라 지금은 구원의 날이로다” (고후 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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