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교총 기념예배서 분단 치유·평화 기도
일본교회 지도자, 침략·신사참배 죄 사과
한·일 다음세대 복음화와 선교 협력 다짐

한국교회가 대한민국 광복 80주년을 맞아 열린 기념예배에서 한반도의 분단을 치유하고 항구적 평화와 회복을 위해 계속 기도할 것을 다짐했다. 이 자리에 함께한 일본교회 지도자들은 일제가 저지른 침략과 신사참배 강요 등의 죄를 사과하며 회개했고, 한교총 김종혁 대표회장은 사죄를 바탕으로 한국과 일본이 다음세대를 위한 미래를 열어가자고 화답했다.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김종혁 목사, 이하 한교총)은 광복절을 이틀 앞둔 8월 13일 저녁 서울 궁동 연세중앙교회에서 ‘한국기독교 140주년, 대한민국 광복 80주년 한국교회 기념예배’를 드렸다. 한국교회 주요 교단장 등 지도자들과 성도 1만여 명이 참석한 이날 예배에서 김종혁 대표회장은 ‘은총의 80년, 다시 부흥으로!’(대하 7:14)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김 목사는 설교에서 지금 대한민국이 직면한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전반의 위기가 단순한 제도나 정책 실패가 아니라 하나님을 떠난 인간의 죄와 영적 타락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교회가 세속주의와 금권주의, 분열과 타협으로 복음의 본질과 십자가의 능력을 잃고 영적 권위를 상실했다며, 이를 겸손히 인정하고 통렬히 회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광복 80주년을 맞은 오늘, 다시 복음으로, 다시 십자가로, 다시 보혈의 은혜로 돌아가야만 참된 부흥과 민족의 회복이 가능하다”라며, 십자가의 사랑이 사회의 상처를 치유하고 남북 화해와 통일, 다음세대의 믿음을 세우는 힘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모든 성도가 부흥과 회개의 길로 결단해 나아가자고 촉구했다.
성도들은 말씀을 붙잡고 △민족 화해와 복음적 통일 △사회와 공동체의 치유 △가정과 다음세대의 회복 △세계 평화와 전쟁 피해자 보호 △한국교회의 영적 부흥을 위해 합심해 기도했다.
예배 후 기념식이 진행됐다. 한교총 이욥 공동대표회장은 기념사에서 “1945년 8월 15일, 어둠에 덮인 이 땅에 주님의 긍휼이 임했고, 짓밟혔던 민족의 심장에 다시 생명이 뛰기 시작했다”라며 광복의 의미를 되새겼다. 그러면서 “한국기독교 140주년, 대한민국 광복 8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가 신앙 선배들의 희생정신을 계승해 어둠을 밝히는 복음의 빛을 전하고, 하나님께 영광 돌리며 이웃을 섬기는 사명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이날 광복 80주년 기념식에는 특별한 순서가 마련됐다. 일본교회 지도자들이 함께한 것이다. 대표로 인사한 일본복음동맹(JEA) 이사장 미즈구치 이사오 목사는 “과거 일본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를 침략하고 신사참배를 강요한 죄를 알고 슬퍼하며,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하고 회개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전후 80주년을 맞아 다음세대에게 “과거의 죄를 전달하는 책임을 성실히 이행할 것”을 다짐하며, 한국교회의 일본 선교에 감사를 표했다. 또 “한교총과 일본복음동맹이 아시아 선교와 세계 선교를 위해, 그리고 아시아 지역과 세계의 평화를 위해 함께 손잡고 기도하며 협력해 나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라고 인사했다.

한편 일본복음동맹은 앞서 지난 6월 4일 개최된 제40회 총회에서 ‘일본복음동맹 전후 80년 성명’을 통해 “우리는 전쟁 중 일본교회가 저지른 죄의 역사를 배우고, 회개의 마음을 깊이 하며, 국가가 우상숭배의 죄에 빠지지 않도록 경고하고,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을 주로 믿고 따르는 믿음 안에 살아가겠다”라는 내용을 발표한 바 있다.
모든 참석자들은 다 같이 일어서서 “대한광복 만세!” “대한민국 만세!” “한국교회 만세!”를 외치며 만세삼창을 하고, 애국가를 제창하는 것으로 모든 순서를 마쳤다.
[기독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