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November 21, 2024

[인터뷰] 박등배 목사(필라서머나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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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와 성령 충만’이 목회의 핵심

박등배 목사(필라서머나교회 시무)

현재 필라서머나교회(주소: 30 W. Mt. Vernon St.,, Lansdale, PA 19446)를 시무하고 있는 박등배 목사는 1981년 미국 유학을 시작으로 현재 40년 넘게 한인 이민교회를 섬기고 있다. 대필라델피아한인교회협의회 회장, 미주합동 총회장 등을 엮임했으며 척박한 한인 이민교회의 부흥을 위해 다양한 형태로 헌신하고 있다. 또한 미디어 선교 필라기독교방송의 사장으로도 2년째 섬기고 있다. 2023년 새해 첫 출발을 이곳 LA 나성열린문교회 ‘2023특새·신년축복성회’ 말씀선포로 시작한 박 목사를 만나 그의 이민목회 비전에 대해 들었다. –편집자 주-

간경화 시한부 인생

기독교는 체험의 신앙이라 했던가? 간경화 시한부 인생의 이름표를 달아 주셨던 주님은 콜링이라는 새 이름표도 몸소 달아 주셨다. 죽기를 각오하고 올랐던 삼각산 밀알기도원(당시 김영수 원장)에서 기도와 씨름하던 박 목사를 이사야 43장 1-2(1  내가 붙드는 나의 종, 내 마음에 기뻐하는 자 곧 내가 택한 사람을 보라 내가 나의 영을 그에게 주었은즉 그가 이방에 정의를 베풀리라 2  그는 외치지 아니하며 목소리를 높이지 아니하며 그 소리를 거리에 들리게 하지 아니하며)를 통해 친히 만나주신 것이다. 그리고 ‘목회자’ 소명의 새 이름표를 직접 달아 주시며 총신대학교로 인도하셨다.

박 목사는 비교적 부유한 가정에서 유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충암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전북 임실에서 예비군 조교로 복무했다. 이때 건강이 급속히 악화됐다. 역도 선수와도 같은 근육질의 건강한 몸이 급성간염에서 만성간염으로 발전하면서 간경화 3년 시한부 인생 선고를 받았다.

그 후 시골 부모님 댁으로 돌아온 박 목사는 어머니의 지극 정성어린 간호에도 불구하고 전혀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절망 그 자체였다. 끝없이 펼쳐진 까만 밤하늘의 수많은 별은 야속하리만큼 반짝반짝 빛나며 박 목사를 비웃었다.

말씀으로 만나주신 하나님

박 목사는 자신에게 허락된 이 땅에서의 시간이 비록 아주 짧을지라도 헛되이 죽음만을 기다릴 수는 없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평소 맘껏 하고 싶었던 공부와 항상 꿈꾸었던 유학을 준비하면서 성서대학의 문을 노크했다.

그런데 그곳에서 박 목사는 전도사로 불렸다. 그것이 너무 부담스럽고 부끄러웠던 박 목사는 자신도 모르게 계속 채플 시간에 참석하게 됐다.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하나님의 말씀이 박 목사의 마음을 요동치게 했다.

그 후 동도교회 최훈 목사로부터 세례를 받고 주님을 영접했다. 물론 그 순간에도 서대문병원과 경희의료원을 오가며 치료는 계속됐다. 치료와 겹치는 오전수업이 있는 날이면 몸 상태는 더욱 지쳤다. 간신히 기숙사로 돌아와 마치 의식을 잃기라도 한 듯 쓰러져 잠을 청할 때가 다반사였다. 오후 수업이 있는 날에는 거의 기어가다시피 하면서 수업을 듣곤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 목사는 채플 시간을 통해 변화를 받고 성경 구절을 영어로 암송하면서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병도 고쳐주시고 길도 열어주실 것’이라는 굳은 믿음을 붙잡고 사선을 넘듯 하루하루를 보냈다.

꿈꾸던 미국 유학길

치료와 학업을 병행하면서 박 목사가 끝까지 소망을 버리지 않고 기도했던 것 중 하나가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 원 없이 공부하고 싶은 유학이었다. 이 꿈을 이루기 위해 매일 김포공항의 비행기 이착륙을 바라보며 간절히 기도했다. 그리고 기적처럼 그 꿈은 이뤄졌다.

그 당시 한국성서대학의 강태국 박사와 강희정 교수(학장)를 통해 하나님께서는 박 목사의 유학길을 여셨다. 하나님의 뜻밖의 선물이었다. 박 목사의 간절한 기도를 계속 듣고 계셨던 것이다.

간경화를 치유하신 하나님

드디어 박 목사는 한국을 떠나 필라델피아 제네바 칼리지 유학길에 올랐다. 필라에 도착한 후로는 당시 반석교회 임시 담임이셨던 정도량 목사와 윤영모 집사 등 여러 성도들의 도움을 받았다.

그 후 4명이 함께 생활하며 어려운 유학생활을 시작했다. 그때 동고동락했던 친구 중 정동채는 후에 국회의원과 문공부장관을 지냈다. 다른 친구는 사업가, 목사가 됐다.

열악한 유학생활로 인해 건강은 잘 회복되지 않았다. 그래도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치료해주실 것’이라는 확신으로 기도하고 공부했다.

문영호 장로(집주인)와 어머니(권사님)의 도움으로 로간의 서재필(윤두환 박사)에서 간 검사를 받게 되었는데 검사비가 167불이었다. 박 목사에게 그런 목돈이 있을리 만무했다. 이를 눈치챈 윤 박사가 대신 지불하셨다. 그때 그 사랑과 은혜는 지금까지도 잊지 못한다. 베풀어주신 은혜에 감사할 뿐이다.

그런데 3년 후 재검을 하던 중 윤 박사는 깜짝 놀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간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왔다는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미 간에 면역이 생겨서 향후 B형 간염에는 걸리지 않는다는 기쁜 소식이었다. 확신으로 드린 기도에 응답하신 증거였다.

목회자 소명의 첫발

웨스트민스터 신학대학에서 박사 논문을 준비하던 박 목사는 유학생(일반대학) 선교를 하게 됐다. 50여 명이 모이게 되자 자연스럽게 필라서머나교회가 개척됐다. 교회 표어는 ‘제자되는 교회, 하나님만 높이는 교회, 성경으로 돌아가는 교회,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교회’였다. 교회를 거쳐 간 젊은이들은 현재 각계각층에서 훌륭한 하나님의 자녀들로 살아가고 있다.

존재(存在)에 따른 ()

박 목사는 하나님의 말씀(성경)은 말씀 그 자체(존재)로 해석해야 한다. 적용이 다를 뿐이라고 했다. 성경은 역사이므로 적용은 다르지만, 해석은 정확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자, 문법, 문맥(역사적, 문화적, 환경적) 등 성경 전체의 맥락이 맞게 해석돼야 하며 성령의 감동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좋은 나무(존재)여야 좋은 열매(행함)를 맺는 이치다. 야고보서 말씀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했다.

이단에 빠지는 이유

박 목사는 이단에 쉽게 빠지는 이유를 다른 영이 역사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미혹의 영에 빠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영계는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말씀에 따른 진리와 성령의 체험이 없으면 미혹의 영에 빠지기 쉽다는 것이다. 신학교와 목회자의 역할이 그래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토탈리즘 개념의 신학교 필요성

박 목사는 신학교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새롭게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탈리즘 개념의 신학교로 개혁돼야 한다고 했다. 똑같은 물을 마셔도 뱀은 사람에게 치명적인 해를 주는 독을, 소는 사람에게 이로운 우유를 공급해주듯 신학교의 역할도 이와 같다고 했다. 성경 말씀의 진리에 대한 바른 해석과 교육, 그리고 성령 체험(오순절 체험)의 훈련과정을 제대로 거친 목회자를 배출하는 토탈리즘 개념의 신학교로 개혁돼야 한다는 것이다. 예수님의 공생애 기간 진행된 교육과 제자훈련, 그 훈련을 받고 그대로 실천한 보냄 받은 사도들, 특히 사도 바울의 전도행적을 보면 그 속에 답이 있다고 했다.

박 목사는 예수님의 제자훈련 속에 기독교의 미래 지도자 양성 해법이 있다고 했다. 예수님은 제사장이나 레위인, 서기관들이 아닌 새로운 사람, 젊은이들을 만나 교육시키고 훈련하셨다는 점을 지적했다. 갈렙과 여호수아만이 새로운 젊은 신세대와 함께 가나안에 입성했다는 사실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했다. 종교개혁이 일어난 지 500년이 넘었으니 새로 개혁할 때가 왔다는 것이다. 신학교부터 말씀으로 돌아가고, 개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대교회 부흥과 성령의 역사

박 목사는 한국 초대교회의 부흥을 성령의 역사에서 찾았다. 강력한 치유의 성령의 역사가 있었다는 점, 심지어는 신접한 무당조차 하나님을 큰 신으로 인정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귀신 충만한 신접한 자들도 하나님을 알아본 것이다.

오늘날의 교회부흥도 초대교회 부흥의 성령의 역사에 답이 있다고 했다. 목회자가 하나님 말씀의 진리위에 성령충만을 받지 않으면 교회부흥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다.

모범적인 미래 목회

박 목사는 ‘진리와 성령 충만’한 목회 상을 제시했다. 그리고 자녀 세대, 다음 세대 구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했다. 예를 들어, 인구 감소의 전 세계적 경향도 있긴 하지만 자녀 세대 구원에는 소홀했음을 지적했다. 그것이 오늘날 기독교 쇠락의 결정적 요소로 볼 수 있다고 했다. 특히 한국 교회는 선교 열매는 있을지언정 자녀 세대 구원에는 큰 열매를 얻지 못했음을 상기시켰다.

이는 미래 목회는 자녀 세대, 다음 세대에 초점을 맞춰야 함을 의미한다. 유대인들이 어려서부터 말씀대로 양육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를 위해서는 목회자 자신부터 진리 위에 굳건히 서야 하고 초대교회 오순절 성령 역사의 체험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경전을 송두리째 암기하지 못하면 사제가 될 수 없는 힌두교의 리더십은 기독교 리더십도 본받을 점이라고 했다. 목회자들은 그만큼 말씀에 목숨 걸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성경 원어 해석력을 갖춘 목회자의 능력은 하나님의 권능을 부여받는 방법 중 가장 확실한 방법임을 강조했다.

박 목사는 가능한 한 더 많은 목회자가 하나님의 권능을 부여받은 능력 있는 목회자들이 되어 다음 세대를 일으키고 새로운 부흥의 기독교 역사를 써 내려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이민목회 40년을 훌쩍 넘긴 박 목사는 새로운 목회 비전을 두고 기도 중이라고 했다. 새로운 세대, 새로운 사람들을 향한 예수님의 교육과 제자훈련법을 적용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제자훈련 프로그램을 위해 기도 중이라고 했다.

또한 하나님께서 사용하신 아브라함도 사도 바울도 이민자였듯 한인 다음 세대가 미국을 다시 새롭게 하는 아브라함과 사도 바울로 우뚝 설 것을 확신하며 기도하고 있다고 했다.

이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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