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April 23, 2025

이병중 치과원장 르완다 선교사로 제2의 인생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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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혜자에서 돕고 섬기는 자로

희망치과센터 개원 위해 동분서주

이병중 원장이 르완다 주민들을 진료하고 있다. 왼쪽은 부인 이리라.

“단돈 250원이 없어 치과를 가지 못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치과에는 치과의사가 없고, 의사가 대신 진료를 보죠. 테라피스트가 이를 뽑습니다. 치료 중에는 석션이 망가져 바닥에 침을 뱉곤 합니다.”

아프리카 중동부에 위치한 르완다는 인구 1천4백만여 명으로 아프리카에서는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나라이다.

그런데 인구 1천4백만 명 되는 나라에 치과의사는 고작 70여 명도 되지 않는 척박한 의료시설로 치과치료를 받아보지 못한 사람이 인구의 70%나 된다.

치과치료를 위해 기다리고 있는 르완다 현지 주민들. [사진: hishandsonafrica.org]

그들이 치과에 가기 위해서 4~5시간 도보로, 자전거, 버스 등으로 먼 길을 오지만 그들이 정작 치과에 와서 받을 수 있는 치료는 고작 발치뿐이다.

2016년 His Hands On Africa (HHOA)는 치과 의료선교를 위해 처음 르완다를 방문한다. 그들은 진료와 함께 복음을 듣지 못한 사람들에게 복음을 나누기 시작했다.

2020년에는 잘 나가던 치과의사 토마스 리(이병중)원장과 그의 아내 리라 씨가 선교사로 파송 받고 르완다로 이사했다.

그들은 르완다를 외부의 지원으로만 아닌, 포괄적이고 총체적인 전략을 개발하여 선진국처럼 의료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하고 있다.

치과치료와 복음증거를 함께 하고 있다.

르완다대학에서 이미 교육을 마친 르완다 치과의사들을 위한 레지던트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그들의 임상기술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또한 수강생들은 그들이 섬기는 지역사회에서 리더가 되기 위해 영적 리더십 훈련도 함께 받고 있다.

지금까지 HHOA는 수천 명의 사람에게 치과 서비스를 제공했고, 르완다 치과 졸업생들을 교육하고 멘토링하며 수백 명을 예수님께로 인도하고 있다.

그리고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두 개의 우물도 파줬다.

이병중 선교사가 수강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그러나 르완다 4개의 다른 지방에, 더 많은 사람을 위해 진료를 확장하려면 이러한 노력을 지원해줄 수 있는 주된 운영장소 마련이 시급했다. 도시민뿐만 아니라 외지에 사는 주민들에게도 진료 혜택이 미칠 수 있게 하는 계획이 필요했다. 이동식 치과진료소 운영은 그중 하나다. 인구의 80% 정도가 치과병원에서 4~5시간 거리에 거주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코로나 팬데믹으로 주춤했지만, 드디어 금년 3월 HHOA는 약간의 리모델링만 거치면 전략적인 플랜을 위한 본부가 될 Hope Dental Center(희망치과센터) 건물을 찾았다.

희망치과센터 건물 외부모습.

3층으로 된 이 건물은 한 지붕아래 치과병원과 레지던트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교육장소는 물론, 각각의 진료실과 기공소, 클리닉, 치과실험실 등을 갖출 수 있는 공간이다.

희망치과센터는 2024년 가을 개원을 목표로, 이곳 졸업생들에게 고난도 치과 시술에 대한 교육을 할 뿐만 아니라 성공적인 치과 시술의 구축 방법과 예수님의 복음을 효과적으로 전파하는 방법을 교육하게 될 것이다.

희망치과센터는 르완다에 하나님 사랑과 복음을 나누고 실천하며 제자들을 키워내는 허브가 될 것이다.

희망치과센터 홍보 홈페이지에서

한편, 비교적 성공적인 치과를 운영하던 치과의사 이병중 원장 부부가 그들의 두 번째 삶의 터전으로 르완다를 선택하게 된 계기는 한 청년의 간증이 결정적이었다.

청년은 약 80만 명을 죽음으로 몰고 간 ‘르완다 대학살’의 생존자로, 집 안 장롱에 숨어 누이가 강간당하고 아버지가 타 부족에게 살해당하는 끔찍한 장면을 지켜봤다. 당시 청년의 나이는 10살이었다.

청년은 가족을 죽인 사람의 아들을 만나 용서하고 받아들이기까지의 과정을 간증했는데, 이는 이 원장 부부의 삶에 큰 전환점이 됐다.

이 원장은 “결혼 25주년을 기념해 여행지를 정하던 때에 그의 얘기를 듣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곳이 아프리카 르완다라는 확신이 섰다”며 “상상할 수 없는 용서의 간증을 듣고 아프리카 선교를 결정했다”고 했다.

르완다 대학살 당시 많은 치과의사가 살해당하고, 타국으로 도피했던 르완다는 치의학 불모지로 손꼽혔다.

His Hands On Africa(HHOA). 앞줄 오른쪽 끝이 이병중 원장 부부

그는 부족한 치과의사를 육성하고 가난한 이들을 진료하기 위한 방편으로 미국에 His Hands On Africa(이하 HHOA) 본부를 설립하고 후원 기부페이지(https://www.hishandsonafrica.org/donate.html)도 개설했다.

이 원장은 “오래전 미국의 의료선교사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보인 희생이 대한민국 의료제도나 치의학 발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며 “희생과 지원의 수혜자로서 르완다를 포함한 사정이 어려운 국가를 돕는 건 우리의 당연한 의무”라고 했다.

이 원장 부부는 슬하에 2남 1녀를 두고 있는데 딸(31세)은 결혼하여 뉴저지에서, 아들 둘(29세, 27세)은 LA에 거주하며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고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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