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December 21, 2024

[박헌승 목사 칼럼] “하늘에 살다가 하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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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헌승 목사(캐나다 서부장로교회)

에녹대학 가을 소풍의 날이었습니다. 어르신들이 단풍만큼이나 화려한 옷을 입고 설렘 속에 일찌감치 모여들었습니다. 화기애애한 모습이 보기에 좋았습니다. 화목한 소풍, 건강한 소풍, 활기찬 소풍을 외치며 간식 주머니를 들고 버스에 분승할 때, 마냥 즐거워 하는 모습이 어린아이 같았습니다.

떠나시는 어르신들을 배웅하며 하늘을 바라보니, 그렇게 파랗고 맑을 수가 없었습니다. 천고마비의 가을 하늘이었습니다. 동서남북 어느 곳의 하늘을 봐도 구름 한 점 없었습니다. 감동의 물결 속에 나도 모르게 탄성을 질렀습니다 “와!”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청명한 하늘 앞에 할 말을 잃었습니다. 창공을 마음껏 나는 새들을 보니 부러웠습니다. 감사 찬송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당장이라도 하늘 품에 안기고 싶었습니다.

눈에 보이는 가을 하늘도 저렇게 눈부신데, 바울이 다녀온 셋째 하늘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바울은 말로 가히 이를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사도 요한도 밧모섬에서 하늘로 올라갔습니다. 그는 하나님의 무지개 보좌가 펼쳐진 하늘을 보았습니다. 영광스러운 보좌를 생각하니 가슴이 뛰었습니다. 언젠가는 나도 그곳에 가리라는 천국 소망이 넘쳐났습니다.

에베소서 2장 6절의 말씀입니다. “또 함께 일으키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함께 하늘에 앉히시니” 이것은 미래에 갈 천국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 땅에서 성도가 십자가의 길을 따라 예수와 함께 하늘 보좌 우편에 앉을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은혜의 보좌 앞으로, 지극히 높은 지성소로 예수의 피를 힘입어 들어간다는 말씀입니다. 세상에서 살지만, 마음은 하늘에 올라가 보좌 우편에서 주의 얼굴을 뵈오며 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얼마나 감사한지요.

천상병 시인의 ‘귀천(歸天)’이라는 시입니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세상 소풍 끝나는 날이 점점 다가오고 있습니다. 비록 발은 땅에 붙이고 살지라도, 마음은 예수 안에서 하늘에 살다가 하늘로 올라갑시다.
”그들이 이제는 더 나은 본향을 사모하니 곧 하늘에 있는 것이라.“(히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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