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December 23, 2024

[박헌승 목사 칼럼] “잊지 말고 기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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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헌승 목사(캐나다 서부장로교회)

“잊지 말고 기억하라”

“원수는 물에 새기고, 은혜는 돌에 새기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기억해야 할 것은 반드시 기억하고 잊어야 할 것은 깨끗이 잊어버리라는 것입니다. 여기에 행복이 있습니다. 그 반대가 되면 스스로 불행을 자초하게 됩니다.

이스라엘 백성의 고질적인 병폐는 기억해야 할 하나님의 은혜를 잊어버리는 것입니다. 출애굽 때부터 저들은 은혜의 하나님을 잊었습니다. 430년 애굽의 종살이에서 구원하신 하나님 대신 금송아지를 만들어 놓고 그 앞에 예배했습니다. 광야 생활 40년을 지내는 동안 계속 하나님을 의심하고 원망하고 은혜를 망각했습니다. 약속의 땅,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에 들어가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끊임없이 이방족속의 신들을 섬기고 우상숭배를 했습니다. 결국 북 이스라엘은 앗수르에게 멸망당하고 남 유다는 바벨론의 포로가 되고 말았습니다.

새벽에 기도하는데 마음속에 큰 울림이 있었습니다. “잊지 말고 기억하라” 지난 온 삶을 되돌아보게 하시며, 하나님의 은혜를 잊지 말고 기억하라는 감동을 주셨습니다. 눈물이 났습니다. 받은바 은혜는 새까맣게 잊어버리고, 상처만 잔뜩 기억하고 있는 내가 너무 불쌍했습니다. 내가 바로 미련하고 어리석은 이스라엘 백성이었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것만 생각했지, 지금도 여전히 나를 사랑하시고 도와주시는 하나님을 기억하지 못하고 잊고 있었습니다. 요셉을 기억하지 못하고 잊어버렸던 술 맡은 관원장과 같은 나를 바라보고 울고 또 울었습니다.

베드로는 예수와 함께 옥에도, 죽는 데에도 가기를 각오했습니다. 다른 사람은 모두 주를 버려도 자기는 절대로 주를 버리지 않겠다고 호언장담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세 번이나 부인하고 말았습니다. “닭이 두 번 울기 전에 네가 나를 세 번 부인하리라.”라는 경고의 말씀을 잊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가 닭이 우는 소리에 말씀을 기억하고, 그것을 생각하며 울었습니다. 교만하여 말씀을 기억하지 못하고 넘어진 자기의 모습을 보고 회개하며 통곡했던 것입니다.

연말입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있습니다. 올 한 해를 지나며 하나님의 은혜를 돌에 새기지 못하고 물에 새기지 않았는가? 회개하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크리스마스는 예수님의 구속은혜를 잊지 않고 다시 한번 기억하는 시간입니다.
“잊지 말고 기억하라”(신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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