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심 ‘디지털 박해’ 심각
한국오픈도어선교회(사무총장 김경복)는 매년 국제오픈도어선교회가 보고하는 ‘월드워치리스트'(이하 WWL)를 통해 전세계 기독교에 대한 박해 동향을 보고하고 있다.
이번 WWL 조사는 2021년 10월 1일∼2022년 9월 30일까지 진행됐다.
국제오픈도어선교회와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가 18일(한국 시간) 오전 10시 KWMA 세미나실에서 ‘전세계 기독교 박해 동향 소개’ 제목으로 2023년 세계기독교박해지수 50위를 발표하고 전세계 박해국가의 기독교인들에 대한 관심과 기도를 당부했다. 이 보고회는 유튜브를 통해 라이브 송출됐다.
이날 발표된 WWL에 따르면, 오늘날 전세계 기독교인 7명 중 1명, 약 3억 6천만 명은 기독교 박해국가에서 신앙을 지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3억 1200만 명은 생명의 위협과 공동체의 와해 등 매우 위험한 수준의 박해를 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기독교 박해국가는 1993년 40개 나라에서 2023년 76개 나라로 두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북한은 또다시 기독교 박해국가 1순위에 올랐다. 박해 지수는 96점에서 98점으로 작년 대비 약간 상승했다. 박해 지수 상승은 지난 2020년 12월 제정된 반동사상문화배격법과 이를 통해 파생된 청년교양보장법, 단속 조직인 82연합지휘부 상설화 등에 기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동사상문화배격법과 청년교양보장법은 외부 유입 영상이나 책자 유입, 소지 및 배포를 단속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이로써 북한은 지난 한 해를 제외하고 20년 동안 세계 최고 기독교 박해국가라는 불명예를 씻을 수 없게 됐다.
반면에 지난해 기독교 박해국가 1위였던 아프가니스탄은 9위에 그쳤다. 탈레반 정권으로 점점 기독교인에 대한 박해가 심해지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면 북한의 기독교 박해는 그 정도가 더욱 심각한 수준임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북한에 이어 소말리아가 96점이라는 높은 박해 지수를 기록했다. 최근 이슬람 무장 세력이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지역(SSA)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이유에서다. 이 지역의 나이지리아는 6위, 수단은 10위를 기록했다.
이처럼 이슬람 무장 세력들이 폭넓게 활동할 수 있는 것은 러시아 민간 군사기업인 바그너그룹과 이슬람 교도의 후원을 받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이한 것은 IT를 활용한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박해’가 확산되는 등 기독교에 대한 박해가 점점 더 다양한 방식을 통해 전세계적으로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기독교 박해국가 17위인 중국은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수집한 데이터를 종교의 자유 억압에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CCTV나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기독교인에 대한 감시를 더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디지털 박해는 국민을 통제하기 쉽다는 이유로 인근 국가인 인도, 러시아를 비롯해 일부 중앙아시아 등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오픈도어선교회 김 사무총장은 WLL을 통해 한국교회와 선교단체가 선교 현장의 이해를 높일 수 있길 바라며 더욱 적극적인 후원과 기도를 당부했다.
선교사 출신인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강대흥 사무총장은 WWL 보고서를 통해 선교현장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선교 현지에서 헌신하고 있는 선교사들에 대한 적극적인 후방지원을 당부했다. 이를 통해 현지 교회를 활성화하고 우리 한인 선교사들이 현지인 선교의 주체세력이 될 수 있도록 후방 교회와 기독교인들의 많은 관심과 기도를 당부했다.
이영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