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August 11, 2025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개관…“140년 한국기독교 역사·문화 한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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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공유 넘어 미래 통합·평화 메시지 전해
시민 참여 전시 확대로 열린 문화공간 지향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이 8월 12일 서울 진관동에 공식 문을 열었다.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이 8월 12일 서울 진관동에 공식 문을 열었다. 2011년 설립 필요성이 제기된 이래 14년 만에 완성된 이 기관은 한국기독교 선교 14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에 개관해 더욱 의미를 더한다.

개관 나흘 전인 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안교성 관장은 “박물관이 단순한 교육 공간이 아닌 시민이 함께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이 되길 바란다”며 “기독교인을 넘어 한국 사회 전체에 기독교가 어떤 의미인지 알리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안 관장은 ‘Share(공유)ㆍShow(전시)ㆍShape(형성)’의 3S 운영 원칙을 내세웠다. 전국 교회가 유물 기증, 임대, 공동 전시 등을 통해 자료를 공유하고, 전시를 통해 교회의 정치·신학뿐 아니라 신앙생활과 사회문화사를 아우르는 다각적 접근을 시도하며, 방문객들이 스스로 기독교의 의미를 생각하고 성찰하는 교육의 장이 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시설은 부지 1160㎡, 연면적 1341㎡ 규모로 지하 1층 상설전시실, 지상 1층 수장고, 지상 2층 기획전시실(1, 2) 및 다목적실, 아카이브, 열람실 등으로 구성됐다. 약 100억원(토지비 약 36억원)의 예산(국·시비 약 35억원 포함)이 투입돼 2023년 11월 착공, 13개월간 공사를 거쳐 완공됐다.

상설전시 ‘신앙이 아름다웠던 순간들’은 한국기독교가 선교 초기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걸어온 역사와 사회적 역할을 다섯 시기로 나누어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한말, 일제강점기, 독립과 전쟁기, 산업화·민주화 시기, 그리고 민주화 이행기까지 각 시대의 특수한 역사적 배경 속에서 기독교가 어떠한 신앙과 사회적 실천을 펼쳤는지를 보여준다.

전시는 단순히 한국기독교의 찬란한 빛만을 부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일제강점기 당시 일부 교회가 일제에 협력했던 역사, 1950~60년대 정교유착으로 인해 빚어진 부작용 등 어두운 면도 함께 기록해 자성의 자세를 견지한다. 이를 통해 방문객들이 기독교 역사를 보다 객관적이고 균형감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대표 소장품으로는 로제타 홀 선교사가 쓴 엽서(1906년), 호러스 언더우드 선교사 가족이 모아온 ‘코리안 미션필드’ 월간지 영인본, 독립운동가 한서 남궁억이 만든 ‘무궁화 자수 지도’(1900년대 초), 제임스 게일 선교사가 한국어로 번역한 <천로역정>(1910년) 등 다양한 역사적 자료들이 전시된다.

첫 기획전시는 한국기독교 선교140주년을 기념하는 ‘to 조선 from 한국’으로, 조선시대 서구 선교사들과 한국인들의 협력 역사를 조명하고 현재 한국이 세계로 선교사를 파견하는 현황을 보여준다. 또 다른 기획전시는 시민 참여형 ‘아주 보통의 주말’로, 현대인의 여가와 기독교적 안식 개념을 탐색한다.

문화관은 한국기독교사 전체를 아우르는 초교파 연합기관으로, 전국 60여 개 이상의 기독교 박물관 및 기념관과 협력해 허브 역할을 할 계획이다. 2027년부터는 열악한 지역 교회의 전시 공간 개선과 보존을 지원하는 사업도 추진한다.

또한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F) 인증을 획득해 장애인의 관람 편의를 제공하며, 점자책과 점자 설명을 마련해 누구에게나 열린 문화 공간임을 강조했다.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은 단순히 과거를 재현하는 공간이 아닌, 한국 사회와 교회의 갈등과 분열을 넘어 미래의 일치와 통합, 평화 메시지를 전하는 문화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기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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