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 현상이 원인, 인도주의적 지원 절실히 요구돼
최근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상기후 현상은 인류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폭우가, 또 다른 쪽에서는 폭염이 지구를 삼켜버릴 듯 요란을 떨고 있다.
근래에 들어, 유럽을 강타한 기록적인 폭염은 기후변화의 불길한 징조를 보여준다. 미국도 예외는 아니다. 7월 말 기준, 이미 28개 주 이상에 걸쳐 수백만 명이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사상자도 날마다 늘어나고 있다. 특히 포르투갈, 스페인 등 남유럽에서는 수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영국도 폭염의 이상기후 현상으로 고통받기는 마찬가지다. 지구촌 곳곳으로부터 들려오는 폭염 원인의 자연 발생적 산불 소식은 상식이 돼버렸다. 지구는 점점 뜨거워지고 있는 것일까?
일부 동아프리카 지역은 사정이 더욱 심각하다. 역사상 처음으로, 우기철이 4번이나 건너뛸 정도로 비가 내리지 않아 심각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이러한 장기간의 가뭄은, 지난 40년 이래 이 지역에서 처음 겪는 최악의 생활환경을 초래하고 있다.
이처럼 전례 없는 폭염과 강우 부족,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의 전쟁으로 인한 세계 식량 가격 상승, 그리고 지속적인 코로나19 펜데믹은 서방국가의 대 동아프리카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 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다. 다시 말해, 기근과 죽음의 위협에 직면한 빈곤 국가 취약계층 사람들의 생명 위협 위기가 더욱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유엔의 인도주의적 지원 관리 사무처에 따르면, 케냐와 에티오피아, 그리고 소말리아에 걸쳐 1840만여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식량난에 허덕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수백만 명의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더욱 치열한 사투를 하고 있다. 식량 수확 실패, 가축 사망, 물 부족, 굶주림 등의 처절한 환경 속에서 필사적인 사투 속에 있는 것이다.
이처럼 열악한 환경의 고통을 겪고 있는 족속 중 하나가 케냐 북쪽의 마사빗 지역 주민들이다. 특히 이 지역에서는 물 부족 현상이 아주 심각하다. 식수를 구하기 위해 40킬로미터 이상의 아주 먼 길을 오고 가야만 한다. 마라톤의 거리가 42.195킬로미터(26마일 385야드)인 것에 비추어볼 때, 그들이 얼마나 큰 식수난에 처해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이 지역에서의 물은 거의 생명줄과도 같다. 식수난에 허덕이고 있으니 농작물 재배에 필요한 물 수급은 거의 불가능하다. 자연히 가축들도 굶주림에 죽어갈 수밖에 없다. 더는 소 키우는 가정이 없을 정도다. 이토록 심각한 식수난과 식량난의 원인인 이상기후 현상은 이 지역에서도 지난 10여 년 전부터 이미 시작됐다고 한다.
에티오피아 남부 오모 지역의 다세나치족 사정도 위와 비슷하다. 이제껏 겪어보지 못한 이상기후 현상을 경험하고 있다. 극도로 심각한 가뭄뿐만 아니라 주택과 농장물 피해, 심지어는 가축과 사람들의 생명을 빼앗아 가는 오모강 홍수의 대재앙은 이상기후 현상이 그 원인이다. 이 모든 재앙으로부터 운좋게 살아남는다 할지라도 고향을 떠나 실향민촌으로 이주하여 최소한의 원조 식량으로 버틸 수밖에 없는 처지로 전락하고 만다. 홍수로 범람한 지역에서는 농작물 재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상기후 현상이 초래한 인류 역사의 비극 중 하나다.
한편 현재 기독교 구조단체들이 지역 동역자들과 연대하여 케냐와 에티오피아의 식량난 위기극복을 위해 조력하고 있다. 우물 파주기, 생필품과 의약품 및 지원금 전달 등으로 3십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을 지원하고 있다.
이상기후 현상으로 식량난 위기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세계 식량 가격 급등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이는 식량난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원조 활동을 위축시키는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다.
이에 우리가 내미는 작은 손길이 어쩌면 지구상의 어느 한 생명을 구원하는 복음의 통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영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