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November 7, 2024

[박헌승 목사 칼럼] “고장 난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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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헌승 목사(캐나다 서부장로교회)

친구 목사가 선물로 준 예쁜 손목시계가 잘 가다가 갑자기 멈추었습니다. 다시 시간을 맞추어도 시침, 분침, 초침이 꼼짝하지를 않습니다. 흔들어 보아도 마찬가지입니다. 배터리 문제인가 생각했지만, 얼마 전에 받은 신제품이라 아무래도 고장이 난 것 같아 속상했습니다. 전에 받은 시계도 문제가 생겨서, 새로 받은 것이기에 더욱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교회 사무실에 벽걸이 시계가 있습니다. 항상 오가며 보는 시계입니다. 그런데, 이상했습니다. 가만히 보니, 시간이 얼어붙은 것처럼 제자리에 서 있는 것입니다. 새 배터리로 교체해 보았지만, 똑같았습니다. 전혀 움직이지를 않는 것입니다. 할 수 없이 고장 난 시계를 버리고 새 시계를 샀습니다.

얼마 전, 스마트 폰을 보다가 시계에 관한 쇼트 영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내용이 이러했습니다. “고장 난 시계도 하루에 두 번은 맞습니다. A clock that doesn’t even run is right twice a day” 갑자기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았습니다. 우연치고는 너무 신기했습니다. “이럴 수가 있을까? 어떻게 고장 난 시계를 계속 마주하게 되고, 교훈까지 받을 수 있을까?” 이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 하나님이 저에게 주시는 메시지 같았습니다.

만약 고장 난 시계가 하루에 두 번 맞는 것을 내세워, 자기는 고장 나지 않았다고 계속 우긴다면 참으로 어리석은 것입니다.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한두 번 자기의 결정이나 행동이 맞았다고, 자기를 옳은 사람이라고 주장한다면 미련한 인생입니다. 착각처럼 무서운 것이 없습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는 옳고 남은 틀렸다는 착각에 빠질 때가 많습니다.

고장 난 시계를 세상에서는 버리지만, 하나님은 고쳐서 쓰십니다. 고장 난 시계 같은 인생, 허물과 죄로 죽은 인생을 예수의 이름으로 살리십니다. 성령을 부으셔서 주신 사명을 감당하게 하십니다. 중요한 것은 자기의 의를 내려놓고, 자신이 고장 난 시계임을 시인하는 것입니다.

“만일 우리가 죄가 없다고 말하면 스스로 속이고 또 진리가 우리 속에 있지 아니할 것이요”(요일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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