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전에 설교를 준비하던 중 좋은 시 한편을 읽게 되었습니다. 너무나 마음에 와 닿았던 이 시를 어버이를 생각하며 마음으로 부모를 그리며 읽어보았으면 합니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 심순덕 –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뒤꿈치 다 해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 썩여도 전혀 끄떡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로만….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아!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어버이에게 좋은 것을 드리려고 생각하며, 하다못해 드릴 것이 없으면 하루에 두세 번 웃는 얼굴로 대하라. – 니치렌 대성인 <어서> 중에서-
* 좀처럼 웃을 일이 없습니다, 아니 잊어버렸습니다. 세상보다 마음이 서둘러 삭막해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이 힘겨운 세상에 자신을 보내준 부모님껜 더욱 인색해지기 십상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잊은 건 웃음뿐이 아닙니다. 부모님께 웃을 때, 그 속엔 거친 세상을 헤쳐 갈 용기와 힘도 함께 따라온다는 사실입니다. 그 밝은 웃음 속엔 희망이라는 멋진 선물이 담겨있습니다. 이젠 웃어야 합니다. 웃을 수 있습니다. 오늘 하루 밝은 미소로 서로를 바라보며 웃음 한 바구니 선물하는 모두가 되시길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