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December 29, 2025

[박헌승 목사 칼럼] “송년, 의로 여겨주시는 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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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헌승 목사(캐나다 서부장로교회)

어느덧 2025년의 끝자락입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이맘때면 자연스레 지난 시간을 돌아봅니다. ‘올해 나는 무엇을 이루었나?’ ‘하나님께 부끄럽지 않게 살았나?’ 자신에게 묻습니다.

세상은 말합니다. ‘행한 대로’ 복을 받는다고 말합니다. 땀 흘린 만큼 거두고, 자격을 갖춘 만큼 대우받는 것이 당연한 이치라고 가르칩니다. 그래서일까요. 한 해를 마감하는 우리 마음엔 ‘내가 더 잘했어야 했는데’라는 자책과 ‘하나님 앞에 내놓을 것이 없다’는 송구함이 그림자처럼 따라붙습니다.

그러나 사도 바울이 로마서 4장에서 전하는 복의 이야기는 전혀 다릅니다.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이 하나님께 의롭다 인정받은 복은 그가 남보다 훌륭한 일을 많이 해서가 아니었습니다. 그저 하나님을 신뢰했을 때, 하나님은 그의 넘어진 걸음마저 ‘의로움’으로 여겨 주셨습니다. 땀 흘려 얻은 삯이 아니라 거저 주어지는 선물이었습니다.

다윗 왕의 고백도 같습니다. 그가 진짜 복을 노래했던 것은 화려한 왕좌에 앉아 모든 것을 가졌을 때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부끄러운 허물과 죄로 무너졌을 때였습니다. 그는 “불법이 사함 받고 죄가 가려진 자는 복이 있고, 주께서 죄를 인정하지 아니하실 자는 복이 있도다”라고 했습니다. 그 행복은 무언가를 더 가지는 것이 아니라, 어두운 인생의 그림자들이 사라지는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누릴 진짜 복은 자격 없는 나를 위해 마련된 하나님의 ‘의롭다 하심’입니다. 하나님은 이미 당신의 얼룩진 지난날을 깨끗이 도말하셨습니다. 우리는 믿어야 합니다. 지난 1년 동안 내가 짊어지고 온 무거운 짐들은 하나님의 용서라는 강물에 떠내려갔습니다. 보이고 싶지 않았던 실수는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이라는 덮개 아래 온전히 가려졌습니다. 무엇보다 감사한 것은,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허물을 기억의 장부에서 이미 지우셨다는 사실입니다.

이제 새해를 맞이하는 우리의 자세는 ‘더 완벽해지겠다’는 다짐이 아니라, ‘하나님을 더 신뢰하겠다’는 믿음의 고백이어야 합니다. 하나님은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사랑과 은혜를 준비해두셨습니다. 지난날의 자책 대신 의로 여겨 주시는 복을 가지고,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시길 축복합니다.

“내가 그들의 불의를 긍휼히 여기고 그들의 죄를 다시 기억하지 아니하리라”(히브리서 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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