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정부의 ‘심각한 종교 박해’ 묵인이 원인
인도 북동부 외딴 지역에서 힌두교도와 기독교도 간의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인권 전문가들은 종교적 폭력을 부추기는 정부를 비난하고 있다고 CBN뉴스가 보도했다.
인도의 마니푸르는 ‘보석의 땅’이라는 뜻으로 자연의 아름다움과 외딴곳으로 인해 ‘인도의 스위스’라는 애칭으로도 불리는 곳인데 지금은 마치 전쟁터와도 같은 곳으로 내몰리고 있다.
힌두교가 다수인 메이테이 공동체와 소수 기독교인 쿠키 부족이 주 내 땅과 영향력을 놓고 종교적, 인종적 충돌을 벌이면서 최소 180명이 사망하고 500명 이상이 다쳤다.
경제적 이권을 둘러싼 갈등으로 시작된 분쟁은 내전 직전으로 치닫고 있다.
이 분쟁은 5월 초, 주 정부가 일반적으로 소수 기독교인에게만 주어지던 토지, 일자리 및 기타 혜택을 힌두교도에게도 확대하면서 시작됐다. 이 결정으로 인해 주에서 가장 큰 두 부족 간에 최악의 싸움이 벌어진 것이다.
커리 박사는 “근본적인 문제는 모디 총리가 이끄는 인도 국민당(BJP) 중앙정부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그는 어쩔 수 없이 한 마디를 했지만, 그마저도 기독교인에 대한 폭력이 왜 발생했는지에 대한 점만 말했을 뿐”이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유럽의회는 인도의 힌두교도들이 주도하는 BJP 정부와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힌두교 다수 주의를 조장하는 정치적 동기의 분열적 정책’을 추구함으로써 폭력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마니푸르 주 정부를 장악하고 있는 모디 총리는 지난주 의회에서 폭력 사태에 침묵했다는 이유로 불신임안에 직면했다.
인권 및 종교 자유 전문가들은 모디 정부가 인도가 다원적이고 다양한 사회임에도 불구하고 힌두교도만을 위한 나라라고 믿는 급진적인 이데올로기를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마니푸르의 수도에서는 힌두교 여성들이 도로에 장애물을 설치해 기독교인들의 차량을 검문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지난 5월에는 힌두교 폭도들이 두 명의 기독교인 여성을 나체로 행진시켰는가 하면 그중 한 명은 집단 강간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력, 강간, 살인이 난무하는 처참한 광경이 지속되고 있다.
소셜 미디어에 올라온 여러 동영상에는 폭도들이 교회를 불태우는 모습도 담겨 있다.
커리 박사는 “가해자들이 직접 교회에 대한 폭도들의 공격 영상을 게시하면서 교회가 불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폭도들이 기독교 교회를 공격할 수 있도록 경찰이 한 발짝 물러서는 어처구니없는 광경이 생생하게 전달되고 있다”며 이에따라 “기독교인들은 마니푸르 경찰에 대한 신뢰를 완전히 잃었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최근 수십 명의 기독교 여성들이 무릎 꿇고 울면서 힌두교도들의 공격을 막아달라고 애원하는 영상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마니푸르의 폭력 사태로 인해 6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내륙으로 이주하고 있다. 이러한 기독교인에 대한 공격은 마니푸르에서 뿐만이 아니다.
뉴델리에 본부를 둔 연합 기독교 포럼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첫 6개월 동안 인도의 다른 22개 주에서 기독교인을 공격한 사건이 400건 이상 발생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14억 명의 인구를 가진 인도는 세계 최대의 민주주의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2014년 모디 집권 이후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 5월 인도의 종교 자유와 특히 기독교인에 대한 핍박이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미국 하원 외교 소위원회 의원들은 국무부가 인도를 국제종교자유법 위반으로 미국의 제재를 받을 수 있는 ‘특별 우려 대상국’으로 지정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한편 인도 인구의 80%는 힌두교, 무슬림은 14%, 기독교는 2.3% 정도로 2,600만 명 정도의 기독교 신자를 보유하고 있다.
이영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