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November 21, 2024

유신진화론 세미나…“창조에 진화론 개입되면 전통 무너져”

인기 칼럼

예장합신 부림교회 유신진화론 세미나
신국현 목사, 과학 영역 존중해야 하나
가설 진화론으로 기존 창조론 공격 ‘위험’

예장합신 부림교회(신국현 목사)가 지난 4월 27일 ‘유신진화론과의 대화’ 세미나를 개최해서 화제다. 세미나에서는 이 교회 담임 신국현 목사가 주제 강연을 했으며 유신진화론의 정의를 설명하고 그 논점과 위험성을 균형 있게 설명했다.

예장합신 부림교회(신국현 목사)가 ‘유신진화론과의 대화’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 박사이기도 한 신 목사는 최근 <유신진화론과의 대화>(세움북스)를 펴내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그동안 신학계에서 진화론의 헛점을 공격하면서 유신진화론도 진화론과 다를 바 없기에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비판한 이들은 있었지만 신 목사처럼 유신진화론자들과 대화를 시도하려는 입장에서 차근히 문제를 지적한 이는 드물었다.

그럼 유신진화론은 무엇일까? 신 목사는 “유신진화론을 가장 간단하게 정의하면, 하나님께서 진화의 방식을 통해 우주를 발생시키시고 운영하신다는 것”이라면서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존재와 진화의 방식을 모두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목사의 설명대로 유신진화론자들은 진화론과 창조론이 조화를 이룰 수 있다고 하면서, 하나님께서 창조 시에 진화의 방식을 사용하셨다고 믿는다. 혹자는 과학적 가설과 관찰의 결과 학계에서 정설로 굳어진 빅뱅이론을 통해 창세기의 창조론을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신 목사는 창세기의 창조론과 아담의 역사성을 인정하면서 그것을 진화론과 조화시키려는 일부 유신진화론자들이 있다 하더라도, 유신진화론 자체가 지닌 핵심 주장을 볼 때 발생되는 문제가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신 목사는 바이오로고스의 수장이자, 대표적인 유신진화론자인 프랜시스 콜린스(Francis. S. Collins)의 견해를 중심으로 유신진화론자들이 공통적으로 주장하는 바를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우주는 약 140억년 전에 무로부터 창조됐다 △우주의 여러 특성은 생명이 존재하도록 정확하게 조율(Tuning)돼 있다 △생명이 탄생한 뒤로 대단히 오랜 세월에 걸쳐 진화와 자연선택으로 생물학적 다양성과 복잡성이 생겨났다 △그러나 진화가 시작된 이후로는 특별히 초자연적으로 개입할 필요가 없어졌다 △인간도 이 과정의 일부이며 유인원과 조상을 공유한다 △그러나 진화론적 설명을 뛰어넘어 영적 본성을 지향하는 것은 인간만의 특성이다. 도덕법이 존재하고 역사를 통틀어 모든 인간 사회에서 신을 추구한다는 사실이 그 예가 된다.

신 목사는 이 같은 유신진화론을 그대로 받아들일 경우 정통교리와 신앙체계에 심각한 혼란이 올 것이라고 염려했다. 먼저 유신진화론을 신봉할 경우 하나님의 창조는 완성된 세계가 아닌, 완성될 가능성만을 창조한 것이 되고 만다. 또 유신진화론을 신봉할 경우 아담의 역사성과 언약적 대표성이 없어진다. 신 목사는 “만일 아담이 애초부터 하나님의 형상과 모양을 지닌 특별한 존재로 창조됐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게 되면 인간의 원죄와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 교리까지 흔들리게 된다”고 밝혔다.

신 목사는 “신앙을 가졌다고 해서 과학의 업적을 무시하는 입장을 취해서는 결코 안 되며, 진화론이 절대적이기에 창조론은 시대에 뒤떨어진 잘못된 생각이라고 폄하하는 것도 잘못”이라고 하면서 “과학계와 신학계는 일방적인 자기주장만 가지고 서로를 폄훼하기 보다는, 마음을 열고 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진화론은 우주와 인간의 기원을 확증할 수 없는 가설이며 이론일 뿐”이라면서 “진화론을 절대시해 성경적 창조 개념을 무리하게 수정하고 난도질한다면 우리가 가지고 온 건강한 성경 해석의 전통을 다 부인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진화론을 인정하지 않으면 비과학적 비이성적이라는 시선을 받게 되고 일반인 전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는 염려를 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에 대해 신 목사는 “교회가 진화론을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교회를 나오지 않겠다고 말하는 사람은 실제로 많지 않다”면서 “사람들이 교회에 나오지 않는 이유는 오히려 교회가 성경적인 방법으로 세상과 구별돼 살지 않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기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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