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현장에서 갑자기 돌발 사고를 당하거나 심각한 전염병에 감염된다면, 자녀가 낯선 환경을 견디지 못해 우울증에 빠지거나 탈선하는 경우가 생긴다면, 한국에 잠시 귀국한 상태에서 현지 정세에 격변이 일어난다면. 선교사들은 과연 누구로부터 어떻게 보호받아야 할까.
총회세계선교회(이사장:이성화 목사·이하 GMS)가 이런 고민들을 품고 제1차 멤버케어 권역별세미나를 개최했다. ‘급변하는 선교현장과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에서 멤버케어 이해’라는 주제로 마련된 이번 행사는 5월 25일 김제영광교회(하재삼 목사)에서 전북지역 세미나, 5월 26일 대전중앙교회(고석찬 목사)에서 대전·충청지역 세미나로 이어졌다.
GMS는 파송선교사와 그 가족의 규모가 과거에 비해 크게 확대된 가운데 선교현장의 급격한 변화, 특히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장기화되는 환경 속에서 적절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지난해 멤버케어위원회(위원장:하재삼 목사)를 구성하고 이번 세미나를 개최했다.
당초 위원회는 멤버케어 사역에 선교본부 파송교회 선교사가정 사이의 유기적 연대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전제하고, 전국적인 세미나 개최를 추진했다. 하지만 팬데믹으로 인하여 행사 개최에 난항을 겪어오다 비교적 지역교회의 관심과 호응이 큰 두 지역부터 시동을 건 것이다.
세미나에는 전철영 선교사무총장, 허성회 사역원장, 김정한 위기관리원장 등 GMS 본부 실무진들이 강사로 참여해 멤버케어의 필요성과 실제 전략 등을 설명했다. 강사들은 한결같이 “이제는 선교사 파송보다 멤버 케어가 더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는 문장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선교사 사역과 복지’에 대해 강의한 전철영 선교사무총장은 “그 동안 한국교회가 선교사들의 사역에만 관심을 가지다보니 선교사들의 복지에 관심을 두는 것이 낯설게 느껴지는 분위기”라고 인정하면서 “하지만 건강한 선교사역을 위해서는 복지가 뒷받침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복지의 범위를 선교사 은퇴 이후가 아니라 현재 선교현장에서 일하는 동안 사역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으로 관점을 바꾸도록 제안하면서 주택, 기본선교비, 연금, 게스트하우스, 건강, 여가 등 기본적 요소들에 관한 복지의 확대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예를 들어 코로나19로 인해 일시 귀국한 선교사들의 임시숙소 문제 해결, 심리치료 등 건강대책 강화가 필요하다는 내용들이었다. 또한 선교사들이 국민연금과 국내의 주택청약예금 등에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하여 은퇴 뒤 생활보장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지도록 도모하고, 귀국한 후 주택 임대나 분양을 받을 수 있는 길을 모색할 필요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허성회 사역원장은 ‘GMS 멤버케어의 실제’를 주제로 강의하면서 현재 선교사에게 제공되는 멤버케어의 영역과 구체적 실행과정 등을 소개하는 한편, 이러한 시스템이 원활하게 가동되기 위해서는 파송교회의 협력과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했다.
‘선교사 위기관리’에 대해 설명한 김정한 위기관리원장은 1976년부터 최근까지 벌어진 GMS 소속 선교사들의 위기상황을 각종 통계로 보여주면서, 거의 대부분의 파송국가에서 위기상황이 벌어지고 특히 선교사자녀(MK)가 목숨의 위협을 받는 위기상황의 빈도가 낮지 않음을 인지시켰다.(도표 참조)
강의를 마친 후에는 세미나에 참석한 GMS 소속 선교사 파송교회 목사·장로들과 질의응답시간이 마련됐다. 특히 참석자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선교사들이 실질적으로 겪는 애로사항과 이에 대한 GMS의 대책을 집중해서 문의했고, 이에 대해 선교본부 실무자들이 해당 사례들에 대한 대응방식을 안내하기도 했다.
위원장 하재삼 목사는 “현재 멤버케어위원회는 ‘멤버케어’와 ‘위기관리’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대안을 확립해가는 중”이라면서 “이번 세미나를 계기로 본부와 파송교회가 더욱 밀접한 협력을 통해 선교사들에게 안정된 사역환경을 만들어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 기독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