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벌써 한 해의 끝자락, 우리 마음을 설레게 하는 성탄의 계절이 찾아왔습니다. 거리마다 화려한 조명이 빛나고 캐럴이 울려 퍼지지만, 진정한 성탄의 주인공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자리는 어디인지 다시금 생각해보게 됩니다.
2,000년 전 베들레헴의 밤은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만왕의 왕이신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실 때 선택하신 장소는 화려한 궁전이 아닌 차가운 마구간이었고, 그분의 첫 요람은 짐승의 먹이통인 ‘구유’였습니다.
하나님께서 인간의 몸을 입고 가장 낮은 곳으로 내려오신 사건, 즉 ‘성육신(Incarnation)’은 인류 역사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사랑의 고백입니다. 주님은 우리를 이해하기 위해 우리가 겪는 가장 비천한 자리까지 내려오셨습니다. 그 낮아짐이 있었기에, 오늘날 소외되고 지친 우리 모두가 그분께 가까이 나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 천사들은 들판의 목자들에게 노래했습니다.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누가복음 2:14).
하늘의 영광이 땅의 평화로 연결되는 지점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죄로 인해 하나님과 원수 되었던 우리가 예수님의 오심으로 인해 화목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성탄은 단순히 선물을 주고받는 날이 아니라, 하나님과 우리 사이의 막힌 담이 허물어지고 하늘의 평화가 우리 심령 속에 임하는 날입니다. 이제 우리가 구유가 되어야 합니다. 진정한 성탄의 축제는 교회 문을 나서는 순간부터 시작됩니다. 차가운 마구간을 온기로 채우셨던 예수님처럼, 이제는 우리가 세상의 어두운 구석을 비추는 작은 등불이 되어야 합니다. 주변에 외로운 이웃은 없는지, 따뜻한 위로가 필요한 성도는 없는지 살피는 마음이 곧 주님을 맞이하는 ‘구유’가 됩니다. 이번 성탄 주일에는 우리 마음의 중심에 아기 예수님을 모시고, 그분이 주시는 참된 평강을 이웃과 나누는 복된 시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기쁜 성탄 맞이하시길 축복합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