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교 속 기독교인 핍박 심각
수백만 명의 난민 발생 고통 악화
수단 내전으로 1만 명 이상 사망
작년 4월, 수단에서는 과도기 의회 의장인 압델파타 알 부르한이 이끄는 수단군(SAF)과 전 부통령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가명 헤메티)가 이끄는 준군사단체 신속지원군(RSF) 간의 내전이 발생했다. 그런데 1년이 지난 지금도 내전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수단 국민들은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
비영리 국제이주기구(IOM: 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Migration)에 따르면, 이 내전으로 인해 우크라이나나 가자 지구보다 더 심각한 세계 최악의 난민 위기가 발생하고 있으며, 국내 난민 7백만 명 이상과 해외 난민 2백만 명이 추가로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이 내전으로 1만 4천 명 정도의 민간인이 사망하고 8천 명 정도가 부상당했다.
비영리 국제 인권단체인 국제 앰네스티(AI: Amnesty International)는 “국제 사회가 내전 당사자들에게 수단 국민의 인권 침해를 중단하도록 충분한 압력을 가하지 않고 있다”며 “지난 1년 동안 수단 국민들은 극도의 내전 속에서 방치 및 무시당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와 관련, 스페인 프로테스탄트 디지털은 오픈도어 동아프리카 운영 책임자인 피키루 메하리(Fikiru Mehari)의 전언을 통해, 당분간 수단의 평화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 같다고 보도했다.
메하리는 지난달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World Food Program)의 신디 매케인 사무총장이 난민 위기가 세계 최대의 기아 위기가 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 점을 상기하면서, 수단의 내전이 세계의 다른 전쟁과 같은 국제적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정말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양측이 내전 종식을 위해 가장 최근에 만난 것은 올해 1월 바레인에서다. 양측은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았지만 서로의 주장만 내세울 뿐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수단에서의 평화가 얼마나 요원한가를 여실히 보여주었을 뿐이다.
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오픈도어 소식통에 따르면, 내전의 성격이 점점 더 종족주의화되고 있다는 데 더 큰 문제가 있다. 수단군(SAF)을 지지하는 세력과 각 부족의 지원을 받고 있는 신속지원군(RSF)이 한치의 양보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평화협상이 진전을 보이려면 부족들의 지지가 필요하다. 하지만 각 부족들은 자기 부족의 사익을 우선시 하기 때문에 협상이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
내전은 결국 일반 수단 국민의 고통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 특히 기독교인들이 당하는 피해는 더욱 크다.
비록 수단 정부가 소수 종교에 대한 문호를 개방하기 시작했고, (이슬람교)배교에 대한 사형제도가 폐지되는 등 상황이 약간 개선되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기독교인에 대한 핍박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메하리는 “내전으로 인해 모든 수단 국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지만, 기독교인들은 지역 사회로부터 동일한 지원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최근 기독교인들은 생존을 위해 다른 종교인들과 섞이지 않는 교회나 다른 장소로 피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단지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로 구호물품을 동등하게 지원받을 자격마저 박탈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국제사회가 양측 당사지 어느 쪽이든 민주주의나 기독교인의 권리를 위해 더 낫다는 생각에 속아서는 안 된다”며 “양측 모두 동일한 이념하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결코 기독교인들에게 우호적이지 않다”고 경고했다.
오픈도어 관계자는 “내전 전에는 이슬람 국가라는 이유로 기독교인들이 불이익을 받고 고립되었지만 내전이 발생하면서는 내전 당사자들 속에 기독교인 혐오자들이 있어서 기독교인에 대한 핍박은 계속되고 있다”며 “수단 내 기독교인들은 대부분 아프리카 부족 출신이지만 아랍 출신도 있다. 이들은 대체로 어느 한 쪽을 지지하지 않는 중립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그 이유는 내전이 종식되고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국제 사회의 지지를 받고 종교의 자유와 다른 기본 인권이 확립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통계에 따르면, 수단 국민의 90% 이상은 이슬람교 수니파 무슬림이고 기독교인은 5% 정도에 불과하다. 그만큼 기독교인에 대한 불평등 대우와 핍박이 심할 수밖에 없다.
1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수단의 내전이 하루빨리 종식되고, 구호지원 혜택이 기독교인들에게도 동등하게 적용되고, 수단이 더욱 복음화되어 신앙때문에 핍박받는 기독교인들이 되지 않도록 전 세계 교회의 관심과 기도가 필요하다.
이데이빗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