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December 22, 2024

[편집장 칼럼] 선한 사마리아인이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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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광 목사

선한 사마리아인이 되게 하소서!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전쟁 소식으로 삶이 완전히 바뀌었다. 3월과 4월에 집중해야 할 중요한 일은 “사순절 나눔의 금식 캠페인”이다. 그런데 우크라이나 전쟁 난민 돕기가 가장 중요한 일이 되어 버렸고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일이 되었다. 대승적 차원이라는 이름으로 오지랖 넓게 우크라이나를 돕자고 여기저기 호소하고 있다.

전쟁 소식에 나는 무엇을 해야 하나? 생각했다.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멀리서 기도하기로 맘을 먹었다. 그런데 전쟁 소식을 듣고 기도만 하는 것은 무책임하게 느껴졌다. 한국 방문을 위해 설교원고를 정리하다가 “가서 너도 이와 같이 하라!”는 원고를 발견했다.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를 마치신 주님의 결론의 말씀이었다. 그 원고를 보고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가는 길에서 한 사람이 강도를 만났다. 강도는 그를 때려눕히고 옷을 벗기고 또 매질을 했다. 그리고 그의 모든 소유를 빼앗아 거의 죽은 상태에 있는 그를 길 아래에 버려두고 도망을 갔다. 강도 만난 그 사람은 피를 흘리며 길 아래서 죽어가며 신음하고 있었다.

마침 그 길을 제사장이 지나갔다. 바쁘고 중요한 일이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제사장은 그를 보고 피하여 지나갔다. 그리고 이어서 또 한 사람이 지나가는데 그는 레위인이었다. 그도 바쁘고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던 것 같다. 레위인도 강도 만난 사람을 보고 피하여 지나가 버렸다.

그런데 한 사마리아 사람이 그 길을 지나갔다. 그 사마리아 사람도 바쁘고 중요한 일이 있었겠지만 강도 만난 사람을 보고 불쌍히 여기고 가까이 다가갔다. 그리고 상처에 자신의 기름과 포도주를 발라주었다. 그리고 그 강도 만난 사람을 돌봐줄 곳에 데려다주고 치료를 부탁하였다. 이 사람이 인구(人口)에 회자(膾炙) 되는 선한 사마리아인(Good Samaritan)이다.

많은 사람이 선한 사마리아인을 좋아하고 본받으려 한다. 많은 복지 기관과 의료기관이 선한 사마리아인의 이름을 사용한다. LA에도 선한 사마리아인 병원(Good Samaritan Hospital)이 있다. 지금도 지구촌 곳곳에서 선한 사마리아인 후예들이 찬란한 섬김과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강도와 같은 러시아의 공격으로 신음하는 우크라이나는 선한 사마리아인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들은 지금 신음하고 있다. 바쁘고 중요한 일이 있어 그냥 지나친다면 제사장이나 레위인과 꼭 같지 않은가? 갈 길 바쁘고 급하지만 그들의 신음 소리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특히 6.25를 통해 선한 사마리아인의 도움을 받았던 우리는 신음 소리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이제 우리가 선한 사마리아 사람이 되자! 할 일도 많고, 고려요소 많을 것이다. 외면하고 달려가야 할 이유가 많을 것이다. 중요한 이슈도 있고, 문제도 많고 당면 과제도 산적해 있지만 저 신음 소리를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누구는 동전을 꺼내고, 누구는 기름을 꺼내고, 누구는 포도주를 꺼내서 상처에 발라주고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사마리아인 공동체가 되자!

신약 성경에 등장해서 아직도 그 찬란한 이름을 가진 선한 사마리아인(Good Samaritan)의 이름을 우리 한인사회가 가졌으면 좋겠다. 우리가 이 시대에 아니 이 전쟁에 선한 사마리아인 역할을 자임했으면 좋겠다. 앞으로 억울하고 당황스러운 전쟁이 발발해 국제적인 지원이 필요할 때마다 구호와 도움의 모델로 언급되는 한인교회와 한인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것이 우리 세대가 다음 세대에 물려줄 수 있는 근사한 유산이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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