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밤에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내렸습니다. 비 때문인지 날씨가 서늘해졌습니다. 벌써 가을이 되었습니다. 가을의 풍경은 들판의 곡식들은 황금빛으로 익어가고 탐스러운 열매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모습이지요. 모든 생명이 자신의 마지막 에너지를 쏟아내며 풍성한 결실을 맺는 계절, 우리는 자연의 위대한 섭리 앞에서 숙연해집니다. 이 아름다운 결실의 계절에 우리의 신앙은 과연 어떤 열매를 맺고 있을까요? 우리의 영혼은 푸른빛을 잃고 메마른 잎사귀처럼 시들어가고 있지는 않은지요.
오늘날 우리는 영적인 갈망을 잃어버린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편리함과 풍요로움 속에서, 우리는 더 이상 하나님을 향해 목말라 하지 않습니다. 뜨거운 찬양과 간절한 기도의 열기는 식어가고, 말씀 읽기는 일상이 아닌 특별한 행사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나 영적인 갈망이 사라진 곳에 진정한 생명력이 있을 수 없습니다. 마치 가을의 풍요로움을 맛보기 위해 여름 내내 땀을 흘리고 햇빛을 견뎌야 했듯이, 우리의 신앙에도 하나님을 향한 뜨거운 갈망이 필요합니다.
시편 42편 1절은 우리에게 영적인 갈망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하나님이여 사슴이 시냇물을 찾기에 갈급함 같이 내 영혼은 주를 찾기에 갈급하니이다.” 이 말씀은 목마른 사슴이 생존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물을 찾아 헤매는 처절한 갈급함을 노래합니다. 사슴에게 시냇물이 생명 그 자체이듯이, 우리의 영혼에게는 하나님이 바로 생명 그 자체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종종 세상의 쾌락과 염려라는 덧없는 물을 찾아다니며 진짜 갈증을 잊고 살아갑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결실의 계절은 단순히 자연의 섭리만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이는 우리의 신앙 또한 성숙한 열매를 맺어야 할 때임을 깨우쳐 줍니다. 그 성숙한 열매는 영적인 갈망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그리고 이 갈망을 채워주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바로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가까이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말씀을 읽고 묵상하며 성경 공부를 통해 그 깊은 의미를 깨달을 때, 우리의 영혼은 하나님의 살아있는 양식을 얻게 됩니다. 말씀은 메마른 영혼을 촉촉하게 적시는 생명수가 되고, 잘못된 길에서 우리를 돌이키게 하는 나침반이 되며, 선한 삶을 살아갈 힘을 공급해줍니다. 매일 꾸준히 말씀을 읽는 것, 그리고 함께 모여 성경을 공부하는 것은 우리 신앙을 얕은 곳에 머물게 하지 않고, 깊고 풍성한 반석 위에 세우는 가장 실제적인 훈련입니다.
우리 모두가 풍성한 영적 결실을 맺기를 소망하며 그것으로 하나님께 영광 돌리시길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