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철학 있는 목회자
목회와 전도는 다르다. 전도란 하나님의 복음을 믿지 않는 이들에게 전함 으로서 그들을 구원으로 이끌어가는 것에 주 목적이 있다. 그러나 목회는 이를 포함하면서 교회를 통하여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며 그 분의 거룩한 뜻을 이 땅에 실현한다는 좀더 광범위하고 장기적이며 원대한 목적과 뜻을 가진다.
따라서 목회에는 뚜렷한 목회관과 방향성이 필요하다. 회사를 경영하는 방법을 누구나 공부하면 알수 있지만 그리스도의 관점에서 교회를 이해한다는 것은 결코 경험이나 지식의 습득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오늘날 목회란 무엇인가?에 대한 바른 이해를 소유하지 못한 현세적인 교회 지도자들이 사역에 종사하고 있는 현실에 우려하지 않을 수 없으며 많은 교회와 목회자들이 목회철학 없는 목회로 인해 목회의 갈길을 찾지 못해 방황하고 있는 것 또한 안타까운 일이다.
계시록 2~3장에는 7교회가 소개되어 있고, 각 교회마다 당면한 문제와 해결 해야 할 과제가 각각 달랐다. 즉 주님의 요구가 지역과 시대에 따라 다르다. 따라서 오늘의 지역교회가 서있는 삶의 자리마다 사명과 역할이 다를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대부분의 교회는 특성이 없이 천편일률적이다.
교회의 회복이 필요한 때
현대에 들어와 세계교회와 한국, 그리고 이민교회에 교회 하락세의 뚜렷한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교회에 세속화의 물결이 범람함으로 인해 하나님의 교회가 마땅히 감당해야 할 ‘세상의 빛’으로서의 역할이 미미한 것 또한 현실이다. 따라서 현재 교회에서 행해지는 설교, 교육 그리고 교회의 전반적인 운영 등에서 사역자는 개혁의 마인드를 갖고 말씀 회복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교회의 목회자가 된다는 것은 놀랍고 위대한 특권이며 동시에 또한 무거운 책임을 걸머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주님의 일을 맡은 목회자는 사역에 임함에 있어서 어떠한 목회관을 가져야 하는가? 마땅히 고심해야 할 사안이라 생각한다. 하나님의 사역자라면 누구나 뚜렷한 사역철학이 있어야 함은 당연하다. 모든 지역교회와 사역자마다 주님의 요구가 다르고 사명이 다르며 준비된 사항이 다르다. 그렇다면 각자의 상황에 맞는 사역을 펼치는 것이 옳을 것이다.
‘목회철학’의 용어정리
목회란 말은 헬라어의poimen 에서 시작된 말이다. 이는 ‘양떼를 먹이고 돌 본다’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독일어로는 Seelsorge(제엘조르게)이고 영어로는 ministry이며 이 두 낱말은 모두 ‘영혼을 돌본다’는 의미이다. 목회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는 사역자가 영혼을 구원하는 일과 더불어 교회에서 하는 일 전부를 가리켜 ‘목회’라고 답할 수 있겠다. 그리고 목회의 목적은 그리스도 안에서 성도를 질적, 양적으로 성장성숙케하는 일이 될수 있을 것이다. 또한 궁극적으로 목회는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것’이 그 목적이다.
그러면 목회철학에서의 철학의 의미는 무엇인가? 여기서의 철학을 굳이 일반적 학문의 철학에 대한 개념을 빌어올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국가 통치의 경우, 통치 철학이 있어야 하고 기업을 경영함에 경영철학이 있으며 각 개인의 인생을 위해 가치관과 인생관이 있듯이 그렇게 목회사역을 수행함에 있어서 일관된 목적과 목표를 위한 철학을 말함인데 그것은 곧 사역자로서 ‘목적진술’을 가리킨다. 이 말은 내가 이 사역으로 이루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정확하게 진술한다는 것인데 이것이 바로 ‘목회철학’이라고 하겠다. 다른 말로 표현한다면 ‘목회관’ 혹은 ‘목회론’이라 해도 본 의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이 목회철학은 사역자의 걸어가야 할 길과 목표의식을 확고히 해주는 역할을 한다. 목회나 목회신학이 사역자에게 ‘누가?’ 그리고 ‘무엇?’에 대한 물음에 답을 주는 것이라면‘ 목회철학’은 ‘어떻게?’ 와 ‘왜?’의 물음에 대한 답을 제공한다면 답이 될 것이다.
목회철학의 성경적 고찰
* 목회서신서에서
보통 신약성경 중에서 디모데전,후서와 디도서를 목회서신으로 분류한다. 그리고 이 서신은 사도 바울이 그의 제자였고 당시 목회 현장에서 양무리를 담당하던 그들에게 목회에 관한 교훈과 교리들을 가르친 내용이 담겨져 있다. 그런데 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디모데에게 보낸 서신과 디도에게 보낸 서신의 강조점과 가르침이 각각 다른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또한 디모데전서와 후서의 내용도 역시 다른 포인트를 제시한다. 당시 디모데와 디도는 그들의 스승이었던 사도바울의 기르침을 따라 목회철학과 가치관 더 나아가 비젼이나 사명 등을 생각하고 다짐하며 그들의 목회 사역을 펼쳐 나갔으리라.
디모데에게 보낸 첫번째 서신에서 바울은 ‘청지기 사명’과 ‘복음의 군사가 될 것’ 그리고 ‘선한 싸움을 싸워 나가라’는 사역지침을 교훈하고 있다. 두번째 서신에서는 ‘복음과 함께 고난 받을 것’을 강조했다. 그리고는 마지막 죽음을 앞에 두고 있는 자신의 모습과 각오, 하늘의 상급을 이야기한다.
디도서를 보자. 바울은 디도에게 그가 목회하고 있는 그레데 지역의 특성을 말하며 그들을 ‘엄히 다스리고 거짓 선지자들을 대항하여 이기라’고 촉구하고 있다. 바울은 결국 디모데와 디도에게 그들에게 가르쳐 준 목회철학에 입각한 사역에 충실하여 하나님의 사역에 조금도 차질이 없도록 인도하고 있는 것임을 우리는 발견할 수 있다.
사도 바울은 디모데와 디도에게 그들의 특성과 각기 맡아 목회하고 있는 지역적 필요, 환경적 요인 그리고 교회를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의 상태를 파악하여 각각 그들에게 맞는 목회 철학을 지도하였다.
* 모세오경에서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을 목양했다. 출애굽 시기부터 이스라엘 양떼를 이끌어 왔던 그는 누구보다도 절실하게 현장성 있는 목회의 경험자이다. 그의 목회 철학을 살펴보자. 그의 비젼은 출애굽이었고 가나안 입성이었으며 그의 사명은 이스라엘을 주님의 길로 인도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목회적 가치관은 오로지 하나님께 순종하는 것이었다.
모세가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사명과 비젼을 따라 그대로 그의 길을 갔던 것처럼 오늘날의 목회자 역시 나에게 주어지는 목회철학을 찾아 그 길을 가는 것이다. 그리고 이스라엘이 그들을 이끌었던 불기둥과 구름기둥을 따라간 것처럼 우리는 지금도 여전히 인도하시는 성령님의 인도를 따르며 가야 한다.
* 기타 구약에서
사무엘의 “재물을 탐내지 아니하고 이스라엘 양떼를 위하여 기도하기를 쉬는 죄를 결코 범하지 않겠다”는 말을 통해 그의 목회철학의 단면을 살펴 볼 수있다. 아모스 선지자는 “공법을 물같이 정의를 하수같이” 임하게 하는 것이 이 백성을 위한 하나님의 뜻이라고 여기고 그러한 목회 철학에 입각하여 그의 사역을 펼쳐 나갔다. 열왕시대에 히스기야 왕은 기도의 통치철학(목회철학)으로 하나님께 인정 받는 왕이 되었음을 성경은 가리키고 있다.
우리는 구약의 여러 역사적 정황에 따라 각기 다른 목회철학에 입각한 사역을 펼친 선지자들과 하나님의 일군들의 모습을 살펴보았다. 이는 오늘날의 상황과 다르지 않다. 모든 사역에는 그에 따른 사역의 철학이 필요하다.
목회 철학에 대한 역사적 고찰
* 마틴 루터
중세교회의 가장 어두운 시기에 루터는 교회의 전면에 등장했다. 그리고 당시 강력한 카톨릭의 특권과 권한 남용에 정면으로 도전하여 역사를 뒤바꿔 놓을 종교개혁의 기치를 높이 들면서 생명을 걸고 싸워 나갔다. 그는 타락일로를 치닫던 교회에 새로운 희망의 불빛을 비추는 외로운 등대의 역할을 자임하였다. ‘오직 믿음으로 오직 성경으로’를 외치며 새로운 교회의 시대를 활짝 열어 놓은 그는 물러서지 않는 목회철학과 불퇴진의 신념으로 전진하여 오늘의 개신교를 탄생시킨 것이다.
* 요한 칼빈
천재 신학자였던 칼빈은 일찌기 기독교 강요를 저술하고 난 이후 일약 세계적 명성을 얻게 되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스위스 제네바 시의회의 요청에 의해 그 곳에서 신성도시 즉, 하나님의 도시를 건설하고자 했다. 그는 하나님의 말씀을 폭 넓게 그리고 깊이 연구해 나갔다. 하나님의 절대 주권, 인간의 타락과 예정 그리고 견인의 교리가 칼빈의 5대 교리로 초석을 마련한 때가 바로 이 시기이다. 칼빈은 도시의 모든 시민들에게 말씀을 가르치고 암송하며 지키도록 촉구했으며 거룩한 예배를 드리고 생활 속에서 실제로 신앙적 삷을 살도록 엄격하게 가르쳤다. 그는 결코 흔들리지 않는 확고한 목회철학에 입각하여 그의 사역을 전개해 나갔다.
* 존 웨슬리
폭풍 속 흔들리는 배 안의 위험스런 상황에서도 요동하지 않고 감사의 찬양을 드리는 모라비안 교도들의 의연한 모습에 충격을 받은 이후, 웨슬리는 새로운 사역철학을 배우게 된다. 그리고는 믿음과 성화의 교리에 기초하여 자신의 목회철학을 전개, 회개를 외치며 전국 곳곳을 쉬임없이 순례하면서 가는 곳마다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도시를 변화시켰으며 조직을 결성함으로서 감리교의 창시자가 되었다.
목회철학과 사역현장의 관계
위에서 살펴 본대로 신약의 디모데와 디도 그리고 구약의 왕들과 선지자들은 그들이 살았던 역사의 현장에서 처한 상황과 사명에 따라 각각 적합한 목회 철학을 확립, 그에 입각하여 그들의 사역을 펼쳐 왔었음을 살펴보았다. 또한 교회사의 지나간 마당을 더듬어 오면서 역시 하나님의 사역자들이 각자마다 그들에게 주어진 환경과 은사에 따라 각자에게 알맞는 목회철학이 있었음을 확인하였다.
이와 같이 하나님의 사역자인 우리는 우리가 처한 역사의 자리에서 우리 각자가 받은 은사와 능력과 사명에 따라 그에 걸맞는 목회철학을 확립해야 할 것이다. 이 목회철학은 우리를 안내하는 방향타의 역할을 해줄 것이며 우리의 의지력을 복 돋워줄 뿐만아니라 세상의 파고에 흔들리지 않고 목표를 향해 굳건하게 나아 갈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다.
예수님의 목회철학
시대마다 지역마다 특성에 따라 또한 각 사역자마다 능력과 은사에 따라 각기 다른 목회철학을 가질수 있겠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역자에게는 목회철학의 모본이 있어야 할 것이다. 물론 우리 모두는 성경의 진리를 따라야 하지만 성경이란 해석자의 해석 여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개연성이 있기에 더욱 확실한 모본이 필요할 것인데 그 모본은 다름이 아닌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주님의 목회철학은 어떠하셨는가? 간단하게 요약해보자. 우선 ‘성육신’이다. 하나님의 영광의 본체이심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비워 육신을 입으셨다. 성경은 이를 겸손의 표본이라고 가르친다. 또한 말씀하시기를 ‘섬기기위해’ 세상에 오셨다고 하셨다. 다음에는 십자가의 ‘희생적 죽으심’이다. 즉, 예수님께서는 <성육신, 섬김, 희생적 죽음>의 목회철학을 가지시며 이 세상에서 사역하셨다. 만약 우리 사역자들이 이러한 주님의 목회철학을 따를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