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신앙’에 기초한 신학과 신앙 회복 시급
조진모 박사는 3대째 목회자 가정이다. 그는 필라델피아 웨스트민스터 신학교에서 M.Div를 마친 뒤, 신약 전공으로 Th.M, 역사신학 전공으로 Ph.D를 각각 받았다. 캘리포니아주 LA 소재 국제개혁대학교·신학대학원 Ph.D 과정 강의 차 방문한 조 박사를 만나 그의 목회 비전과 역사신학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편집자주-
▲순교자의 가문
조진모 박사는 3대째 목회자 가정으로, 조부 조석훈 목사는 평양신학교를 마친 후 북한 황해도에서 목회 중 순교하셨다.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4남 3녀 모두 목회자 또는 목회자 사모로 헌신하였고 부친 조인택 목사는 서울과 시카고에서 각각 목회를 하셨다.
조 박사는 올해로 목사안수 받은 지 31년째이고 이민교회에서 16년간 담임목회를 했다. 한때 한국 합동신학대학원에서 역사신학 교수로 재직하였고 현재는 신학교에서 후학을 가르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슬하에 2남 1녀를 두고 있고 둘째는 현재 신학교에 재학중이다.
▲목회철학은?
조 박사의 목회철학은 “지상 교회는 복음 전파를 위해 세움 받은 하나님의 도구입니다. 이 정체성을 지키고 주어진 사명을 감당하려면 반드시 3가지에 충실해야 한다”며 그것은 “첫째, 교회 공동체에 속한 교인들이 반드시 그리스도의 십자가 복음을 경험하게 하는 것입니다. 둘째, 교인들이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모신 삶을 통해 주위 사람들에게 복음이 전파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셋째, 교회 공동체에 속하게 된 교인들에게 복음을 제대로 가르쳐서 필요시 타인에게 올바로 설명할 수 있도록 훈련하는 것입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상 교회는 결코 완전한 공동체가 아닙니다. 구원받은 죄인과 구원을 받아야 할 죄인이 함께 섞여 있습니다. 교회 밖에 있는 자들을 위한 전도와 선교도 중요하지만, 교회는 하나님께서 보내주신 자들에게 분명한 복음을 제시하고 이에 입각해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사명에 충실해야 한다고 봅니다”고 덧붙였다.
▲역사신학에 대한 정의와 가치는?
조 박사는 역사신학에 대해 “오늘날 우리가 지닌 전통은 교회가 긴 시간에 걸쳐 경험한 결과입니다. 역사신학은 각 시대의 교회가 처한 상황에서 성경의 진리를 어떻게 이해했는지 그 흐름을 연구하는 학문입니다”며 그러한 의미에서 “역사신학의 가치는 21세기 교회가 지닌 많은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받을 수 있습니다. 역사신학은 과거의 신학적 논의에 머물러 있지 않습니다. 현재 교회의 고민거리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 교회가 경험한 다양한 경험에 대한 역사적 연구를 통해 질문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역사신학은 성경을 통해 드러난 구원 역사를 계획하시고 이루시는 하나님의 주권과 섭리를 선명하게 드러내는 학문이라고 생각합니다”고 말했다.
▲ 역사적인 관점에서 자유주의와 보수주의 사이의 갈등 해결책은?
조 박사는 “19세기~20세기 초까지 큰 힘을 발휘하던 자유주의는 하나님께서 특별계시로 허락하신 성경의 권위를 부정하고 인간의 자율성을 강조하며 시작되었습니다. 특히 포스트모던 시대를 맞아, 성경적 진리가 지닌 절대성을 철저하게 부인하는 상황 속에서 자율적 신앙이 각광을 받고 있는 형편입니다. 반면에 보수주의는 역사적으로 자유주의에 대항하여 왔습니다. 보수주의의 뿌리는 초대교회 사도들이 가르쳐준 신앙에 근거하여 성경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신 하나님 중심의 신앙에 있습니다”며 “인간은 전적으로 타락한 상태에 놓여 있기에, 오직 하나님의 은혜를 통해 신자답게 변화된 삶, 복음의 능력에 붙잡혀 살아가는 성도의 삶만이 그 갈등을 극복하는 길이라고 봅니다”고 말했다.
▲ 하나님이 원하시는 진정한 부흥은?
조 박사는 “부흥은 교회가 성경의 기준으로부터 이탈하였을 때 하나님께서 각성의 기회를 주신 것입니다”며 그러나 “성경이 제시하는 진정한 부흥은 가시적인 이벤트라기보다 모든 시대의 성도들에게 해당되는 영적 각성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받은 성도들이 삶 속에서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할 수 있도록 복음의 능력에 붙잡혀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진정한 부흥의 첫 걸음은 복음을 이해하고 요구에 순응하는 것입니다”라고 강조했다.
▲ 한국교회가 개혁해야 할 부분은?
조 박사는 “굳이 제가 언급하지 않아도 현재 한국교회가 지닌 문제에 대해서는 대부분 공감하고 있을 것입니다. 한국교회가 개혁되어야 한다는 말은 결코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16세기 종교개혁을 포함하여 지난 2천년 동안 교회는 지속적으로 개혁되어 왔습니다. 개혁은 잘못된 것을 고치는 일입니다. 교회는 늘 개혁되어야 합니다”며 그렇기에 “교회 밖 사람들이 지적하는 문제에 대해 지나치게 귀를 기울여 그들의 눈높이에 맞추려고 하지 말아야 합니다. 성경이 가르치는 대로 하면 됩니다. 그러나 문제는, 성경에 대한 자의적 해석이 개혁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교회가 역사적으로 고백하여 온 ‘정통 신앙’에 기초한 신학과 신앙의 회복이 시급합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교회는 초기 선교사님들의 영향으로 성경에 충실한 교회를 꿈꾸어 왔습니다. 믿음의 선배들은 신앙의 길을 가려면 반드시 십자가를 지고 자기 자신을 부인해야 한다는 예수님의 가르침에 순종하였습니다”며 “한국에서 기독교 복음이 크게 확장될 수 있었던 동기는 순수한 복음에 대한 열정이었습니다. 이 신앙이 회복되어야 합니다”고 강조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조 박사는 “모태 신앙인으로 태어나 평생 교회 안에서만 살아왔습니다. 최종학위도 교회와 관계되었고, 목회자로 교회를 섬겨왔고, 나아가서 교회를 섬기는 신학생들을 가르쳐 왔습니다. 그 누구보다도 교회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얼마 전부터 제가 교회에 대해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며 “현재 복음의 상관관계 속에서 성경과 교회 역사를 통해 드러난 ‘교회 생명력’에 대해 깊이 연구하고 있습니다. 당분간은 이 문제와 씨름하며 지낼 것 같습니다”고 말했다.
고예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