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December 3, 2024

[특별기고/ 총회 기후환경위기 포럼 지상중계] ③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실천 지침(II)

인기 칼럼

창조세계 보전 최후 보루는 바로 이 땅의 교회들

이박행 목사

환경위기 포스터

전국교회가 지구 돌보는 경건절제운동 전개와 환경주일 실시부터 시작해야

교회의 기후환경 실천 캠페인은 교회신뢰도 제고에 긍정적 기여할 수 있어

“피조물이 함께 탄식하며 함께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을 우리가 아느니라.(로마서 8:22)”

아직도 전 세계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코로나19와 같은 일시적인 경제 침체기를 제외하면 오히려 배출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이산화탄소는 다른 온실가스들과는 달리 대기 중에 체류하는 기간이 5~200년에 이른다. 이로 인해 지금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도 대기 중에 잔존하는 이산화탄소로 인해 상당 기간 이산화탄소 농도는 상승할 수밖에 없다.

더욱 큰 문제는 현재의 기후변화가 지구의 지질학적 역사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기후변화는 지구 생태계에서 기후 적응성이 낮은 생물들의 취약성을 증가시켜 생물 다양성을 감소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또 기후변화는 세계 경제사회 시스템의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극단적인 폭풍, 국지적 가뭄과 홍수, 대형 산불, 이상 고온 현상 등의 기후재난이 증가해 일차적으로 전 세계의 식량 생산 시스템이 영향을 받고 있다. 극단적인 기후재난이 이어짐으로써 토지 황폐화가 진행돼 전 세계 농업생산이 감소하고 식량위기가 증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후변화는 극지방의 해빙으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해안 저지대 침수의 위기를 발생시키고 있다.

현재의 기후위기는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하는 인류의 대량 생산과 소비 중심 사회경제 시스템에서 비롯되었다. 인류가 이런 사회경제 시스템을 갖게 된 것은 탐욕에 뿌리를 둔 무한 성장의 신화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다. 무한한 성장을 추구하는 사회경제 시스템은 지구의 한계를 넘어선 화석연료의 사용과 개발로 이어졌다. 기후변화의 원인은 지구의 한계를 넘어서 산업문명을 만들어 온 인간에게 있다.

한국교회총연합은 기후환경에 대한 인식과 교회의 역할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일반 국민, 개신교인, 목회자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목적은 다음과 같다.

“대형산불, 폭염, 홍수 등의 재해와 기상이변이 잦아지고 ‘기후위기’에 대한 뉴스가 자주 보인다. 예전에는 ‘지구온난화’라는 단어에 그쳤던 것이 이제 ‘기후위기’가 되었다. 이에 본 조사를 통해 기후환경 위기를 바라보는 개신교인과 목회자의 인식은 어떠한지, 일반 국민과는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를 알아봄으로써 인식의 차이를 살피고, 교회가 기후환경 위기 극복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짚어보고자 한다. 또한 교회의 기후환경 위기 대처 행동이 교회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살펴봄으로써 향후 교회의 기후환경을 위한 실행계획 수립에 도움이 되는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주요 조사 결과는 첫째, 기후환경에 대한 관심과 심각성 인지는 높으나 상대적으로 경각심이 낮게 나타났다. 둘째, 개인 또는 정부보다는 ‘기업’의 역할을 중요하게 보는 인식을 보여주었다. 셋째, 지역사회 또는 지자체 활동에 대한 인식은 매우 낮게 나타났다. 넷째, 교회의 기후환경 활동 경험이 낮지만 개신교인 중심으로 확대 가능성이 있다. 다섯째, 개신교인은 신앙과 별개의 일반적 관점에서, 목회자는 더 신앙적인 관점으로 기후환경 문제를 바라보고 있다. 여섯째, 목회자는 기후환경과 관련한 목회 활동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가 없어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일곱째, 한국교회의 기후환경 대처 활동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자연을 보존하는 근본적 사명을 다함일 뿐 아니라 교회의 사회적 역할에도 부합하며, 나아가 한국교회의 신뢰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식 조사를 통한 결론과 대안은 무엇인가?

1) 기후환경에 대한 관심과 심각성은 높다. 그러나 절박감은 낮다. 2) 개신교인이 일반 국민보다 기후환경문제에 대한 인식이 더 높다. 3) 기후환경보호를 위한 실천을 하고 있다. 그러나 소극적 수준에 머물러 있다. 4) 적극적인 실천을 위해서는 ‘타성화된 습관’을 고쳐야 한다. 5) 타성화된 습관을 고치기 위해서는 교회에서 ‘교인의 친환경 생활 캠페인’이 가장 필요하다고 인식한다. 6) 개신교인들은 기후환경 실천 캠페인과 교육에 참여할 의사가 높다. 7) 개신교인들은 기후환경 실천 교육에서 구체적인 실천방법을 알고 싶어 한다. 8) 목회자들은 자신의 기후환경에 대한 지식·정보 부족을 느끼고 있으며, 따라서 기후환경 캠페인과 교육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있다. 9) 일반국민들은 교회의 기후환경 실천 캠페인에 동참할 의사가 일부 있다. 10) 교회의 기후환경 실천 캠페인은 교회 신뢰도 제고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2022. 6. 조사의뢰:한국교회총연합, 조사수행:지앤컴리서치 자료 인용)

교회를 위한 지침

1) 총회와 노회의 기후위기 대응지침에 근거하여 각 교회 상황에 맞춘 기후위기 대응지침을 작성하고 실천한다. 교회는 교회력에 따른 복음 선포와 예배예식에 생태영성을 반영한다.

가. 창조세계 보전과 회복을 위해 설교하고 기도한다.

나. 지구를 돌보는 ‘경건절제 및 환경주일’(6월 첫째 주일)을 지킨다.

다. 기후위기와 생태정의를 위한 헌금과 예산을 편성한다.

라. 교회의 모든 교육과정에 기후위기와 생태정의에 관한 신앙교육을 한다.

마.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위원회나 실무조직을 구성하고 운영한다.

바. 기관, 여전도회, 남전도회가 기후위기 대응 목표를 세우도록 교육한다.

사. 주보, 홈페이지, 회지 등에 기후위기 대응 관련 항목을 만든다.

아. 교회력에 따라 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행동을 계획한다.(예:부활절, 성탄절 등)

자. 공동식사 시 농촌교회 농산물, 지역 농산물, 공정무역 물품 등을 이용한다.

차. 지역사회의 기후취약계층과 지구생명공동체의 기후난민을 지원한다.

카. 선교지의 생태계를 회복하는 생태환경선교를 지향한다.

타. 주일학생 간식으로 가공식품이나 인스턴트 식품을 제공하지 않는다.

2) 건물(에너지) 대응지침

교회는 건물 신축 시 온실가스 제로 에너지를 지향하고, 기존 건축물은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고 에너지 저소비문화를 확산한다.(한국교회생명신학포럼, 기독교환경교육센터살림 등과 협력)

가. 전기, 가스, 수도 등의 에너지 사용량에 따른 탄소발자국 크기를 계산하여 자발적 감축 목표를 세운다.

나. 교회 건물과 주차장을 활용하여 재생에너지를 생산한다.

다. 냉난방시설의 에너지효율등급을 확인하고 개선한다.

라. 채광, 환기, 벽면‧창문의 단열, 제습, 실내 공기 정화 등 그린 리모델링에 힘쓴다.(예:천연 규조토 시공 추천)

마. 건물 조명을 효율 전구를 사용하여 에너지 소비량을 줄인다.

바. 신축 혹은 개축 시 녹색건축인증, 에너지효율등급인증, 에너지 절약 설계기준에 적합한 건물을 지향한다.

사. 마당에 자전거 거치대와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한다.

아. 녹색제품 공간(이면지・재생지함, 환경마크제품, 재활용제품, 제로 웨이스트 물품 등)을 마련한다.

자. 빗물저장 시설이나 중수 이용시스템을 만들어 이용한다.

3) 땅(토지) 기후위기 대응지침

교회는 기후회복력을 위해 숲, 정원, 텃밭, 농지 등 탄소 흡수원을 조성하고 확충한다.

가. 새, 벌, 나비 등에게 혜택을 주는 정원을 만든다.

나. 동물을 위한 먹이 공급소를 설치하는 등 서식지 보전에 힘쓴다.

다. 텃밭이나 농장을 만들어 지역주민과 공유한다.

라. 미세먼지와 탄소 흡수원으로 숲 생태계를 보호하고 복원하는 일을 한다.

마. 지역사회의 생물을 조사하고 생물의 다양성을 보존한다.

바. 토지관리 시 화학물질(살충제, 제초제 또는 비료 등)을 사용하지 않는다.

사. 식량안보를 위해 농지의 상업 시설화 등을 지양한다.

아. 화석연료 기반 농‧축산업이 저탄소 기반으로 전환되는 일에 관심을 갖는다.

자. 전 세계 농업과 식품산업을 지배하는 유전자 조작 생명체의 위험성을 알리고 토종 씨앗을 보호하고 재배하는 일에 힘쓴다.

4) 지역사회 대응 지침

교회는 지역사회가 기후위기에 적응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연대하고 협력한다.

가. 지역사회의 기후환경관련 다양한 단체와 협업하고 협력한다.(예:전문가 초청, 환경영화 상영회, 지구‧환경의 날 캠페인, 기후재난대응회의 등)

나. 지역사회의 기후환경관련 다양한 단체의 활동에 교인의 참여를 장려한다.(예:에너지전환, 자원순환 마을 운동. 사회적 경제운동 등)

다. 지방자치단체의 기후환경 정책을 모니터링하고 지역사회의 단체들과 협력하여 정책을 제언하고 실천한다.

라. 지역사회 내 자전거 편의시설과 공공교통시설이 확충되도록 한다.

마. 지역사회의 물 관리시스템을 이해하고, 물 순환성을 유지하기 위해 협력한다.

바. 지역사회의 무분별한 개발 등 환경문제를 살피고, 문제 해결을 위해 힘쓰는 지역 환경단체와 협력한다.

사. 지역농장과 생명농업을 이용하고 지원한다.

아. 지역사회의 기후취약계층을 살피고 혹한기‧혹서기를 대비한다. <끝>

이박행 목사(한국교회생명신학포럼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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