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감·개혁연대, 청년사역 현실 진단
‘진정성 있는 공동체’로 전환 요구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는 현상에 대한 근본적 원인과 목회적 대안을 모색하는 포럼이 교계 내에서 잇따라 열렸다. 기독교대한감리회(감독회장 김정석 감독, 이하 기감)는 6월 26일 서울 광림교회에서 ‘청년들이 찾아오는 교회–새로운 청년목회의 방향성’을 주제로, 교회개혁실천연대(공동대표 김종미 남오성 임왕성)는 같은 날 서울 서대문 공간 새길에서 2025 연속기획포럼 세 번째 시간으로 ‘청년이 거부하는 교회? 청년을 거부하는 교회!’를 주제로 각각 포럼을 개최했다.
양 포럼은 공통적으로 청년 사역의 위기를 단순한 인력 부족 차원이 아닌, 청년세대의 변화된 신앙 성향과 교회 구조의 문제에서 원인을 찾고, 이에 대한 진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청년, 더 이상 ‘다음세대’가 아니다
기감이 주최한 포럼에서 강의한 황인권 대표(인권앤파트너스)는 오늘날 MZ세대가 한국 사회의 주도적 세대로 부상한 현실을 지적하며, 교회가 여전히 청년을 ‘다음세대’로 분류하는 인식부터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청년들은 이제 교회의 대상이 아니라 동역자로, 사역의 중심으로 이해돼야 한다”라며 “기존 교회의 위계질서와 집단 중심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청년들에게 공동체를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삶의 고통과 질문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진정성 있는 관계부터 회복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MZ세대가 ‘개인의 감정과 선택’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시대적 변화를 소개하면서, “이 세대는 단지 종교에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니라, 전통적이고 제도화된 종교 형식에서 의미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히려 최근 타로, 사주, 명상 등으로 표현되는 ‘영성 소비’는 깊은 영적 갈급함의 표출이며, 이는 교회가 응답해야 할 목회적 과제임을 시사했다.
최근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를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한 책 <5無 교회가 온다>를 쓰기도 한 그는 “청년들의 종교 이탈은 신앙의 포기가 아니라 새로운 방식의 영성 탐색”이라며 “교회는 전통적인 틀을 고수할 것이 아니라, 청년들의 존재를 존중하고 현실의 문제를 함께 나누는 진정성 있는 공동체로 거듭나야 한다”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자기돌봄과 마음챙김에 관심이 높은 오늘날 청년 문화 속에 불교적 리추얼이 스며들고 있는 현상을 소개한 뒤, “교회는 이런 흐름을 위협으로만 보지 말고, 성경적 영성과 신앙훈련을 통해 청년들의 내면에 다가갈 수 있는 목회적 상상력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회가 진정한 공동체로 회복되기 위해선, 청년들의 갈망을 경청하고 영적 여정을 동행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탈’ 아닌 ‘회복’으로 보는 눈 필요
한편, 교회개혁실천연대가 주최한 포럼은 청년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신앙의 주체성 회복을 모색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김영준 위원(교회개혁실천연대 청년위원회)은 “청년 이탈은 교회 구조의 문제와 기성세대의 편견에 대한 응답”이라며 “청년들은 이제 스스로 질문하고, 비판하며, 삶 속에서 신앙을 실천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발제한 조승연 청년과 김자은 청년은 교회 안에서 경험한 불일치와 소외, 그리고 신앙의 주체성을 회복하기 위한 시도를 구체적으로 나눴다. 이들은 “교회는 청년을 수단화하지 말고, 존재 그 자체로 존중하는 공간이 돼야 한다”라고 입을 모았다.
마지막 발제자로 나선 남기평 총무(한국기독학생회총연맹)는 “청년을 여전히 양육 대상으로만 보는 교회의 시선이 문제”라며 “질문과 연결, 의미 있는 삶을 나누는 공동체로 교회가 변화의 용기를 가질 때 진정한 시작이 가능하다”라고 제언했다.
이번 두 포럼은 서로 다른 접근 방식을 택했지만, 공통적으로 청년이 교회를 떠나는 현실을 단순한 위기가 아닌 신앙의 본질을 되묻는 시대적 요청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단지 청년을 다시 데려오는 전략이나 프로그램이 아니라, 청년들의 삶을 이해하고 영적 필요에 응답함으로써 그들이 주체적으로 신앙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교회의 깊은 전환이 요청되고 있다.
[기독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