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November 7, 2024

[정준모 박사 칼럼] “교리 교육에 대한 칼빈의 역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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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모 박사

교리 교육 강화에 대한 칼빈의 역설

ㅡ구원과 성화에 절대 교리로 무장하라ㅡ

서론) 교리는 성경의 뼈대요, 기둥이요, 울타리이다. 교리 없는 성경 해석과 적용은 있을 수 없다. 오늘날 설교나 기독교 교육에 청중 중심 내기 학습자 중심으로 진행된다. 그러다 보니 교리 측면보다 상황과 흥미 본위가 된다. 또한 다른 한편으로는 교리 치중으로 접근하다 보니 교리 이해에 대한 부정적 선입견으로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신앙교육에 있어서 교리의 중요성과 교리 교육의 과정에 대한 칼빈의 이해가 필요하다. 또한 오늘날 이단이 극심한 한국교회 상황에서 교리 교육의 부재 현상을 자성하고 교리 교육의 중요성 뿐 아니라 실제로 교리 교육의 방법론을 이해하여야 한다.

1. 교육의 기초로서의 교리

기독교 교육의 신학적 기초는 하나님의 계시 사상과 성경에 있다. 이러한 신학적 기초가 확립되어 있는 곳에서 모든 사람들은 하나님의 신실한 자녀로 놀랍게 성장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교회는 신자들에게 기독교의 기본 진리들을 요약하여서 교육하였다.

왜냐하면 기독교의 진리가 너무나 포괄적이어서 초 신자들과 어린이들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리를 통하여 더 많은 사람들이 기독교의 진리를 알게 되고 하나님의 신실한 자녀가 될 수 있었다.

칼빈의 신학적인 기초는 교리에 그 뿌리를 둔다. 특히 교리는 확실하게 칼빈이 정립하였던 교회론의 기초가 된다. 왜냐하면 교리는 교회를 지탱하는 표지들인 말씀과 성례에 관하여 교육적인 차원에서 간략하게 요약한 것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말씀이 순수하게 선포되고 성례가 합당하게 집행되는 곳이라면, 그곳이 어디든지 우리는 그곳에 우리의 교회를 가질 수 있다. 즉, 장소에 상관없이 이 두 가지 표지들이 존재하는 곳이면 그곳에는 진정한 교회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교리를 통하여 온전한 교육이 이루어질 때 하나님의 교회는 더욱 왕성해질 것이다. 게다가 그의 교육사상의 근본 원리도 교리에 입각하여 정리되었다.

그러므로 칼빈에게 교리는 교육의 핵심이며 생명인 것이다. 칼빈이 집필하였던 모든 저서와 목회사역의 중심은 교육, 특히 교리의 가르침에 집중되어 있었다는 사실부터 그가 얼마나 교리를 중요시하였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따라서 그의 전체적인 목회사역의 틀 안에서 볼 때 신학과 교육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었는데, 그는 교육에 대한 중요한 책임을 지니고 있었던 교회를 개혁신학을 성실히 가르치는 일종의 학교로 간주하였다.

그는 현대적인 의미를 내포하는 기독교 교육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았지만, 교리라는 개념으로 교육의 원리와 목표 그리고 내용 등을 총체적이며 포괄적인 의미로 사용하였다. 이러한 맥락에서, 칼빈은 교회의 기초와 교육의 근본이 되는 교리의 총체인 <신앙교육서>를 집필하여 신앙교육과 훈련을 위한 지침서로 사용하였다.

이 <신앙교육서>의 서문에는 개혁운동에 대한 칼빈의 근원적인 의도를 명확하게 알 수 있는 성경 구절이 잘 드러나 있다. 당시의 종교개혁 운동의 성공 여부가 전적으로 교리교육에 달려있다는 것을 확신하면서 칼빈은 이 책을 집필하였고 이것을 중심으로 교육 목회를 실천함으로써 종교개혁 운동의 결실을 풍성하게 거둘 수가 있었다.

헤트케(R. Hedtke)는 “신학적인 사고와 교회 실천에 관한 칼빈의 저술에서 ‘교리’라는 용어가 숫자적으로 가장 많이 포함되어 있는데, 그 이유는 칼빈이 교리를 교회의 시작이며 기초로 간주하였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이러한 사실은 그의 신학 활동과 목회 활동의 도구로 사용되었던 각종 저술들, 그리고 그의 신학과 목회의 산물인 또 다른 저술들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설교, 성례, 치리 등 그의 목회 활동과 신학적, 목회적, 교육적 목적을 가지고 그가 집필하였던 <기독교강요>, <신앙교육서>, <교회조직에 관한 규례서>, <교회 법령집>, <제네바 대학의 법규들>, 그리고 각종 주석들과 설교들을 살펴보면 이 모든 것들이 교리에 기초를 두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칼빈의 신학적 저술들은 그 자체로 하나의 교육 신학적인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칼빈은 교리에 의해서 교회는 권위를 얻게 된다고 역설하였다. 그러므로 교리를 가지지 못한 교회와 기독교는 함께 존립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에게는 교리가 교회의 존립, 유지, 성장, 그리고 성숙에 매우 중추적인 개념인 것이다. 따라서 칼빈은 교회를 세우는 것이 교리의 궁극적인 목적이며, 그러한 교리에 의해서 신자들의 신앙이 장성한 분량에까지 이르게 된다고 인식하였다.

칼빈은 성경을 기록한 선지자들과 사도들의 교리를 교회의 근본으로 보았다. 그에게 있어서, 그들은 신자들로 하여금 그리스도의 구원을 이루기 위하여 하나님으로부터 명령을 받은 자들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칼빈은 교리가 없이는 절대로 구원의 도리가 증거될 수 없다고 생각하였다. 그는 모든 교리가 존재하지 않을 때도 교회가 계속적으로 존재할 수 있을지 의문을 가진다.

이러한 질문에 대하여 칼빈은 교리의 존재가 곧 교회의 존재며, 교회의 존재는 교리의 존재라는 것을 강조하였다. 요약하자면, 이 질문의 의미는 바로 교리가 존재하지 않는 곳에는 교회도 존재할 수 없다는 이해에 근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는 교회가 세워지기 전부터 교리가 권위를 가지고 있었으며, 선지자들과 사도들의 교리가 교회의 근본이 될 때만 교회가 세워진다고 언급하였다. 이러한 칼빈의 입장은 교리가 교회보다 앞서며, 결코 교회가 교리보다 권위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교리는 결코 신학적이며 의지적인 결과의 산물에 불과한 것이 아니며,  오히려 교회를 제한하고 그 본질을 규정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그러나 칼빈은 말씀에 근거를 두지 않는 교리는 그 어떤 것도 자체적으로 권위나 의미를 가지지 않는다고 보았다. 그에게 교리는 항상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는 하나님의 말씀 안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칼빈은 하나님의 말씀 안에 존재하는 교리에 대해서 강조하기 때문에, 교리는 그에게 매우 총괄적이며 포괄적인 것으로 이해된다. 따라서 그가 교회 교육에 대하여 고심하면서 저술하였던 >신앙교육서>는 이러한 총괄적이며 포괄적인 교리의 총체를 교육적인 목적으로 집약하여 집필한 것이다.이러한 의미에서 칼빈은 교리의 집합서인 <신앙교육서>가 없이는 진정한 신앙교육과 기독교 교육이 있을 수 없다고 강도 높게 외치는 것이다.

  • 다음 회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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