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상 가자전쟁 선동
국제적 극단주의 부추켜
현재 계속되고 있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전쟁으로 동남아시아 지역의 급진화에 대한 우려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최근 기독매체 월드에 따르면, 싱가포르의 한 14세 소년은 온라인에서 유포되고 있는 친하마스 콘텐츠를 접한 지 몇 달 만에,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대 이스라엘 공격을 비롯한 테러 단체의 폭력성이 정당하다고 확신하게 됐다.
이 무슬림 고등학생은 종말에 무함마드가 일어날 것이라고 예언한 검은 깃발 테러단체 입대를 위해 아프가니스탄 행을 결심하고 함께할 학교 친구들을 모집하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이 학생은 말레이시아 끝자락의 작은 동남아시아 국가에 이슬람 국가를 세우겠다는 열망으로 싱가포르에서 비무슬림에 대한 테러를 감행할 계획까지 세웠다.
지난 6월 싱가포르 내무부는 익명을 요구한 이 급진주의 청소년에게 인터넷 접속과 해외 출국을 금지하는 입출국 제한 명령을 내렸다.
또한 지난 7월에는 이슬람 테러 단체를 지지하고 이스라엘과 싱가포르에 대한 공격을 촉구하는 소셜 미디어 그룹에 참여한 후 급진화된 33세의 한 공무원에게도 같은 조치가 내려졌다.
이같은 싱가포르인의 급진화는 현재 계속되고 있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그 원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중동 지역의 분쟁이 계속되면서, 싱가포르, 무슬림이 다수인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동남아시아 지역의 극단주의 확산에 대한 우려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7월 25일에 발표된 연례 ISD 보고서에 따르면,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싱가포르의 테러 위협은 증가했으며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분류됐다. 테러 공격이 임박했다는 징후는 없지만, 온라인 공간을 따라 확산되는 급진화 선동 콘텐츠가 주요 위협 요인인 것으로 보고됐다.
월드는 싱가포르 S. 라자라트남 국제대학원의 안보 분석가이자 방문 연구원인 누르 후다 이스마일의 의견을 인용, 동남아시아에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은 “특히 팔레스타인인들의 주장에 깊은 유대감을 느끼는 무슬림들 사이에서 강한 반향을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에 대해 후다는 “개인은 분쟁이 자신의 정체성 및 신앙과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감정적 공명이 급진화로 확대될 수 있다”며 이는 “집단 내 불공정에 대한 복수를 목적으로 극단주의 활동에 참여할 가능성을 높인다”고 덧붙였다.
싱가포르에서 뿐만 아니라 지난 6월 말, 말레이시아 경찰도 이슬람 국가와 연계된 것으로 의심되는 8명을 체포했다. 당국은 용의자들이 정부 전복을 계획하고 경찰을 표적으로 삼았으며 술탄 이브라힘 술탄 이스칸다르 말레이시아 국왕과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를 협박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극단주의 단체들이 이스라엘과 하마스 분쟁을 이슬람과의 세계 전쟁의 일환으로 포장하고 억압의 서사를 유포하고 있으며, 극단주의 신병 모집자들은 폭력과 급진화를 정당화하기 위해 이러한 서사를 사용하고 있다고 믿었다.
이슬람 국가 테러 단체 옹호자들은 말레이시아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기도 하다. 이같은 현상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싱가포르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알카에다와 연계된 무장 단체 제마 이슬라미야가 해체를 발표했지만 2002년 발리에서 202명을 살해한 폭탄 테러 주범인 이 조직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하다.
이처럼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가자지구 전쟁으로 촉발된 중동 지역 분쟁은 온라인 공간을 따라 급진적 폭력성 확산을 부추기고 있어 심히 우려된다.
이영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