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November 21, 2024

[이바울목사 칼럼] 영광의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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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바울 목사

영광의 흔적

‘흔적’이란 지난날에 무언가를 행했던 ‘자국’이다.

이 흔적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이 흔적의 주인공이 과거에 무엇을, 어떻게 했으며 어떤 결과를 기대해 왔는지조차 알수 있게 해준다.

꽤 오래전의 일이다. 동계 올림픽 여자 스케이팅 금메달리스트 이상화의 발 사진이 신문에 올라왔다. 그리고 그녀의 그 흉한(?) 발사진은 온 국민의 심장을 두들겼다. 도대체 얼마나 피눈물의 훈련을 했기에 이 어린 소녀의 이쁘고 아름다워야 할 두 발이 곰 발바닥처럼 그리도 험하단 말이냐!

누렇게 굳은살이 발바닥 여기저기 거칠게 박혀있고 복사뼈 주변을 포함한 발 전체가 심한 화상을 입은 모양으로 흉측하게 뒤틀려 있었던 것. 

그것은 이미 보통 사람 발의 모양이 아니었다. 분명 혹독한 훈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살이 터지고 문드러지며 진물이 나고 아물고 또 상처가 나고 하는 그런 과정을 수없이 반복했으리라. 그 꿈 많은 어린 나이에 말이다. 그런 결과물로 그녀는 세계의 내로라하는 선수들을 물리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으며 오늘날 세계 스케이팅계의 전설로 회자되고 있다.

난 그녀의 발을 사진으로 보고는 그만 눈물을 왈칵 쏟고 말았다. 백 마디 말보다 그 한 장의 사진이 나의 가슴을 요동치게 한 것이다. 

흔적, 그 흔적들이 그녀의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사도 바울은 말한다.

“내가 내 몸에 예수의 흔적을 가졌노라”고. 

“내가 수고를 넘치도록 하고 매도 지나치게 맞고 ~ 유대인에게 사십에 하나 감한 매를 다섯 번 맞았으며 세 번 몽둥이로 맞고 한번 돌로 맞고 세 번 파선을 당하여~~굶주리고 목마르며 ~ 추위를 당하고 헐벗었노라” (고후 11장)

그는 이러한 고난과 환난, 고통의 흔적들을 고스란히 몸에 지니고 있었다. 어찌 몸뿐이었으랴. 교회를 향한 걱정과 노심초사하는 마음들, 이런 것들도 그의 마음에 고스란히 흔적으로 남았으리라. 그러나 이러한 흔적들이야말로 바울을 진정 바울 되게 한 것이 아니겠는가? 

그는 이러한 흔적들로 인하여 하늘에 무한 상급을 쌓지 않았을까? 

초대교회 지도자 야고보에 대한 전설이 있다. 그가 세상을 떠난 후 그를 장사하던 사람들은 소스라치게 놀랐단다. 이유인즉 그의 무릎이 마치 낙타 무릎처럼 심하게 굳은살이 박혀있었기 때문. 얼마나 눈물 어린 기도의 세월을 보냈기에 무릎이 그리 변형되었을까? 

주님께서는 의심하는 도마에게 양손과 옆구리에 나 있는 십자가의 ‘흔적’을 보이셨다. 그 처참한 십자가 흔적을 본 도마의 심정이 어떠했을까? 

당신은 어떠한 흔적을 가지고 있는가? 고통과 고난의 흔적을 몸에 혹은 가슴에 간직하고 있는가? 아니면 지금 그 영광의 흔적들을 만드는 중에 있는가? 흔적이 만들어질 때 결코 즐겁지 않다는 사실을 아는가? 그러나 그 아픔과 고통들이 때가 되면 웃음과 영광으로 변하게 되는 것도 아시는가? 

소녀 금메달리스트 이상화, 그 아픔의 흔적이 찬란한 금메달을 만든 것처럼, 사도 바울의 그 일그러진 흔적들이 영화로운 저 하늘의 미래를 예약하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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