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되면서 난민과 피난민 숫자가 급속히 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250만 명이 넘는 난민이 우크라이나를 탈출했다고 밝혔고 국내에 있는 난민 수도 약 2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면서 2차 대전 이후 최악의 난민 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UNHCR에 따르면 약 88만 5300여 명(이하 5일 기준)이 우크라이나 서북부 지방과 맞닿은 폴란드로 피신했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난민을 자신의 외부 관저에 머물도록 하기도 했다. 루마니아도 최대 50만 명의 난민을 수용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독일·영국 등 서유럽 국가도 우크라이나 난민을 받기 시작했다.
유럽연합(EU)은 지난 3일 열린 내무장관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난민에 대해 ‘일시 보호 명령 제도’의 가동에 합의했다. 미국도 우크라이나 난민을 수용하는 국가를 지원하기로 했다. 지난 5일 폴란드 국경지대를 방문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바이든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난민을 수용한 인접 국가들에 27억 5000만 달러(약 3조 3800억 원) 규모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난민 문제에 까다로웠던 일본도 지난 2일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재일 우크라이나인의 가족을 비롯한 난민 수용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호주도 정착을 원하는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비유럽 국가 중 우크라이나 난민 수용 의사를 밝힌 주요 국가는 캐나다, 호주, 일본 등이다.
한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21일째인 16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총 15개 항목의 잠정적 ‘평화 협정’ 초안을 만들기로 합의하고, 그 세부 내용과 실행 방안을 놓고 추가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 신문은 협상에 참여한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포기와 군사적 중립 선언, 우크라이나 영토 내에 외국 군사 기지나 무기 배치 불가 등을 조건으로 러시아군이 지난달 24일 침공 이후 점령한 지역에서 모두 철수하고 우크라이나의 안전을 보장하는 방안이 논의됐다”며 “이를 바탕으로 15개 항목의 평화 협정 초안을 작업 중”이라고 전했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스웨덴·오스트리아 모델의 중립국화를 요구했다며 하지만 상당한 수준의 ‘비무장’이 조건이라 우크라이나가 거부 의사를 밝혔다고 했는데 우크라이나측 협상 대표인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실 고문은 “중립국화 모델은 오직 우크라이나식으로만 돼야 하며, 법적으로 검증된 안전 보장이 있어야만 가능하다”고 했다.
고 예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