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November 21, 2024

오정호 목사…“신학정체성 회복과 잘못된 관행의 단절, 개혁의 양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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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정체성선언으로 교단의 이정표 세우고
구태를 끊기 위해 정화의 동력 멈추지 않아
원팀 되어 함께 도움 준 모든 분들께 감사

‘교회여, 일어나라’(행 6:7)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교단 개혁과 정체성 회복을 향해 달려온 제108회 총회가 마무리돼간다. 퇴임을 앞두고 있는 총회장 오정호 목사로부터 한 회기동안의 회고와 교단 발전을 위한 제언을 들어봤다.<편집자 주>

예장합동 총회장 퇴임을 앞둔 오정호 목사(오른쪽)가 퇴임 소감을 전하고 있다.

▲총회장님 취임 대담을 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1년이 지났습니다. 퇴임 소감을 말씀해 주십시오.

=부족한 종에게 섬김의 기회를 주신 하나님과 전국교회에 감사드립니다. 총회장을 섬김의 자리라고 생각하고 실천해 보고자 노력했습니다. 임기 중에 가장 기뻤던 일은 총회를 위해 기도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봉사하는 많은 분들을 만난 것입니다. 저도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내적 성장의 기회를 삼을 수 있었습니다.

▲총회장님은 108회기 슬로건 ‘교회여, 일어나라’를 토대로 교회 회복, 목회자 회복, 장로 회복에 앞장섰습니다. 이를 통해 교단 회복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보십니까?

=저는 ‘교회여, 일어나라’ 운동을 통해 교단이 당면한 상황에 대해 문제의식을 공유하게 되기를 바랐습니다. ‘목회자 회복영성캠프’, ‘원데이 송년말씀축제’, 장로 대상의 ‘원데이 말씀축제’, 목회자 부부와 더불어 남녀 전도사를 대상으로 한 ‘사역자 원데이 세미나’ 등을 진행했습니다. 이 행사들에 오신 많은 분들이 긍정적인 평가를 해줬습니다. ‘교회여, 일어나라’ 운동은 코로나19 이후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목회자 장로 성도들께 용기를 주고 새 출발을 다짐하는 계기가 됐을 것입니다.

▲또 총회장님이 강조했던 단어가 ‘원팀’이었습니다. 총회장님은 총회를 필두로 총신, 기독신문, GMS 등 산하 기관의 원팀을 강조했습니다.

=원팀이란 함께 간다는 의미입니다. 총회, 총신, GMS, 기독신문은 원팀입니다. 또한 상비부 임원이나 특별위원회도 원팀입니다. 총회의 기관들과 섬기는 이들은 동역자 의식을 가져야 합니다. 교단을 개혁하고 발전시키는 방향을 바라보며 하나되어야 합니다. 이는 총회가 산하 기관과 상비부 등의 사역을 존중해야 한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저는 총회장으로 지나친 간섭이나 월권을 하지 않고 관계 부서와 기관의 결정을 최대한 존중하고 도우려고 했습니다. 앞으로도 총회가 방향을 정하고 울타리가 되는 한편 산하 기관과 상비부나 특별위원회가 전문성을 발휘해 일할 수 있는 분위기가 유지되기를 바랍니다.

▲특히 108회기 들어 총회와 총신의 관계가 과거와 다르게 매우 좋아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총신대는 교단의 목회자를 양성하는 모판이며 저수지 같은 곳입니다. 그동안 총신이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었으나 최근 이사회가 안정되고 새로운 총장이 선임되면서 신학교의 심장인 채플이 뜨거워지며, 발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총회가 재정 지원을 결의한 것은 이 같은 총신의 자구 노력에 힘을 보탠 것입니다. 총신이 바른 신학과 경건으로 무장한 인재들을 양성할 때 교단의 미래가 밝습니다. 여러 신학교들이 학생 모집이 어려운 가운데 목회자 양성에 힘쓰고 있는 점을 치하드립니다. 지방신학교들의 발전을 위해서도 총회 차원의 관심이 계속되기를 바랍니다.

▲개혁총회를 지향하셨습니다. 개혁 총회로 가는 첫 번째 시험대가 107회기 선관위 뇌물 사건 처리였는데 사건을 일으킨 당사자에게 영구 총대 정치 처분을 내리셨습니다.

=개혁도 하나님의 은혜가 있어야 가능합니다. 그런 만큼 개혁을 위해 단절해야 할 일은 단절해야 합니다. 우리는 관성의 법칙에 젖어 잘못된 것이 잘못된 줄 모르고 반복할 때가 있습니다. 107회 선관위 때 있었던 일은 관행을 넘어선 것이었습니다. 선관위에 대한 감사부의 결정과 후속조치가 총회 때 잘 마무리돼 총회의 전환점이 마련되기를 바랍니다.

▲감사부가 작성한 선관위 회계 감사에 서명하신 것으로 압니다.

=감사부가 한 회기 동안 오해 받고, 희생하면서 만든 소중한 문건입니다. 기도하고 최선을 다해 만든 보고서를 존중히 여기고 그대로 받았습니다. 단어 하나 수정하지 않았습니다. 감사부장과 임원분들과 위원들께서 큰 수고를 하셨습니다.

▲아울러 개혁 과제를 풀이하는 과정에서 총회의 구조적 한계나 걸림돌이 됐던 것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오랫동안 마음 아프게 생각했던 일은 선거문화였습니다. 금권이나 흑색선전 대신 건전한 정책과 비전을 중시하는 선거풍토가 이뤄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제가 한 회기동안 개혁을 이야기 했습니다만, 어찌보면 개혁은 매우 상식적이며 일상적인 것에서 시작합니다. 종교개혁의 기준은 성경으로 돌아가자는 것이었습니다. 성경으로 돌아갔을 때 문화변혁이 뒤따랐습니다. 교단 구성원 모두가 신앙의 기본으로 돌아서는 결단을 통하여 하나님을 기쁘시게 합시다. 공정과 개혁이 상식이 되기를 소원합니다.

▲여성 강도권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겠죠. 108회기 여성사역자특별위원회TFT가 이번 총회에서 여성 강도권 허락을 청원했습니다. 격론이 예상됩니다.

=여성 강도권과 관련해 수많은 토의가 있었고 찬반의견 개진이 여러 차례 있었던 것으로 압니다. 이번 총회에서 충분한 토론을 거쳐 현명한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지금까지 우리 총회가 견지해온 신학의 원리에 따르면 여성 안수는 불가합니다. 문제는 성경의 원리냐, 상황화냐, 갈림길에서 성경적 원리를 붙잡아야 하겠지요.

▲관심을 가지셨던 사역들에 대해 더 말씀해 주십시오.

=3회기 동안 17분의 신학자들과 함께 총회신학정체성선언문을 작성해 제108회 총회의 결의를 얻어 선언문과 해설을 책으로 발간했습니다. 이 책자가 우리 총회의 모든 교회의 관심을 끌어 보급되고 다음세대까지 이해할 수 있도록 선언가 작곡 등 후속작업이 이어지고 있음에 보람을 느낍니다. 신학정체성선언을 통해 교단이 한 방향을 바라보고 나아가며 한국교회와 사회를 선도하는 역할을 하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특히 교회 내의 젊은이들이 체계적 신앙으로 무장해 복음의 전사로 쓰임 받으면 좋겠습니다. 총회회관 1층의 역사관을 정비해 총회역사전시관으로 재탄생토록 한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교단의 소중한 역사와 유산은 하나님의 놀라운 선물입니다.

제61회 전국목사장로기도회를 하면서 그동안의 관행을 깨고 기도회의 순수성을 부각시키려고 했습니다. 수년간 저녁집회 설교자로 목사부총회장 출마예상자를 세우고 총회임원수련회에 찬조를 많이 하는 목사나 장로에게 강의를 맡겼던 것을 원래의 취지대로 돌려 놓았습니다. 순서자를 줄이고 공적예배가 아닌 전체강의에서 축도 순서를 없앴으며 저녁집회에서는 설교자가 직접 기도회를 인도하게 하는 등 기도에 집중하도록 배려했습니다. 총신, 광신, 대신, 칼신의 총장님들이 직접 학교소개와 기도회를 인도하심도 반응이 좋았습니다. 총회장상 수상자는 교단의 정체성 수호에 노력한 이들을 선정했고 세례교인헌금을 성실히 납부해온 교회도 잊지 않았습니다. 지난 24년의 긴 세월동안 총회사랑을 묵묵하게 실천한 교회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교계연합사업으로 한교총 통합추진위원장으로 교계연합기관 통합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거룩한방파제 대회장으로서 3년째 차별금지법, 동성결혼법제화, 동성애 반대운동에 앞장선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최근 예기치 않은 폭우피해로 어려움을 겪으시는 목회자님들과 교우들께 주님께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와 새 힘을 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퇴임 이후에도 더 나은 총회, 개혁적인 총회, 평안한 총회를 이루기 위해 기도해주실 줄로 믿습니다. 마무리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그동안 우리 총회의 발전을 위하여 수고하신 증경총회장님들과 임원님들의 격려에 감사드립니다. 수선대후(守先待後) 정신으로 달려왔지만. 부족한 것은 저의 몫이기에 새로 헌신하실 분들의 분투를 기대합니다. 앞으로도 우리 총회 발전과 개혁을 위해 힘을 모아 주십시오. 개혁은 더디게 보일지라도 기도하며 전진해 나갈 때 교단이 점점 나아질 것이고 한국교회 앞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모습으로 변화될 것입니다. 저는 총회장직에서 물러나지만, 교단의 발전을 위해 계속 기도하겠습니다.

[기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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