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을 묵상하며 다시 한번 ‘은혜’를 깨닫게 됩니다. 하나님은 폭행자, 훼방자, 살인자를 이방인의 사도로 삼으셨습니다. 아시아와 유럽, 로마를 통한 세계 복음화의 길을 여셨습니다. 신약 성경 13권이나 기록하게 하셨습니다. 만삭되지 못하여 난 자와 같은 그를 이렇게 사용하신 것은 그 무엇으로도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오직 은혜”라고 밖에 말할 수 없습니다.
바울 자신도 ”그러나 내가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니 내게 주신 그의 은혜가 헛되지 아니하여 내가 모든 사도보다 더 많이 수고하였으나 내가 한 것이 아니요 오직 나와 함께 하신 하나님의 은혜로라.“(고전15:10) 라고 고백했습니다. 하나님의 교회를 박해하던 그가 다메섹 도상에서 부름을 받아, 로마에서 순교하기까지 사명을 감당한 것은 오로지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그가 다른 사도보다 더 많이 수고하고 고생했지만, 그것 조차도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시인 조지 허버트는 “인간에게서 은혜를 빼면 얼마나 초라한 존재가 되는가?”라고 했습니다. 은혜 없이 산다는 것은 상상할 수가 없습니다. 존재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살면 살수록 감사하는 것은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라는 것입니다. 내가 구원받은 것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은혜 아닌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숨을 쉬는 것, 말하는 것, 생각하는 것, 모든 것이 다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고난조차도 하나님의 감추어진 신비로운 은혜입니다.
내가 자격이 있어서 은혜받는 것이 아닙니다. 자격이 있어서 은혜를 받을 자는 세상에 아무도 없습니다. 오히려 자격이 없으므로 받는 것이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필립 얀시는 “은혜는 자격 없는 자에게 값없이 거저 주어지는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은혜는 자격이나 공로에서 오는 것이 아닙니다. 은혜 아니면 살 수 없기에 주시는 하나님의 무조건적인 선물입니다.
C.S.루이스(Lewis)는 꽃송이의 향기, 곡조의 메아리를 “은혜의 물방울”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김대환 형제의 찬양을 불러봅니다. “은혜 아니면 나 서지 못하네. 십자가의 그 사랑 능력 아니면 나 서지 못하네. 놀라운 사랑 그 은혜 아니면 나 서지 못하네….” 하늘에서 내리는 은혜의 물방울이 내 안에서 강물을 이룹니다.
“우리가 다 그의 충만한 데서 받으니 은혜 위에 은혜러라” (요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