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장년들에 치우친 사역 전환해야 할 시점
노년 주목하고 세대 간 연결하는 교육 필요
가정의힘, ‘생애주기 및 가정신앙교육’ 보고서
생애주기에 따른 성도들의 신앙적 특성을 연구한 보고서가 교계에서 처음으로 발표됐다.
(재)한국IFCJ 가정의힘(교육위원장:단혜향 교장, 이하 가정의힘)은 5월 15일 ‘2024 개신교인의 생애주기교육 및 가정신앙교육 조사보고서’를 일부 공개했다. 생애주기란 인간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큰 변화가 오는 시기를 기준으로 단계를 나눈 것이다. 학자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영아기, 유아기, 아동기, 청소년기, 청년기, 중년기, 노년기로 구분한다. 또 영아기만 해도 배란기 배아기 태아기로 구별하는 등 큰 생애주기를 다시 세부적으로 구분하는 것이 최근 경향이기도 하다.
가정의힘은 2000명의 성도들에게 생활만족도와 신앙관 등 다양한 질문을 던지고 이를 생애주기별로 구분해 유의미한 점을 발견했다. 먼저 전 연령에서 가장 높은 생활만족도(복수응답)를 보인 층은 노년이었다.
노년층은 교회에 대한 헌신과 신앙적 열심도 타 연령층보다 높았다. 교회 내 봉사(42.4%)와 매일 드리는 기도생활(55.9%), 십일조 생활(75.1%) 등이 대표적이다. 노년층은 삶의 순간에서 ‘신앙이 가장 중요하다’(27.5%)를 가장 높게 평가했다. 또 신앙생활의 주요 관심사를 ‘성령충만과 영적 성장’(20.1%)으로 꼽은 것도 눈에 띄었다. 이에 대해 다른 연령층은 신앙생활의 1순위 목적을 ‘마음의 평안과 위로’라고 선정했다. 이러한 조사결과와 갈수록 늘어나게 될 노년인구 추세를 볼 때 노년은 한국교회의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노년, 한국교회의 새로운 핵심 역할
또 성도들이 가족(45.7%)에게 신앙생활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다고 응답한 점도 눈에 띈다. 응답자들은 신앙생활에 만족을 준 대상으로 목회자(24.6%)보다 가족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특히 청년기(만 19~34세)와 장년기(만 35~49세) 응답자들은 ‘신앙에 가장 긍정적 영향을 끼친 존재’를 각각 34%와 23%의 수치로 ‘부모’를 꼽았다. 반면 중년기(만 50~64세)와 노년기(만 64세 이상)에서는 각각 26.6%, 32.8%로 목회자를 선정했다. 노년은 목회자에게 영향을 더 받고 자녀들은 (조)부모세대에게 신앙적 감화를 많이 받는다는 얘기다.
신앙교육, 가정에 희망이 있다
가정교육의 중요성이 드러난 반면 미디어와 영상 콘텐츠를 통한 교육 효과는 매우 저조한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질문에 젊은 세대의 4.7%만이 기독교 방송 및 콘텐츠에 긍정적 영향을 받았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설문을 진행한 가정의힘은 “신앙 성장은 콘텐츠보다 가정과 교회에서 인격적인 관계를 통해 지속적 영향을 받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진단했다.
가정의힘은 앞으로 교회가 생애주기에 맞춘 교육을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생애주기별로 중요시하는 바가 다른 것을 고려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전 생애별로 볼 때 공동 1순위 관심사는 건강이었다. 그러나 신앙생활이 삶에서 얼마나 중요하냐는 물음에 대해서는 노년기는 2순위, 중년기는 3순위, 장년기는 4순위, 청년기는 6순위라고 밝혔다.
노년에 관한 관심 더욱 늘려야
그동안 한국교회는 다음세대와 같은 특정 계층에 대한 사역에 집중했다. 또 생애주기와 관련 없이 신급의 정도만 고려하는 정도에서 교리나 성경공부를 진행했다. 이제 생애주기를 살펴 그에 맞는 신앙교육 방법을 고려하고 교회에서도 적절한 프로그램을 도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들이 교회가 최근 5년 동안 개설한 강좌 중에 ‘자녀 양육’(63.2%), ‘결혼과 가정’(52.3%) 등의 시간이 좋았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도 의미가 있다.
가정의힘은 이번 설문조사에서 ”교회가 젊은세대와 다음세대를 돌이키려면 그들의 부모, 조부모 세대인 노년을 출발점으로 잡아야 한다”면서 “은혜의 경험과 삶의 지혜를 축적한 ‘황금세대’인 노년을 다시 일깨우면 선한 영향력이 자녀와 손주 세대에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조사는 가정의힘이 의뢰해 기독교 조사 전문기관 지앤컴리서치가 지난 2월 22일부터 3월 29일까지 만 19세 이상 개신교인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시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다.
[기독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