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서 기독교인 정체성 밝혀, 43% 불과
하루 중 신앙생활 할애는 5분도 채 안돼
예배 및 교제 등 전반적인 교회활동 조사
중고등학생의 개신교인 비율은 14%로 성인(17%)보다 낮으며, 특히 고등학생의 경우 10%에 불과하다.(목회데이타연구소, 넘버즈 224호) 여기에 학령인구 감소로 기독 청소년의 수는 앞으로 더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이들의 신앙을 바로 세우는 것은 곧 한국교회의 미래와 직결된다.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 지용근, 이하 목데연)는 최근 교회 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신앙 의식을 살펴보고, 예배, 교제 등 전반적인 교회활동에 대해 조사를 진행했다.이 결과는 7월 23일자 ‘넘버즈 249호’에 실렸다.
주요 결과를 보면, 기독 청소년들의 하루 중 신앙생활에 할애하는 비중이 5분도 채 되지 않은 경우가 절반이나 되었으며, ‘학교에서 기독교인임을 드러내고 신앙 얘기를 하는 편’이라고 응답한 학생은 절반에 못미치는 43%에 불과해 기독교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드러내지 못하는 신앙 수준을 나타냈다.
▲ 기독 청소년 절반, 하루에 5분도 채 신앙생활 하지 않아
먼저 기독 청소년의 하루 중 신앙생활이 차지하는 비중은 하루 중 신앙생활을 ‘하지 않음’ 비율이 30%로 가장 많았고, ‘5분 이내’ 21%, ‘5~10분 이내’ 15% 등의 순이었다. ‘하지 않음’과 ‘5분 이내’를 합하면 51%로 절반 정도가 하루에 5분도 신앙생활을 하지 않는 셈이다. 반면, 30분 이상 신앙생활 하는 청소년은 5명 중 1명 이상(22%)으로 나타났다. 1시간 이상 신앙생활을 한다는 기독 청소년은 소폭 상승해 코로나 이후 신앙생활에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보였다.
▲ 학교에서 기독교인임을 드러내는 기독 청소년, 절반도 안 돼
‘학교에서 기독교인임을 드러내고 신앙 얘기를 하는 편’이라는 응답이 43%로 절반에 못 미쳤고, ‘교회에 다니는 것을 말하는 것이 꺼려짐’, ‘기독교인이라는 것 때문에 비난이나 놀림을 받은 적이 있음’ 비율이 각각 19%, 17%였다. 기독교인임을 드러내는 것에 떳떳하지 못하고, 심지어 기독교인이라는 사실이 친구들 사이에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은 그만큼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학교 문화권에서도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청소년 신앙의 가장 큰 영향자, 교회 목회자보다 어머니
교회에서 신앙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사람은 ‘어머니(30%)’를 가장 높게 꼽았고, 이어 ‘지도 목회자/사역자(25%)’, ‘아버지(14%)’ 등의 순이었다. 설문 문항에 ‘교회에서’라는 단서를 붙였음에도 불구하고 어머니가 목회자보다 더 높게 나타났을 정도로 어머니의 영향력이 청소년 신앙에 중요함을 알 수 있는 결과다.
▲ 기독 청소년 절반, 설교 통해 신앙이 성장함을 경험
기독 청소년의 절반 정도가 설교를 통해서 ‘나의 신앙이 성장한다고 느끼고(52%)’, ‘삶의 지침을 얻는다(48%)’고 응답했다. 또, 설교를 통해 ‘깊은 은혜를 경험하고’, ‘이웃 섬김에 대한 결심을 했다’는 비율은 각각 45%로 나타났다.10명 중 2명은 설교를 통해 성장과 은혜를 강하게 경험했다.
▲기독 청소년 10명 중 3명, 예배와 설교 통해 삶의 변화 다짐
예배와 설교를 통해 삶의 변화를 느끼는 정도는, ‘예배와 설교를 통해 변화된 삶을 살겠다고 다짐한 적이 있다(28%)’, ‘예배를 드리면서 지난 삶을 반성하고 나 자신을 성찰한 적이 있다(27%)’에 기독 청소년 10명 중 3명 정도가 ‘자주 그렇다’고 응답했다. 한편 ‘낙심했을 때 설교를 통해 위로와 용기를 받은 적이 있다’는 21%, ‘예배에서 깨달은 내용을 주중에 기억하며 생활에서 실천하고자 노력한다’는 16%에 그쳤다. 대체로 설교가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경우는 학생 10명 중 2~3명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독 청소년 10명 중 2명 정도만 일상에서 기독인으로서의 삶 실천
앞서 ‘예배에서 깨달은 내용을 생활에서 실천하려고 노력한다’에 ‘자주 그렇다’는 학생이 16%였는데, 실제로 ‘저속한 표현이나 욕설을 참는다’ 20%, ‘더 성실하게 생활한다’ 18% 등 10명 중 2명 정도는 일상생활에서도 적극적으로 기독교인으로서의 삶을 실천했다.
▲ 학생 예배 ‘지루하다’, 4명 중 1명
예배 분위기에 대한 기독 청소년의 인식은, 교회 중고등부 예배가 ‘지루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학생은 절반(49%)에 불과했고, ‘보통’ 27%, ‘지루하다’ 24%로 기독 청소년 4명 중 1명 정도는 예배를 지루하다고 느끼고 있었다.‘예배 분위기가 딱딱하다’에는 17%가 ‘그렇다’, 62%가 ‘아니다’라고 응답했고, ‘찬양이 은혜롭지 않다(12%)’보다는 ‘은혜롭다(70%)’는 의견이 훨씬 높았다. 전반적으로 예배에서 찬양과 예배 분위기는 나쁘지 않지만 ‘지루하다’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온 점으로 보아 설교 또는 전반적인 예배 구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 기독 청소년이 학생 예배에 기대하는 것, 설교보다 ‘찬양/친구’
중고등부 예배 및 활동에 기대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친구/선후배와의 교제(30%)’, ‘찬양(28%)’이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설교(14%)’, ‘기도(11%)’ 등의 순이었다. 설교와 기도보다는 친구들과의 교제, 찬양을 훨씬 더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 학생 예배만 드리고 공과공부 하지 않고 가는 학생, 38%
교회 중고등부 학생들의 교회 예배 참석 후 활동은, ‘예배만 드리고 간다’ 38%, ‘예배와 공과공부까지 하고 간다’ 31%, ‘교회 친구들과 여러 활동을 하거나 놀다 간다’ 31%로 10명 중 4명 가까이가 예배 후 아무 활동 없이 교회를 떠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중고등부 예배 및 활동에 기대하는 것으로 ‘친구들과의 교제’가 높았는데,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예배 외 다양한 활동을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적극적인 소그룹 활동 등을 전개할 필요성이 따른다.
▲ 공과공부가 즐거운 이유, 신앙적 유익보다는 친구
공과공부를 하는 학생들의 공과공부에 대한 의견은, 절반 가까이(46%)가 ‘즐겁다’고 응답했다. 공과공부가 즐거운 학생들에게 그 이유를 물으니 ‘좋은 친구들과 함께 있어서’가 41%로 가장 높았다. 이 시기는 ‘신앙 공부’보다 ‘친구’와 함께하는 즐거움이 더 큰 시기인 것같다.
▲ 기독 청소년 10명 중 3명은 담당 목회자와 친밀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중고등부 예배를 드리는 학생들과 교회 담당 목회자나 담당 교사와 친밀도는, 담당 목회자와 친밀한 경우는 72%, 담당 교사와 친밀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74%로 나타났다. 반대로 목회자와 친밀하지 않은 학생은 28%, 교사와 친밀하지 않은 학생은 26%로 나타났다. 대체로 10명 중 3명 가까이 되는데 중고등부 사역에서 이들과의 친밀감 형성을 중요한 과제로 설정하고 노력할 필요가 있다. 학생-목회자/교사 간 친밀감이 있어야 예배 참여에도 적극적일 수 있고, 학생들의 신앙 성장에도 더 큰 영향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담당 목회자/교사와 친밀하지 않은 이유, ‘굳이 친해야 할 이유 없어서’
학생들이 담당 목회자 또는 교사와 친밀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굳이 친밀해야 할 이유가 없어서’가 가장 큰 이유로 들었다. 담당 목회자, 교사와 친밀하지도 않고 친밀할 필요성조차 못 느끼는 일부 학생들과 접점을 높일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
▲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교회 친구, 학교보다 훨씬 적어
교회에서 ‘예배만 드리고 가는 학생’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교회 내 친한 친구가 없음을 말한다. 비밀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가 교회(11%) 보다는 학교(66%)에 훨씬 더 많았다.
▲ 전도하지 않는 이유, ‘용기가 없어서’
최근 1년간 전도를 시도한 경험(교회에 나온 것과 상관없이 복음을 전하거나 교회에 나올 것을 권유하는 것을 의미)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10명 중 4명가량인 43%만 ‘했다’고 응답했고, ‘하지 않았다’는 비율이 57%였다. 전도를 시도하지 않은 이유는 ‘전도할 용기가 없어서’가 43%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영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