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극단주의 만행 방치 비난
“특별 우려 국가” 재지정 예정

나이지리아은 최근 서아프리카 국가에서 발생하고 있는 기독교 박해 저지를 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 개입 경고에 반발하고 나섰다.
볼라 티누부 나이지리아 대통령의 대변인인 다니엘 브왈라는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나이지리아에서 일방적인 군사작전을 수행할 수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적 개입 시도는 오해 소지가 있는 보도에 기인한 것일 뿐이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에 소셜 미디어를 통해 “나이지리아 정부가 계속해서 기독교인 학살을 방치한다면, 미국은 나이지리아에 대한 모든 원조와 지원을 즉시 중단할 것이며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의 만행을 근절하기 위해 군사적 개입을 강행할 수도 있다”며 “나이지리아 지도자들이 기독교인들을 박해로부터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같은 반응을 보인 것은 테드 크루즈 텍사스 상원의원이 나이지리아의 기독교 박해를 근절하기 위한 법안을 의회에 제출한 지 한 달여 만이다. 크루즈는 나이지리아 지도자들이 이슬람 지하디스트 폭력을 방조하고 신성모독법을 시행하고 있다는 보도에 따라 관리들의 책임을 묻기 위해 “2025년 나이지리아 종교 자유 책임법”을 제정했다고 발표했다.
나이지리아에서 극단주의 단체와 무장 민병대에 희생당한 기독교인은 5만 2천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2억 2천만 명이 넘는 나이지리아 인구 중 기독교인과 무슬림이 거의 절반씩 차지하는 가운데, 2만 개가 넘는 교회, 신학교, 기독교 기관이 파괴된 것으로 보고됐다.
AP 통신에 따르면, 크루즈와 트럼프의 조처는 모두 10여 년 전 나이지리아 자생 이슬람 단체인 보코하람이 샤리아법 시행을 목적으로 반란을 일으켰을 당시의 보도에 기인한다.
반면 나이지리아 지도자들은 기독교인 박해에 대한 어떠한 주장도 부인하고 있다.
오픈도어에 따르면, 나이지리아는 현재 세계에서 7번 째로 반기독교 박해가 심한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박해는 주로 북부 지역의 이슬람 무장세력에 의해 발생하고 있다.
오픈도어가 발표한 올해 전 세계적으로 발생한 기독교인 희생은 4,476명인데, 이중 나이지리아에서만 3,100명의 기독교인이 신앙을 이유로 희생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최근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나이지리아에서 발생하고 있는 심각한 폭력 사태를 이유로 나이지리아를 “특별 우려 국가”로 재지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영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