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제시행연구위 설문조사 진행…응답 총대의 75% 찬성
108총회서 대회제 논의 활발 예상…반대의견 귀 기울여야
대회제시행연구위원회에서 107회 총회총대를 대상으로 진행한 ‘대회제 시행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107회기 총대들은 대회제 시행을 적극 찬성했다. 서북과 중부 지역 총대들이 다른 지역보다 대회제 시행을 적극적으로 찬성했다. 영남 총대들은 상대적으로 반대 응답이 많았다.
대회제시행연구위원회(위원장:석찬영 목사)는 작년 12월 15~22일 ‘대회제 시행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해외 노회 총대를 제외한 107회 총대 1594명을 대상으로, 대회제 시행의 찬성여부와 대회제에 반대하는 이유 등을 조사했다.
설문조사에 목사총대 381명, 장로총대 210명, 총 591명(37.1%)이 응답했다. 응답자의 지역별 분포를 보면, 서울 91명(15.4%) 서북 103명(17.4%) 중부 99명(16.8%) 호남 176명(29.8%) 영남 122명(20.6%)으로 나타났다. 호남과 영남 지역 총대들이 대회제 시행 여부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07회 총대 75% “대회제 찬성”
대회제 시행에 대해, 찬성한다는 응답자가 많았다.<표1>
응답자 591명의 2/3에 이르는 442명(74.8%)이 대회제 시행을 찬성했다. 반대는 149명(25.2%)이었다.
직분에 구분 없이 대회제 찬성 비율이 높았다. 목사총대 381명 중 283명(74.3%)이, 장로총대 210명 중 160명(76.2%)이 대회제 시행을 찬성했다.
대회제 찬성 중부 최고, 영남 최저
지역별로 보면, 중부와 서북 지역의 총대들이 대회제 시행을 가장 원하고 있었다.<표 2>
중부 지역 총대들은 99명 중 82명(82.8%)이, 서북 지역 총대들은 103명 중 83명(80.6%)이 대회제 시행을 찬성했다. 뒤를 이어 호남 지역(77.3%)과 서울 지역(73.6%)은 전국 평균 찬성률과 비슷했다.
영남 지역 총대들은 122명 중 75명(61.5%)이 대회제를 찬성했다. 찬성이 반대보다 높지만, 전국 평균 찬성률(74.8%) 보다 많이 낮았다. 상대적으로 영남 지역 총대들이 대회제 시행에 부정적이었다.
만약 대회제를 시행한다면, 몇 개의 구도(지역)로 대회를 조직하는 것이 좋을까.
응답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지역 대회는 5개였다. 서울 서북 영남 호남 중부 5개 대회로 구성하자는 응답이 334명(56.5%)으로 절반을 넘었다. 현 체계인 서울서북, 영남, 중부호남 3개 구도로 하자는 응답은 212명(35.9%), 기타 45명(7.6%)이었다.
반대이유 “총회 더 정치화할 것”
대회제 시행을 반대하는 이유는 크게 3가지였다. <표3>
대회제 시행에 반대한 총대(149명)들은 총회가 더욱 정치화 되어 교단이 분열할 위험이 있고, 대회제를 시행하는 것이 오히려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한 목사총대는 “노회정치와 총회정치에 대회정치까지 추가하는 것이다. 정치에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총대는 “현재 대회제가 없어도 큰 무리가 없다. 오히려 대회제를 위한 회의와 예산이 소요될 것이고, 목사와 장로들이 외부 정치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한다. 교회부흥에 효과적이지 않다”고 반대했다.
총회가 제 역할을 못한다는 이유로 대회제를 시행할 것이 아니라, 총회가 안고 있는 문제들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은 새겨들어야 한다. 총회가 비대하고 비효율적이라면 “총대 숫자를 줄이고, 작은 노회들을 통합시키고, 무지역 노회와 교회를 지역화 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제시했다.
설문조사에서 대회제 시행을 찬성하는 이유는 묻지 않았다.
이번 ‘대회제 시행에 대한 설문조사’는 몇 가지 점에서 의미가 있다.
첫째로 대회제 시행을 요청하는 헌의안은 교단통합을 이룬 2004년 제89회 총회 이후 계속 총회에 올라왔다. 하지만 시기상조라며 매번 ‘현행대로’를 결의했다. 지난 107회 총회도 마찬가지였다. 107회 총회에서 대회제 시행을 반대했던 총대들이 갑자기 찬성으로 입장을 바꾼 것은 아닐 것이다. 총대들은 찬성 의견이 있지만, 대회제 시행을 중요한 문제로 인식하고 총회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지 않은 것으로 봐야 한다.
이번 설문조사는 대회제 시행에 대한 총대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제108회 총회에서 대회제를 적극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
둘째로 대회제 시행을 찬성하는 비율이 2/3에 이르지만, 단순히 찬성률만으로 대회제 시행을 결정할 수 있는가이다. 대회제 시행은 총회는 물론 노회와 교회에도 직접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안이다. 찬반 여부도 중요하지만, 대회제를 통해서 나타날 총회 정치행정 시스템의 변화와 교회 및 목회에 미칠 문제들을 검토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총대들의 90%가 찬성한다고 해도, 대회제를 통해 어떤 권역(지역)이나 노회에서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면 이를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결국 대회제 시행에서 중요한 것은 정치적 관점과 함께 목회적 관점이다. 지방자치제도처럼, 대회제가 세심하게 지역 교회들의 필요를 채워주고 돕는 데 효율적이라는 판단으로 시행을 결정해야 한다.
셋째로 현재 대회제 시행을 찬성하는 이유는 비대해진 총회, 비효율적인 교단구조 등을 지적한다. 하지만 현재 총회 구조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대회제가 모두 해결할 수 없다. 대회제를 반대하는 총대가 이를 정확히 지적했다. 대회제를 시행해도 21당회에 미달하는 노회의 폐쇄 문제, 계속 늘어나는 무지역 노회와 교회들의 문제 등을 해결해야 한다. 예를 들어 서북 지역은 전국에 교회가 있는 데, 그럼 ‘서북대회’는 사실상 전국적인 대회인가, 다른 지역의 대회들이 이를 인정할 것인가 등의 난제들이 나올 것이다.
현재 총회의 난제들은 대회제를 시행해도 그대로 나타난다. “대회제 시행에 앞서 먼저 총회가 안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기독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