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March 12, 2025

과테말라 공립학교…“오픈더북 성경 프로그램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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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성서공회 ‘스토리텔링 방식’ 
독서 증진 및 갱 문화 저지 위해

과테말라 공립학교들이 독서증진과 갱 문화 확산 저지를 위해 영국성서공회가 제공하는 오픈더북(Open the book) 성경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과테말라시티의 엘 메스키탈 공립학교에서 진행된 오픈더북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이 하나님에 대한 배움을 넓혀가고 있다./RNS- Catherine Pepinster

RNS에 따르면, 과테말라 테라 누에바 지역 공립학교인 믹스코학교(Mixco school), 과테말라시티 빈민가에 위치한 엘메스키탈 공립학교(El Mezquital Public School) 등에서 오픈더북 성경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픈더북(Open the book)은 재미있는 스토리텔링 방식의 성경 교육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이 노래와 율동을 따라하며 신나게 성경을 배울 수 있도록 제작된 성경 프로그램이다.

테라 누에바 지역은 매우 위험한 지역이다. 도로 상태도 엉망이고 길가 상점도 무척 낡았다. 40년 가까이 지속된 내전으로 많은 가정이 가난과 혼란의 고통을 견뎌내야 했고, 이러한 고통으로부터 탈출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많은 시골 가정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대도시로 이주했다. 하지만 대도시 또한 범죄율이 높으며 상당수가 갱단과 연관돼 있어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실제로 과테말라시티 지역의 많은 아이들이 14세가 되면 학교를 떠나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시골 지역은 더욱 심해 8세가 되면 학교를 그만두기도 한다.

설상가상으로 학교는 학생들을 위한 최신 독서 및 교육 자료가 턱없이 부족하다. 믹스코학교의 경우 재적 학생은 650명인데 컴퓨터는 단 12대에 불과하다.

믹스코학교가 오픈더북 성경 프로그램을 도입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오픈더북 프로그램은 성경 이야기를 극화하여 학생들이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독서와 성경을 동시에 배울 수 있도록 고안된 프로그램으로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에 더해 오픈더북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한 배우들이 직접 학교를 찾아 섬길 때는 유치원에서부터 중학생에 이르기까지 학생들의 환호로 학교가 떠들썩해진다.

지난해 가을, 학교를 직접 방문한 배우들이 ‘마침내 자유’라는 제목으로 연극을 펼쳤다. 내용은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를 탈출하는 출애굽 이야기로, 홍해가 갈라지는 장면을 물고기 장식의 커다란 푸른 천으로 단순하게 묘사한 후 이집트인들이 이스라엘 백성을 추격하는 장면으로 구성된 연극이었다.

일부 학생들은 종이와 수건으로 왕관과 머리 장식을 하는 등 즉석에서 마련한 의상을 착용하고 구연에 참여하기도 했다.

연극이 끝난 후에는 성찰과 기도가 이어졌다. 이스라엘인 역을 맡은 저스틴 학생은 “하나님이 저를 해방시켜 주신 것이 좋았다”며 “성경 이야기는 자신을 더욱 똑똑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하나님에 대한 배움도 훨씬 넓혀준다”고 말하며 기뻐했다.

220년 역사의 영국성서공회는 영국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이 설립한 운동의 일환으로, 미국성서공회와 과테말라성서공회를 포함한 전 세계 연합성서공회 중 하나다. 50명의 직원이 섬기고 있는 과테말라성서공회는 1,00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성서공회 프로그램을 학교에 보급하고 있다.

처음에 자원봉사자로 출발한 오픈더북 프로젝트 매니저인 세자르 산체스(Cesar Sanchez)는 자신이 자원봉사로 활동하는 동안 열악한 환경의 어린이와 지역사회가 변하는 것을 직접 경험하며 이 일에 매료되었다고 고백했다.

한편 과테말라시티의 슬럼가인 엘 메스키탈은 도시 남쪽의 여러 계곡 가장자리에 자리 잡고 있으며, 1980년대에 시골에서 온 4,000여 가구가 정착한 곳이다. 유네스코와 가톨릭 교회의 도움으로 주택과 학교가 건설되고 상수도가 들어왔다. 현재 정부가 세계은행 자금으로 엘 메스키탈에 전기를 공급하고 하수도 및 도로를 건설하고 있지만, 여전히 과테말라시티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 중 하나로 남아있다.

심지어 엘 메스키탈 공립학교는 과거 교정 시설로 사용되었던 곳으로, 어린 소년들이 훨씬 더 갱단에 노출돼 있다. 아이들은 감옥에 보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악용하여 갱단이 아이들에게 휴대전화를 주고 전화로 돈을 갈취하는 방법을 가르치기도 한다.

따라서 부모들은 너무 위험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밤에 외출하는 것을 극도로 꺼려한다. 이는 아이들의 저녁 예배 참석을 방해하는 요소 중 하나다.

엘 메스키탈 공립학교의 수석 교사인 에블린 디바스(Evelyn Divas )는 처음에는 모두가 이 프로젝트에 대해 거부감을 가졌으나 이제는 오픈더북 성경 프로그램을 받아들이게 되었고 학생들도 아주 좋아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지난 1월, 과테말라의 새 대통령으로 취임한 반부패 개혁가인 베르나르도 아레발로(Bernardo Arévalo) 대통령은 국가 중점 사업 중 하나로 교육을 포함시켰다. 이에 발맞춰 정부 통신사인 GT 뉴스는 지난달 새로 취임한 교육부 장관이 향후 첫 1년간 10,000개의 학교를 개보수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로서는 교육과 갱단 및 마약 세계 사이의 경계에 서 있는 교사들은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디바스 교사는 설명한다. 그에 의하면 학생 중 일부는 갱단의 자녀이고 일부는 부모가 살인, 납치, 강탈 등의 혐의로 감옥에 갇혀 있다는 것이다.

오픈더북과 같은 성경 프로그램을 통해 열악한 환경과 갱 문화 속에 갇혀 있는 과테말라 아이들이 히루속히 성경적 가치관을 확립하고 선한 삶으로 인도될 수 있도록 하나님의 도우심이 절실히 요구된다.

이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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