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리서치, 반대 여론 과반 이상
종교보다 보편적 가치관 더 영향
동성결혼 법제화에 대한 한국 사회의 반대 여론이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견고해지는 양상임을 보여주는 통계가 발표됐다.
한국리서치가 지난 23일 발표한 ‘2025 성소수자 인식조사’ 두 번째 보고서에 따르면, 결혼과 가족을 수호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레드라인’을 긋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성소수자를 포용하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사회적 인식이 커지고 있는 듯 보이지만, 오히려 전통적가치관을 수호하려는 ‘침묵하는 다수’가 존재한다는 것으로 보여주는 인식조사 결과에서 관심을 끈다.
한국리서치는 지난 5월 23일부터 26일까지 나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2주간에 걸쳐 조사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인식조사는 한국리서치 마스터샘플을 이용한 웹조사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지역·성·연령별 비례할당에 따른 가중치를 부여한 가운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두 번째 보고서에서 주목할 만한 결과는 동성결혼 법제화를 단호하게 반대하는 여론이다.
응답자 55%가 동성결혼 법제화에 반대했으며, 31%만이 찬성 입장을 보였다. 특별히 올해 반대 55%는 2024년 대비 5%포인트나 증가한 것으로, 같은 기간 찬성 응답은 3%포인트 감소했다. 이러한 결과는 지난 5년간의 인식조사 중 찬반 격차가 가장 크게 벌어진 결과이다.
사회적으로 성소수자 논쟁이 심화되고 있지만 5년 연속 동성결혼 법제화를 반대하는 의견이 50%대 이상을 유지하고 있고, 더구나 올해 가장 높은 반대 수치를 기록한 것을 보면, 동성결혼에 대한 반대 여론이 더욱 견고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동성결혼 법제화에 대한 변화를 수렴하려는 여론보다 법제화를 반대하는 저항이 더욱 강해지고 있는 것이다.
동성결혼 법제화는 남성의 66%, 보수층의 70%, 그리고 개신교인의 72%가 반대했다.
청년층 내부에 상당한 분열이 존재한다는 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18~29세 연령층 여성의 경우 무려 67%가 동성결혼을 찬성한 반면, 동일 연령대의 남성은 64%가 반대한 것. 찬반 격차는 무려 51%포인트에 달한다.
한주 앞서 공개했던 인식조사 보고서에서는 성소수자를 포용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인지하는 비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개인적 차원의 성소수자에 대한 ‘적대적’ 감정 또한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회적 인식이 동성애 등 성소수자를 받아들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반대하는 인식과 여론도 매우 강력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이유와 관련해서 응답자의 68%는 “우리 사회가 유지해 온 가족·가정의 의미에 혼란을 줄 수 있어서”, 56%는 “아동·청소년의 성 정체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서”였다.
흥미로운 점은 반대 응답자의 불과 22%만이 “신앙·종교의 관점”이라고 반응한 데 있다. 일반적으로 동성결혼 반대는 특정 종교세력, 즉 개신교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인식이 많지만, 실제 반대 이유는 보편적인 가족 가치관을 지켜야 한다는 의지에서 발로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시각은 동성 커플의 자녀 입양 문제로도 이어진다. 동성부부의 입양 허용 여부는 반대 43% 대 찬성 32%로, 11%포인트 격차는 이 조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크다.
동성결혼 법제화에 반대하는 사람들 중 66%가 동성 커플의 자녀 입양에도 반대했다. 대다수 한국인에게 결혼제도가 본질적으로 출산과 자녀 양육을 위한 이상적인 환경과 내재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반대 여론은 한 아이의 삶에서 어머니와 아버지가 갖는 고유한 역할을 매우 의미있는 것으로 고려하고 있다.
한국리서치는 “동성결혼 법제화와 동성커플의 자녀 입양에 반대하는 응답은 여전히 다수이다. 법제화가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여전히 성별, 세대, 이념 등에 따른 인식 차이가 존재한다. 이 간극을 어떻게 좁혀갈지 사회적 논의와 고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아이굿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