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적 정체성 변화 보여
새로운 방식의 신앙 표현
전 세계 많은 국가에서 전체 성인의 5분의 1 이상이 자신의 성장기 종교와 멀어졌다. 36개 국 8만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퓨 리서치 센터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독교와 불교는 이러한 종교적 정체성 변화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그중 영국의 경우, 기독교인으로 성장한 영국인 5명 중 2명은 자신의 성장기 신앙과 멀어진 것으로 나타나 영국인의 종교적 정체성이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자신을 무신론자, 불가지론자 또는 다른 신념을 따르는 사람으로 표현하면서 전통적인 종교로부터 벗어나고 있음을 보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독교인으로 성장했던 영국인 중 58%는 현재 더 이상 기독교인이 아니라고 답했다. 반면 비종교인 영국인의 57%는 기독교 가정에서 성장했다고 답했다.
이러한 추세는 주간 교회 출석 수치에도 영향을 미쳤다. 1960년대 160만 명에서 2023년에는 55만 7천 명으로 현저히 감소했다.
이는 영국 인구조사 데이터에서도 발견됐다. 즉 기독교인이 2001년 72%에서 2021년 46%로 감소했다.
종교가 없다고 답한 영국인의 비율은 37%로 증가하여 기독교인 다음으로 많았다.
그런데 영국에서는 제도권 기독교가 쇠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기독교 단체는 크게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공회가 대세이긴 하지만 오순절 교회 신자가 25% 증가했으며, 정교회는 11%, 새로운 기독교 운동은 10% 각각 증가했다.
이러한 추세는 비록 제도권 기독교는 쇠퇴하고 있지만 개인적 신앙과 영적 탐구는 다양한 형태로 지속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세속주의로의 변화가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기독교는 여전히 영국의 문화, 윤리, 가치관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으며 공공 생활과 사회 전통을 형성하는 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CT 보도에 따르면, 이와같은 영국인들의 종교적 정체성 변화 추이에 대해, 신학자들은 공식적인 종교적 소속은 변화하고 있지만 기독교 신앙 자체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방식으로 표현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추세가 영구적인 변화의 신호인지 아니면 미래의 종교적 부활의 가능성인지는 아직 불확실하지만, 영국의 종교적 정체성이 큰 변화를 겪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한편 보고서에 따르면, 종교적 정체성 변화 추세는 영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네덜란드, 스웨덴, 호주, 프랑스, 스페인 등 서구 국가 전반에 걸쳐 일어나고 있다. 한국의 경우 기독교인으로 성장한 사람들 중 43%가 기독교를 떠났고, 7%는 다른 종교로 개종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독교가 여전히 성장하고 있는 지역도 있다. 필리핀, 나이지리아, 가나, 케냐, 스리랑카에서는 기독교인으로 성장한 사람들의 92% 이상이 여전히 기독교 신앙을 유지하고 있다. 헝가리와 폴란드에서는 기독교인 유지율이 각각 98%와 95%로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데이빗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