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는 인격의 향기입니다”
오늘은 모처럼 기다리던 단비가 내려 삼라만상이 춤추는 것 같습니다. 이런 찌푸린 날씨에는 조국 대한민국의 가족, 친구, 옛 교우들이 그토록 생각납니다. 특히, 오늘은 아내가 만들어 준 순두부찌개를 먹으면 천국에 계신 어머님, 평소에 그처럼 말씀과 기도로 사시면서 3남 2녀의 장남인 불효자식인 나를 누구보다도 애지중지하셨던 어머님이 무척 생각납니다.
살아생전 어머니께서 “사랑하는 아들아,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말하지 말라, 체로 고운 가루를 골라내듯 하라”는 하신 교훈을 다시 한번 되새깁니다. 이민 생활을 하면서, 특별히 한국 사람들의 언어생활에 성숙미가 상당히 부실하다는 사실을 늘 느끼고 살아갑니다. 평소에 교제하며 존경했던, 한국에 계신 김성덕 목사님이 “남이 없는 곳에서 그 사람이 듣기 싫어하는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자신의 삶의 철학이다”라고 하신 말씀을 기억합니다.
언제가 서울역 지하철 안에서 잊혀지지 않는 글귀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사람들 입에서 나오는 말에 향취, 혹은 악취가 있다는 글귀입니다. 사람들의 입 안에서 나오는 악취 나는 입 냄새 때문에 대인관계가 불편해지는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입 안에서 나오는 말이 불편의 정도를 넘어 불행해지는 경우가 엄청나게 많습니다. 특히, 이민 생활을 하면서, 우리 한인들의 입에서 나오는 언어생활을 보면서, 너와 나 예외 없이 순화된 언어생활, 향기로운 언어생활이 절실히 필요함을 절실히 실감하게 됩니다.
사람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평생 5백만 마디의 말을 한다고 합니다. 말은 “사람의 생각이나 느낌 따위를 표현하고 전달하는 데 쓰는 음성 기호”입니다. 말은 단순히 커뮤니케이션의 도구만이 아닙니다. 말은 그 사람의 삶 자체를 바꾸어 놓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속담 가운데 선조의 언어생활에 대한 교훈이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말 많은 집은 장맛도 쓰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 “오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이 곱다”, “말은 보태고 떡은 뗀다”, “말로는 천당도 짓는다”, “말로는 사촌 기와집도 지어 준다”, “말속에 뜻이 있고 뼈가 있다” 등등이 있습니다. J. 레이는 “말은 마음의 초상이다”이라고 했고, 공자는 “군자는 말이 행함보다 앞서는 것을 부끄러워한다”고 했으며, 노자는 “믿음이 있는 말은 아름답지 않고 아름다운 말은 믿음이 없다”라고 했는데, 이런 명언들 속에서 큰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랠프 왈드 에머슨(Ralph Waldo Emerson, 1803-1882) 이런 말을 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그가 하는 말에 의해서 자기의 초상을 그려 놓게 된다.” 이처럼 말(언어)은 곧 그 사람의 인격이요, 삶이요, 열매요, 미래요, 결과입니다. 말(언어)은 그 사람의 인격을 대표합니다. 자신의 언어관리가 자신의 인생의 행불행을 결정짓습니다.
저는 목사로서 저 자신과 교회 공동체를 바라보면서 자성해 봅니다. 하나님을 믿는 자들의 언어가 바뀌지 않는다면 하나님의 사람으로 온전히 쓰임을 받을 수 없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누구인가요? 예수님을 믿고 하나님의 자녀가 된 것입니다. 그것은 또한 내 입술이 주님의 자녀답게 변화되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옛사람을 벗어버리고 새사람을 입었다는 것은 바로 옛 언어생활을 벗고 새 언어생활을 하게 되었다는 뜻입니다. 영적 전쟁에서 승리는 바로 언어생활의 승리와 직결됩니다. 향기 나는 언어생활, 즉 영혼을 치유하고 살리는 말은 성화된 인격, 성숙한 인격의 열매입니다.
내 입에서 나오는 언어의 향기가 덴버 보타닉 정원의 예쁜 꽃보다, 덴버 워싱톤 공원의 장미꽃 향기보다, 로키산맥의 아름다운 딜론의 호숫가에 핀 야생화보다 더 아름답고 그윽한 향기를 발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