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November 22, 2024

[정준모 박사 칼럼] “가정이 무엇보다 건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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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모 박사

2023년 새해를 맞이하면서 새삼 떠오르는 단어, 가장 생각 많이 하는 단어가 “가정”, “가족”이다.

콜로라도 로키마운틴 4300m 고지의 1월1일 불꽃 축제

물론 목사로서 “하나님 나라”, “교회”, “복음” 등이 아니냐고 되물을 수 있다.

가정, 가족의 우선순위가 우상이 되라는 말이 결코 아니다.

가정, 가족의 근본 기초와 토대가 건강해야 복음의 일꾼으로 바른 사역자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난 연말 여덟 번째, 가족 수련회를 마치고, 목사, 교수 이전에 할아버지, 아버지, 남편으로서 나의 삶과 모습이 가족들에게 진정성 있는 감동과 모범적 삶을 살았는가 자성해 볼 때, 스스로 부끄러운 양심의 가책과 달아오르는 얼굴을 피할 수 없는 것 같다.

부모가 자녀들에게 수많은 부탁, 잔소리, 교훈이 나의 행동적 모범이 뒤따르지 못했다는 것이 가장 부끄럽게 생각되었다.

강단에서의 모습과 평소의 평범한 자녀들과의 생활공동체에서 투영된 나의 모습의 괴리적 현상이 그들에게 부정적 모습을 주지 않는지 부끄럽기만 하다.

자녀들에게 잔소리(?)같은 교훈들은 생활 현장에서 보여진 나의 언어, 경제, 윤리, 섬김, 신앙 등 총체적 삶에서 그들에게 비취어진 나의 이중적 모습에 그들에게 혼란을 주지 않는가? 생각하니 가슴이 섬뜩하다.

지난 40여 년의 생활을 잠시 되돌아본다. 결혼 후, 총신신대원 시절, 첫 아이를 낳고, 힘든 교육 전도사 시절에 학업과 경제적 곤란 속에서 나 자신도 허둥지둥 뛰어다녔지만, 집에서 홀로 보낸 아내의 길고 긴 고통의 시간을 이제야 새삼 깨닫게 되니 송구한 생각이 든다.

유학 시절에 언어, 경제, 학업, 자녀 등 삼사중고 속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현실문제를 해결하기에 몰두하던 그 시절, 아내와 자녀들의 현실적, 심리적, 영적인 고통에 진정성 있는 위로자가 되어 주지 못했던 것이 부끄럽기만 하다.

목회 시절에 유학파 젊은 담임목사로 부상하고, 여기저기 인기 있는 강사로 불려 다녔던 그 시절, 나도 모르게 순수성이 살아지고, 내면속에는 세상 지향적 목표가 독버섯처럼 솟아 올랐다.

일장춘몽인 총회장, 기독신문 이사장, 세계선교회 총재, 총신 재단 개방 교육이사, 교수, 허울 좋은 교단 개혁, 빛 좋은 개살구 같은 5천평 대형 교회당 건축, CTS 대표이사 등등이다.

이러한 허상들은 자신의 영혼 세계는 핍절해지고 가정생활의 우선순위가 뒤로 밀렸고, 하나님 앞에 자신이 바벨탑을 쌓았던 것이 후회스럽고 안타깝고 남은 것은 주님의 말씀, 헛되고 헛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복음을 위해 생명을 구한 일 이외는 진정한 가치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큰 교훈이다.

정말 너무나 큰 희생과 손실로 얻은 교훈이다. 그나마 감사하다. 아직도 그런 결말적, 경험적 교훈을 얻지 못하고 허둥대는 수많은 동료와 후배들 보니 더욱더 가슴 아프고, 소위 말하는 도시락 싸가지고 다니며 말리고 싶다.

어떤 후배가 총회 위원회 한자리 맡은 것, 교회당 건축 상황을 너무나 자랑하며 거기에 몰두하는 것을 보고, 너무나 안타까웠다. 깊은 내용은 모르겠지만, 그의 아내는 마음의 병이 든 것 같고, 그의 자녀들의 상황을 자랑하지 않으니 잘 모르겠다.

나는 안타까워 선배로서 이미 목회현장, 총회 정치판에서 이런저런 방법으로 나의 시행착오를 겪지 말라고 해도 도무지 마음에 담지 않고 소귀에 경 읽은 것이 되었다. 다만 그가 내가 겪은 아픔의 터널을 부디 건너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존 스토트 목사의 말이 생각난다. 목회의 우선순위가 첫째도 가정, 둘째도 가장, 셋째도 가정이라고 했다. 그런데 목회자들의 실제적, 상황적, 시간적 우선순위가 첫째도 둘째로 셋째도 가정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감히 말하고 싶다. 진정한 목회 성공자는 가정목회 성공자이고, 설령 눈에 보이는 숫자적, 물량적, 물리적 목회현장이 가시적 성공 거리가 없다고 할지라도 진정한 가정목회 성공자는 하나님께서 칭찬하실 것이라고 믿는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가정 우선순위의 하나님이시기 때문이다.

하나님을 진정 우선순위로 사랑하는 사람은 가정을 소중히 여기고 그 가정을 소중히 여기는 사역자는 자신의 교회 공동체에 가정 사역을 중히 여기며, 건강한 가정 속에서 건강한 교회 가족 공동체를 세워 갈 것이다.

15세기의 신앙 고전인 『그리스도를 본받아』의 저자인 토마스 아 켐피스는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분만을 섬기는 것 외에는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다. 타락하고 덧없는 세상을 보라. 세상을 사랑하되 세상을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을 위해 사랑하라, 자신의 모든 노력을 하나님 나라를 이루는 쪽으로 지향하라”고 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정을 사랑하고, 교회도 사랑해야 한다.

가정을 돌보는 노력, 교회와 총회 등 모든 사역이 자기 명성, 이익 추구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 중심으로 지향해야 할 것이다.

2023년 새해 우리 모든 사역에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 사랑, 가정 사랑, 이웃과 교회 사랑으로 진정성 있는, 우선순위에 건강한 참된 그리스도인의 삶을 우리 모두가 겸허히 살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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