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November 7, 2024

[황현조 박사 칼럼] “그 아홉은 어디 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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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조 목사(IRUS 교수, 커네티컷비전교회 담임)

“그 아홉은 어디 있느냐?”

영국에서 신대륙을 찾아온 청교도들이 매사추세츠주 프리머스에 정착한지 3년후였다. 1623년 가을 브래포드 주지사는 선포했다. “모든 청교도들이여 하나님께서 우리를 보호, 축복하셔서 풍성한 곡식과 채소와 과일을 주셨습니다. 11월 29일 오전 9시에 모든 가족들을 데리고 나와서 전능하신 하나님께 감사의 예배를 올려 드립시다.” 미국의 공식적인 추수감사절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그 후 미국이 건국되어 취임한 워싱톤 초대 대통령이 상하원 결의를 거쳐 1789년 추수감사절을 11월 26일로 발표하면서 다음과 같이 선포했다. “창조주 하나님의 은총에 미국 전국민이 감사하며 기도합시다.” 이렇게 지켜오던 추수감사절은 링컨 대통령 이후 11월 마지막 목요일로 바뀌었다가, 프랭크린 루즈벨트 대통령 때에 지금 우리가 지키는 11월 네째 목요일로 확정되었다.

누가복음 17장에 보면 예수님께서 열명의 문둥병자를 고치신 기사가 나온다. 그런데 치유함을 받은 열 명 가운데 단 한 명 사마리아 사람만 예수님께 돌아와서 발 아래 엎드려 감사를 드렸다. 아홉 명은 사라져 버리고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그때 예수님은 “그 아홉은 어디 있느냐?”고 물으셨다. 예수님의 이 질문은, 주님으로부터 은혜를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감사할 줄 모르는 “그 아홉”을 질책하신 것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그 아홉”은 많다. 감사할 줄 모르는 “배은망덕”은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수치스런 단어이다.

사도 바울의 일생을 특징짓는 두 낱말이 있다면 “감사와 찬양”이다. 형편이 좋을 때는 물론, 극히 어려울 때도 하나님의 섭리를 믿음으로 감사하고 찬양했다. 그는 전도하다가 매맞고 빌립보 감옥에 갇혀 쇠사슬에 묶여 있을때도 하나님을 찬미했다. 자살하려던 간수는 이러한 바울의 모습에 감명받고 그의 전도를 받아 예수 믿고 구원받았다. 바울은 모든 성도들에게 “항상 기뻐하고 범사에 감사하라”고 교훈했다.

사도 바울이 평생 선교하면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했던 대상은 감사치 않는 “그 아홉”이었다. “이방 불신자들이 하나님을 알만한 것이 저희 속에 보이는데도 하나님을 영화롭게도 아니하며 감사치 않고 있다”고 개탄했다(롬 1:21). 사람들의 불신앙은 하나님에 대한 감사의 망각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감사는 인간의 모든 감정 중에 가장 건강한 감정이다. 스트레스 연구의 아버지로 불려지는 한스 세라이는 “감사는 인간 삶의 그 어떤 태도보다 긍정적 감정 에너지를 많이 생성시킨다”고  자신의 오랜 임상연구 결과를 밝혔다. 감사는 감사하는 자신 뿐만아니라 감사받는 상대방에게도 긍정적인 감정을 준다.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감사를 잊고 살 때가 많다. 감사할 일이 참 많은데도 예사로 생각하고 지나간다. 영어의 “Take it for granted”가 바로 그런 심리상태를 표현한다.

어느 광고회사가 뉴욕 센트럴파크에서 이런 실험을 했다. 한 사람을 눈먼 소경으로 변장시켜 손에 컵을 들고 지나가는 행인들로부터 돈을 구걸하게 했다. 첫날은 그의 목에 “나는 소경입니다”라는 아주 단순한 팻말을 걸게 했다. 하루 종일 거둔 돈이 불과 4달러였다.

그 다음날은 “봄철입니다. 나는 소경입니다”라고 멧시지가 바뀐 팻말을 목에 걸게 했다. 50달러가 걷혀졌다. 왜 그런 차이가 났을까? 둘째날에 그 팻말을 본 행인들은 자기들이 봄철의 아름다운 꽃들을 볼 수 있는 건강한 눈을 가졌다는 사실을 평소에는 예사로 생각하며 감사를 잊고 살다가, 그 팻말을 보는 순간 그것이 정말 얼마나 감사한 사실인가를 깨달았기 때문이다.

우리가 감사하기 위해서는 망각과 교만이 없어야 한다. 하나님과 이웃의 은혜를 망각하고 교만하면, 감사보다는 불평이 앞서기 마련이다. 행복은 감사와 정비례하고 불평과는 반비례한다. 많은 사람들이 “돈=행복”이라는 공식을 생각을 하지만 노벨상 수상자인 대니얼 카네만 프린스턴대 교수와 연구팀은 “그것은 대부분 착각”이라고 말한다. 미국 정치학자 로날드 잉글하트가 지난 20년간 발표한 각국의 “행복지수”를 분석한 결과 1인당 GDP가 2만 달러를 넘어서면 “수확체감의 법칙”이 발생하여 돈은 행복감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한다. 행복학 전도사 샤하르 교수는 그의 책 “하바드대 52주 행복 연습”에서 행복 연습의 첫 주간을 “감사하기”로 시작하고 있다.

우리는 알렉스 헤이리가 쓴 “뿌리(Roots)”라는 유명한 소설과 TV 영화를 잘 알고 있다. 그는 그의 서재에 기이한 그림을 걸어 놓았다. 거북이가 높은 담장 위에 앉아있는 그림이었다. “왜 그런 그림을 걸어 놓았느냐?”고 누군가 물었다. “나는 저 그림을 보면서 문학가로서 늘 겸손을 유지하려 애씁니다. 거북이는 혼자 힘으로 저 높은 담장 위에 올라갈 수 없었지요. 누군가의 도움을 받았기 때문이 아니겠어요?”

오늘의 우리가 있기까지에는 가족과 이웃, 선후배의 도움이 있었다. 무엇보다 하나님의 은혜가 가장 컸다. 우리는 결코 “그 아홉”이 되지 말자. 항상 범사에 감사하는 자에게 하나님께서는 더 풍성한 축복을 주실 것을 분명히 약속하고 계신다. Praise the Lord and Give Thanks to H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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