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년 11월 11일, 우리는 국가를 위해 복무한 모든 참전 용사들의 헌신을 기념하고 감사하는 베테랑스 데이를 맞이합니다.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가 얼마나 값비싼 희생의 대가로 주어졌는지를 깨닫는 경건한 묵상의 시간입니다.
군복무를 마친 이들에게 명예를 돌리는 것은 마땅한 일입니다. 그들은 국가의 부름 앞에 자신의 안락한 삶과 미래를 기꺼이 내려놓고, 보이지 않는 위협으로부터 우리를 지키기 위해 국경을 수호했습니다. 이들의 용기와 희생정신은 우리에게 ‘소명(Calling)’과 ‘헌신(Dedication)’이라는 두 가지 중요한 신앙적 가치를 되새기게 합니다.
참전 용사들이 국가의 부름에 응답했듯이, 그리스도인인 우리는 더 고귀한 부름, 곧 ‘그리스도의 군사’로서의 소명을 받았습니다. 사도 바울은 디모데후서 2장 3~4절에서 “너는 그리스도 예수의 좋은 병사로 나와 함께 고난을 받으라. 병사로 복무하는 자는 자기 생활에 얽매이는 자가 하나도 없나니 이는 모집한 자를 기쁘게 하려 함이라”라고 권면합니다.
우리의 전쟁터는 세상의 국경이 아니라, 바로 우리의 마음속입니다. 죄와의 싸움, 절망과의 싸움, 그리고 세속적인 가치관과의 싸움 속에서 우리는 믿음의 선한 싸움을 싸우는 병사들입니다. 이 소명은 안일한 생각과 삶을 넘어, 오직 우리를 부르신 주님을 기쁘시게 하려는 거룩한 헌신을 요구합니다. 참전 용사들이 언제나 경계 태세를 늦추지 않듯, 그리스도의 군사 역시 영적인 방심은 금물입니다. 에베소서 6장은 우리가 싸워야 할 대상은 혈과 육이 아니요 정사와 권세와 어둠의 세력임을 명확히 밝히며, 주님께서 주신 ‘하나님의 전신 갑주’를 입을 것을 강조합니다.
용사들이 전투복을 입는 것이 생존의 필수 조건이듯, 우리는 매일 말씀을 통해 이 영적인 갑옷을 입고, 기도로 경계를 늦추지 않아야 합니다. 참전 용사들의 용감한 봉사를 묵상하며, 우리 역시 영적 전투에서 용기 있는 군사로 굳게 서야 할 것입니다.
참전 용사들은 세상의 평화를 위해 싸웠고, 그들의 노력 덕분에 우리는 잠시의 안식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이 세상의 평화는 언제나 깨질 수 있고 유한합니다.
진정한 평화, 영원한 평화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희생으로 말미암아 우리에게 주어졌습니다. 예수님은 죄와 사망의 권세를 무찌르고 우리를 영원한 자유와 화평으로 인도하신 우리의 대장이시자 궁극적인 희생을 치르신 분입니다. 우리가 참전 용사들의 희생을 기릴 때, 우리의 소망이 이 세상의 평화가 아닌, 그리스도께서 완성하신 영원한 나라의 평화에 있음을 다시 한 번 고백해야 합니다.
베테랑스 데이를 맞아 나라를 위해 헌신한 분들께 존경과 감사를 표합니다. 더불어, 우리 모두가 영원한 복음의 군사로서 주어진 소명을 충실히 감당하며, 믿음의 방패로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고, 장차 주님께서 주실 영광의 면류관을 바라보는 복된 삶을 살아가는 믿음직스런 군사가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