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November 8, 2024

“절박한 현실, 교회의 선교적 사명 회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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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6일 (사)미셔널신학연구소 창립

초대 이사장 송태근 목사 “한국교회에 유익 끼칠 것”

삼일교회의 지원 속에 설립된 (사)미셔널신학연구소는 섭립 취지문을 통해 선교적 신학으로 하나님께서 한국교회에 부여한 사명의 회복과 바른 방향 설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왜 변화가 없는 걸까?”

비블리컬신학교(Biblical Theological Seminary)의 교수들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성경을 집중적으로 가르치자’는 취지로 50년 전 웨스트민스터신학교에서 독립한 학교의 정체성에 위기가 왔다. 수십 년간 성경을 가르쳤건만 학생도, 교회도 좀처럼 바뀌지 않았다. 학교는 그 이유를 찾기 위해 장고에 들어갔다.

“세상과 시대를 탓할 게 아니다. 바로 우리 자신이 문제다.”

이때부터 학교에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필라델피아 하트필드에 위치한 학교를 매각하고 도시 깊은 곳, 그것도 육교 밑 홈리스들이 기거하는 슬럼가로 캠퍼스를 옮겼다. 아름다운 전원에서 빈민촌으로, 100년 된 허름한 공장 건물에 둥지를 틀었다. 더 멀어진 신학교, 허름한 건물의 협소한 공간. 누가 봐도 이해하기 힘든 결정이다. 학교 이름도 고쳤다. ‘미시오신학교(Missio Seminary).’ 영어 미션(mission)과 같이 라틴어로 ‘보내다(missio)’는 뜻을 가진 미시오신학교는 밥때가 되면 노숙자들이 빵을 달라고 학교를 향해 아우성을 친다. 교수들은 수업을 잠시 중단하고 내려가 그들의 끼니를 챙겨 주고는 다시 올라와 학생들을 가르친다. 이런 진풍경이 자연스레 반복됐다.

“우리가 먼저 세상으로 ‘인카네이션’하지 않으면 아무리 잘 가르쳐도 소용이 없다.”

프랭크 제임스 총장의 말이다. 미시오신학교는 학교 이름에서처럼 ‘보냄을 받은 자’로 사역 방향을 정했다. 예수와 함께 세상속으로 들어가는 선교적 신학. 그것을 위해 자발적 파격과 혁신을 택했다.

‘선교적 신학’

미시오신학교가 지향하는 선교적 신학(Missional Theology)은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본질을 ‘세상 속에 보내진 것’으로 이해한다. 선교란 우리가 하나님의 보내심을 받은 예수님의 사람으로서 살아가는 것임을 강조한다. 성경을 하나님의 선교 이야기로 이해하는 선교적 신학. 바로 이 점이 삼일교회(송태근 목사)가 미셔널 신학에 관심을 갖게 된 주된 이유였다. 이에 삼일교회는 부교역자 23명을 미시오신학교의 학위 과정을 졸업할 수 있도록 지원했고 목회자 재교육 사역을 감당해 온 오르도토메오아카데미를 미셔널신학연구원으로 발전시켰다. 미시오신학교의 파격에서 한국교회의 해법을 보았기 때문이다.

“지난 20여 년 간 한국교회는 쇠퇴의 길을 걸어 오고 있다. 이는 단지 수적 감소의 문제만은 아니다. 오히려 목회철학과 비전의 상실이 더 본질적이고 중요한 문제다. 급변하는 세상 가운데서 변하지 않는 하나님의 말씀을 전해야 하는 교회는 세상과 아예 분리되거나, 아니면 반대로 세상에 동화되는 모습을 보여왔다. 성경이 가리키고 있는 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잃어버린 것이다.”

설립취지문의 내용처럼 삼일교회는 3월 26일 사단법인 미셔널신학연구소 창립총회를 갖고 교회의 본질과 방향에 대한 고민을 한국교회와 함께 나누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미셔널신학연구소 창립총회

(사)미셔널신학연구소(이하 연구소)가 창립총회를 갖고 초대 이사장으로 송태근 목사를 선임했다. 한국성서대학교 최정권 교수와 총신대 김희석 교수도 이사로 참여했다. 연구소는 4가지의 주요 사업을 목표로 삼고 있다. 선교적 신학의 지평 확대를 위해 학술연구 및 발표와 출판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신학 교육에 집중해 목회자와 평신도를 위한 신학 재교육을 연 4회 실시하여 목회자는 선교 아카데미를, 평신도는 성경 해석 교육 등을 계획하고 있다. 아울러 국내외 기관과 단체들과의 학술 교류를 통해 연구소의 연구 역량을 점차 확대해 나간다.

연구소는 지난해 정성국 교수(아신대 신약학)를 강사로 컬로퀴엄을 열어 선교적 성경 읽기의 가능성을 심도 있게 다룬 바 있다. 성경을 선교적 측면에서 본다는 의미는 설교에 변화를 가져오는 씨앗을 뿌리겠다는 뜻. 근본적으로 신학과 성경 읽기, 설교가 달라짐으로써 목회자가 달라져야 한다. 설교의 변화는 결국 성경을 어떻게 읽을 것이냐에 있다. 따라서 연구소는 주력 연구 주제를 ‘선교적 해석학’에 두고 선교적 성경 읽기를 한국교회에 보급하며 다지는 역할을 감당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소는 창립총회 후 첫 행보로 4월 20일, 〈환대와 구원〉의 저자 조슈아 W 지프를 강사로 세미나를 연다. 선교적 신학에서 매우 중요한 개념인 ‘환대’를 다루는 공론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터뷰 초대 이사장 송태근 목사]

“우리는 모두 선교적 교회입니다”

미셔널신학연구원은 송태근 이사장이 다년간 공을 들인 교회를 위한 대안이다. “말씀의 길을 잘 내야 한다”는 송 이사장의 목회 철학이 선교적 신학에도 적용됐음은 물론이다. 송 이사장은 절박한 마음으로 목회자들과 함께하고 싶다고 말한다. 다시 성경으로 돌아가 특히 젊은 목회자들부터 바른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사장께서 체감하시는 현재 한국교회의 위기(요소)는 무엇인지요?

무엇보다 교회론적인 성경적 가치가 건강하게 회복되는 것이 제일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성경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몸으로서의 교회를 어떻게 이야기하고 있는가. 이것은 비전이기 전에 가치관의 문제이자 철학의 문제입니다. 젊은 목회자들부터 건강한 회복이 시작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교회는 여전히 비틀린 방면으로 엉뚱한 열매를 맺을 수밖에 없습니다. 미셔널신학연구소를 통해 젊은 목회자들을 재교육하고 세계 신학의 흐름을 살펴보면서 어느 방향으로 갈 것인지를 보여주고 싶습니다. 한국교회의 사활이 걸린 일입니다.

삼일교회는 오르도토메오아카데미를 통해 목회자의 재교육에 힘써 왔습니다. 현장에서 확인한, 목회자들에게 취약한 영역은 어떤 것이었나요?

목회자에게 부교역자의 시간은 성경을 연구하고 책을 통해 간접적인 경험을 쌓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너무 없이 바쁘게 일하는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거의 교회의 소모품이자 여러 기능 중 하나로 치부되는 경향이 많습니다. 삼일교회가 팬데믹 동안 23명의 부교역자를 미국 미시오신학교에 입학시켰던 일은 행복하고 감격스러웠습니다. 부교역자들에게 배울 환경을 제공해야 합니다.

미셔널신학연구소가 전신인 오르도토메오아카데미와 큰 차이점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아카데미가 성경 연구와 설교에 집중돼 있었다면 말씀이 세상으로 어떻게 흘러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현장 이야기를 담아낸 것이 미셔널신학연구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셔널신학연구소가 중점을 두고 있는 사역이 ‘선교적 성경 읽기’입니다. 핵심이 무엇인지, 회중들에게 어떤 동기부여가 가능할지 궁금합니다.

성경은 삶의 여러 가지 측면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선교적 신학으로서의 성경 읽기는 창세기부터 계시록까지 하나님의 인류를 향한 꿈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난민의 역사와 환난과 고난받는 자들의 도피, 그들을 환대하는 구원의 역사를 통해 하나님의 영광이 높아지고 복음이 흘러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함께 대두되는 주제는 어떻게 이 땅에 찾아오는 나그네들을 환대할 것이냐 하는 것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동기가 부여되고 성경을 해석하고 읽게 됩니다.

기-승-전-’전도(구원)’로 귀결되는 한국교회의 확고한 인식체계와 선교적 신학 간에는 일정한 틈이 예상됩니다. 넓은 의미의 선교를 강조함으로써 전도, 선교에 대한 중요성은 상대적으로 약하게 비치지는 않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한국교회의 기본 전통 중 하나인 전도와 선교는 정말 소중한 가치입니다. 이제 그것을 넘어 삶의 영역까지 구원과 성경적 가치가 녹아져야만 진정한 선교적 교회라고 봅니다. 우리 개개인이 돌아다니는 교회로서의 역할을 한다면 그 의미가 더욱 명확해질 것입니다. 삶의 현장에서 선교적 교회가 복원되어야 합니다.

앞으로 전개될 사역이 궁금합니다. 아울러 한국교회를 향한 초대의 말씀도 부탁드립니다.

늘 수고하시는 복음의 동역자 여러분. 삼일교회가 작은 걸음으로 출발했습니다. 기꺼이 초대하는 것은 하나님의 미션 현장을 통해 한국교회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세미나를 갖고 말씀을 들으려고 한다. 4월 20일 연구소의 첫 세미나 〈환대와 구원〉이 있습니다. 여러분 모두를 초대합니다.

기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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