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합신 부림교회 유신진화론 세미나
신국현 목사, 과학 영역 존중해야 하나
가설 진화론으로 기존 창조론 공격 ‘위험’
예장합신 부림교회(신국현 목사)가 지난 4월 27일 ‘유신진화론과의 대화’ 세미나를 개최해서 화제다. 세미나에서는 이 교회 담임 신국현 목사가 주제 강연을 했으며 유신진화론의 정의를 설명하고 그 논점과 위험성을 균형 있게 설명했다.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 박사이기도 한 신 목사는 최근 <유신진화론과의 대화>(세움북스)를 펴내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그동안 신학계에서 진화론의 헛점을 공격하면서 유신진화론도 진화론과 다를 바 없기에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비판한 이들은 있었지만 신 목사처럼 유신진화론자들과 대화를 시도하려는 입장에서 차근히 문제를 지적한 이는 드물었다.
그럼 유신진화론은 무엇일까? 신 목사는 “유신진화론을 가장 간단하게 정의하면, 하나님께서 진화의 방식을 통해 우주를 발생시키시고 운영하신다는 것”이라면서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존재와 진화의 방식을 모두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목사의 설명대로 유신진화론자들은 진화론과 창조론이 조화를 이룰 수 있다고 하면서, 하나님께서 창조 시에 진화의 방식을 사용하셨다고 믿는다. 혹자는 과학적 가설과 관찰의 결과 학계에서 정설로 굳어진 빅뱅이론을 통해 창세기의 창조론을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신 목사는 창세기의 창조론과 아담의 역사성을 인정하면서 그것을 진화론과 조화시키려는 일부 유신진화론자들이 있다 하더라도, 유신진화론 자체가 지닌 핵심 주장을 볼 때 발생되는 문제가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신 목사는 바이오로고스의 수장이자, 대표적인 유신진화론자인 프랜시스 콜린스(Francis. S. Collins)의 견해를 중심으로 유신진화론자들이 공통적으로 주장하는 바를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우주는 약 140억년 전에 무로부터 창조됐다 △우주의 여러 특성은 생명이 존재하도록 정확하게 조율(Tuning)돼 있다 △생명이 탄생한 뒤로 대단히 오랜 세월에 걸쳐 진화와 자연선택으로 생물학적 다양성과 복잡성이 생겨났다 △그러나 진화가 시작된 이후로는 특별히 초자연적으로 개입할 필요가 없어졌다 △인간도 이 과정의 일부이며 유인원과 조상을 공유한다 △그러나 진화론적 설명을 뛰어넘어 영적 본성을 지향하는 것은 인간만의 특성이다. 도덕법이 존재하고 역사를 통틀어 모든 인간 사회에서 신을 추구한다는 사실이 그 예가 된다.
신 목사는 이 같은 유신진화론을 그대로 받아들일 경우 정통교리와 신앙체계에 심각한 혼란이 올 것이라고 염려했다. 먼저 유신진화론을 신봉할 경우 하나님의 창조는 완성된 세계가 아닌, 완성될 가능성만을 창조한 것이 되고 만다. 또 유신진화론을 신봉할 경우 아담의 역사성과 언약적 대표성이 없어진다. 신 목사는 “만일 아담이 애초부터 하나님의 형상과 모양을 지닌 특별한 존재로 창조됐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게 되면 인간의 원죄와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 교리까지 흔들리게 된다”고 밝혔다.
신 목사는 “신앙을 가졌다고 해서 과학의 업적을 무시하는 입장을 취해서는 결코 안 되며, 진화론이 절대적이기에 창조론은 시대에 뒤떨어진 잘못된 생각이라고 폄하하는 것도 잘못”이라고 하면서 “과학계와 신학계는 일방적인 자기주장만 가지고 서로를 폄훼하기 보다는, 마음을 열고 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진화론은 우주와 인간의 기원을 확증할 수 없는 가설이며 이론일 뿐”이라면서 “진화론을 절대시해 성경적 창조 개념을 무리하게 수정하고 난도질한다면 우리가 가지고 온 건강한 성경 해석의 전통을 다 부인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진화론을 인정하지 않으면 비과학적 비이성적이라는 시선을 받게 되고 일반인 전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는 염려를 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에 대해 신 목사는 “교회가 진화론을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교회를 나오지 않겠다고 말하는 사람은 실제로 많지 않다”면서 “사람들이 교회에 나오지 않는 이유는 오히려 교회가 성경적인 방법으로 세상과 구별돼 살지 않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기독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