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님의 은혜가운데 제주도를 다녀왔습니다. 성도 여러분의 기도와 후원으로 모든 선교일정을 잘 마쳤습니다. 동행한 팀원들이 많이 수고했습니다. 매 시간 찬양, 말씀, 부르짖는 기도 가운데 성령이 충만한 시간이었습니다. 모인 중국 목회자들이 모두 기뻐하며 성령 사역의 중요성을 다시금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동안 몇 차례 제주도를 다녀왔지만 이번에는 남달랐습니다. 선교사님이 뿌린 말씀의 씨앗들이 열매 맺는 것을 보며 하나님께 감사했습니다. 보람과 기쁨이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며칠 동안 제주도에서 쉼을 가지며 받은 은혜가 많았습니다. 처음으로 제주도가 좋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다와 산이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끝도 없이 내리치는 파도를 한 몸에 받고서도 묵묵히 견뎌내는 검은 현무암을 보며 마음에 힐링이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걷지 못해 아쉬웠지만, 다음에는 바다, 돌담, 숲길이 이어지는 올레길을 걸으며 제주도를 더 알고 싶어졌습니다.
제주도는 ‘삼다도(三多島)’입니다. 바람, 돌, 여자가 많기 때문입니다. 사방이 바다라서 바람이 많이 불고, 화산섬이라 현무암 돌이 많으며, 예로부터 어업에 종사하는 남성들이 바다에서 돌아오지 못해 여성 인구가 많았던 배경이 있었습니다. 이와 반대로 대문, 도둑, 거지가 없다는 ‘삼무(三無)의 섬’이라는 별명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제주도는 또한 7대 특산물로 유명합니다. 감귤, 고사리, 갈치, 옥돔, 자리돔, 돼지고기, 말고기 등입니다.
그러나, 제주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메밀입니다. 척박한 땅에서 자라나는 메밀은 제주도의 먹거리입니다. 다른 곡식들이 자라기를 포기한 그 땅에서 메밀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습니다. 비옥한 땅이었다면 메밀은 수많은 곡식 중 하나에 불과할 뿐입니다. 하지만 돌밭에서도 죽지 않고 살아나 열매 맺는 메밀은 살아 있는 신앙의 표본과도 같습니다. 하늘을 향해 손을 벌리는 하트 모양의 푸른 잎, 순결하게 피어있는 백색의 꽃, 흐르는 피와 같은 붉은 줄기가 어우러져 십자가의 은혜를 묵상하게 만듭니다. 이번에 중국 여러 성에서 모인 분들은 제주도의 메밀과도 같습니다. 그곳, 척박한 땅에서 복음의 메밀꽃을 피워내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내가 그리스도를 위하여 약한 것들과 능욕과 궁핍과 박해와 곤고를 기뻐하노니 이는 내가 약한 그 때에 강함이라” (고후1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