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November 13, 2024

[박헌승 목사 칼럼] “예수 그리스도를 기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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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헌승 목사(캐나다 서부장로교회)

“예수 그리스도를 기억하라”

‘기억’은 시간에 걸쳐 뇌에 정보를 저장하고 인출할 수 있는 인지능력을 말합니다. 나이가 들면 누구나 할 것 없이 기억력 감퇴를 실감하게 됩니다. 사람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고, 약속을 해놓고도 잊어버립니다. 건망증이면 다행이지만, 혹시 치매로 가는 길이 아닌가 염려하기도 합니다. 노인이 되면 장기기억은 뚜렷한데, 단기기억력은 흐릿해진다고 합니다. 어릴 적 친구들과 놀던 모습, 젊어서 열심히 일한 것들은 생생하게 기억되는데, 최근에 경험한 일은 잘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기억이 중요합니다. 세상은 모든 것이 기억에 따라 움직이고 있습니다. 공부, 직장, 식사, 노동, 운동, 취미, 약속, 사랑, 계획, 성취, 신앙생활 등등. 기억들이 연결되어 살아가는 것입니다. 만약 기억기능이 상실된다면 삶은 엉망진창이 되며, 인류가 공존하며 함께 살아갈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입니다. 사회생활의 기초가 되는 가정생활도 영위할 수가 없습니다.

사람은 모든 것을 기억할 수 없습니다. 다 기억한다면 머리가 복잡해서 살 수가 없습니다. 때로는 망각도 복입니다. 만약, 상처, 미움, 슬픔, 실패 등, 부정적인 것들을 전부 기억한다면, 정신질환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자주 머리를 비우고, 나쁜 것은 의도적으로 잊는 것도 삶의 지혜입니다. 그러나, 부모님의 보살핌, 주변의 도움, 시련을 딛고 일어난 경험, 아름다운 추억 등, 긍정적인 것들은 기억해야 합니다. 물에 새길 것과 돌에 새길 것을 구분해야 합니다. 행복한 사람은 잊어야 할 것은 물에 새기고, 기억해야 할 것은 돌에 새깁니다.

이스라엘 백성의 문제는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지 못하고 잊어버리는 데 있었습니다. 출애굽의 은혜, 광야에서의 인도, 가나안정복의 도우심을 깡그리 잊어버렸습니다. 받은바 은혜를 기억하지 못하니, 원망과 불평, 걱정과 근심, 두려움과 절망밖에 없었습니다. “하나님을 잊어버린 너희여, 이제 생각하라” 감사를 모르는 자들에 대한 아삽의 외침입니다.

하나님은 예수 안에서 우리의 죄와 불법을 다시 기억하지 않습니다. 반면에, 우리의 기도와 수고는 기억하십니다. 무엇을 잊고 무엇을 기억하고 있습니까? 베드로는 닭 우는 소리에 예수님의 말씀이 기억되어 생각하고 울었습니다. 말씀 안에서 잊을 것은 잊고 기억할 것은 기억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구원의 은혜는 잊지 않고 날마다 기억해야 합니다. 그러할 때 나를 새롭게 하는 힘과 기쁨이 속에서 다시 솟아날 것입니다.
“내가 전한 복음대로 다윗의 씨로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신 예수 그리스도를 기억하라”(딤후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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