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구원에 관해서는”
고대 희랍 사람들은 지혜(Sophia)를 사랑(Phileo)했다. 여기서 Philosophy(철학)이란 말이 나왔다. 무지는 인간을 불행하게 만든다. 그래서 사람들은 세상 지혜를 얻기 위해 열심히 교육을 받고 교양을 넓힌다.
그런데 성경은 하나님의 지혜와 세상의 지혜를 구별한다. “이 세상이 자기 지혜로 하나님을 알지 못한다”(고전 1:21)고 가르친다. 세상의 교만한 지혜자들에게는 십자가를 통한 구원의 진리가 미련하게 보일 뿐이다. 이 진리를 깨달아 알기 위해서는 “하늘로부터 보내신 성령”을 통해 얻는 영적 지혜가 필수적임을 성경은 분명히 밝히고 있다(고전 2:14).
시편 기자는 영적 지혜가 없음을 “어리석음”이라고 표현했다. “어리석은 자는 그 마음에 이르기를 하나님이 없다 하도다”(시 14:1). 지혜서인 잠언 기자도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식의 근본이어늘 미련한 자는 지혜와 훈계를 멸시하느니라(잠 1:7)”고 했다. 어리석고 미련한 자가 하나님의 존재를 부인하고, 성경에서 가르치는 영적 지혜와 훈계를 멸시한다는 말씀이다. 머리 좋고 똑똑한 사람들이 하나님을 잘 안 믿고, 좀 약하고 모자라는 사람들이 교회 다니는 “예수쟁이”라고 비하하는 세상의 평가와 하나님의 평가는 이처럼 완전히 다른 것이다.
베드로 사도는 베드로전서 1장에서 “이 구원에 관해서는”이라는 제목으로 중요한 구원의 진리를 우리에게 교훈하고 있다.
첫째, 구원의 진리는 사람들에게 임할 은혜를 예언하던 구약의 선지자들이 성령을 받아 연구하고 부지런히 살펴서 전한 것이다(10절). 그러므로 구원의 진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성령을 받아 기도하며 성경을 자세히 읽는 것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 베드로 사도는 “갓난아이들 같이 순전하고 신령한 젖을 사모하라 이는 이로 말미암아 너희로 구원에 이르도록 자라게 하려 함이라”(벧전 2:2)고 특히 강조했다. 그가 여기서 하나님 말씀을 “순전하고 신령한 젖”이라고 표현한 것은, 성경이야말로 영적 지혜를 가져다주는 필수 영양소인 까닭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제쳐놓고 인간적인 다른 방법들을 통해서는 결코 구원에 이를 수 없고 믿음도 성장할 수 없는 것이다. 성경을 무시하는 곳에 신학도, 철학도 병들게 마련이다. 종교개혁의 첫 번째 원리도 “오직 성경”(Sola Scriptura)이었다.
바나(Barna) 리서치에 의하면 미국인들 93%가 성경을 소유하고 있지만 그중 18%만 매일 읽는다. 저명한 외교관이자 제6대 미 대통령이었던 존 퀸시 아담스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평생 매년 성경 통독하는 것을 습관으로 삼았다. 아침에 기상하여 한 시간 동안 성경 4장을 읽으면 하루가 행복하고 성경 일 년 통독이 가능하다. 성경은 내 인생관, 역사관, 도덕관, 구원관, 정치관 형성에 지대한 도움과 지혜를 주었다.” 오늘날 국가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지 못하고 국민들에게 실망과 해악을 끼치고 있는 대통령들은 과연 무엇을 읽고 있을까?
둘째는, 천사들도 이 구원의 교리에 대해서 살펴보고 배우기를 간절히 원했다(12절). 지구상의 죄인을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오묘한 계획에 대해 천사들도 제한적인 지식을 가졌음을 이 구절은 보여준다. 하늘의 천사들이 그 정도인데 인간들의 영적 지식 범위는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하나님을 믿지 않는 세상 학자들의 영적, 육적 지식이란 것이 얼마나 편협하겠는가? 심리학자로 뽐내던 프로이드는 그의 여자 친구에게 한때 이런 편지를 보냈다. “내가 30년 동안 변화무쌍하고 신비한 인간 성격에 관해 깊은 연구를 했지만 다 알 수 없고, 특히 여성이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 수가 없었다.”
한국 6·25 전쟁 영웅인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은 웨스트포인트 육군사관학교 생도 시절 과학 수업 시간에 아인슈타인 박사의 상대성 원리를 배웠다. 그런데 시간-공간의 상관관계 이론을 이해하기가 무척 어려웠다. 아무리 강의를 듣고 책을 읽어도 난해했다. 그런데 어느 날 담당 교수가 수업 시간에 하필이면 맥아더의 이름을 불러 그 이론을 설명해 보라고 했다. 그는 당황했고 부끄러웠다. 도무지 설명할 수 없어서 쩔쩔맸다. 그때 담당 교수가 말했다. “나도 잘 모르겠다네!”
이처럼 이 세상 만물에 대해서도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분야는 지극히 부분적이고 제한적이다. 하물며 전능하신 하나님과 그분의 심오한 영적 구원 계획과 진리에 대해 인간이 세상 지혜로 얼마나 알 수 있다는 말인가? 그래서 바울 사도는, 사람의 지혜는 하나님의 지혜와 감히 비교 상대도 되지 않음을 명확히 선언하고 있다. “하나님의 미련한 것이 사람보다 지혜있고 하나님의 약한 것이 사람보다 강하니라”(고전 1:25).
최근 미국 공영방송 PBS와 인터뷰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설자 빌 게이츠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하나님의 존재 여부에 대해 알 수 없다. 그러나 종교적 원리는 어느 부분 타당성이 있다.” 컴퓨터 천재요 수천억 재산가인 그도 창조주 하나님과 구원에 관해서는 영적 지혜가 없음을 여실히 보여 주었다.
사람은 영적 지혜를 사모하며 살아야 한다. 선지자들처럼, 천사들처럼 하나님의 말씀을 부지런히 상고하며 구원의 진리에 관해 열심히 배워야 한다. 그 진리의 교훈을 깨닫고 겸손히 순종하고 사는 자가 지혜롭고 행복한 사람이다. 영원한 행복의 비결은 오직 성경에 있다. 이에 대한 바울 사도의 결론적 요약을 항상 마음에 새기도록 하자. “성경은 능히 너로 하여금… 구원에 이르는 지혜가 있게 하느니라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니 이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온전케 하며 모든 선한 일을 행하기에 온전케 함이니라”(딤후 3:1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