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부 ‘신학정체성선언문’ 세미나
역사적 신앙고백을 명확하게 했다
수도권 이어 5월 27일 대전서 개최
개혁교회의 특징 중 하나는 끊임없이 교회를 개혁하며,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진리를 지키기 위해 신앙고백을 했다는 것이다. 초대교회의 사도신경을 시작으로 교회는 니케아신조 칼케돈신조 스코틀랜드신앙고백서 하이델베르크요리문답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서 등을 작성했다.
또한 독일 영국 미국 일본 대만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여러 나라의 교회들은 자신의 문화와 환경 속에서 신앙고백 문서를 만들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는 3년 동안 연구를 거쳐 제108회 총회(총회장:오정호 목사)에서 <총회 신학정체성 선언문>과 해설 문서를 채택했다. 이 선언문은 교단의 공식 신앙고백문인 12신조와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및 대소요리문답의 기초 위에, 오늘의 교회와 성도들이 마주하고 있는 시대와 사회의 질문들에 성경과 개혁신학으로 기준을 제시한 것이다.
제108회 총회는 역사적인 <총회 신학정체성 선언문>(이하 <신학선언문>)을 채택하고 이를 총회 헌법에 부록으로 수록하도록 했다. 또한 신학부(부장:송유하 목사)가 총회 산하 교회들에게 <신학선언문>의 의미와 내용을 알리고 이를 성도들에게 가르치도록 했다.
서문과 12장으로 구성한 <총회 신학정체성 선언문>(이하 <신학선언문>)은 ‘개인 영혼구원과 사회봉사는 뗄 수 없는 관계’로 정리하고 ‘복음전도는 물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참여에도 헌신해야 한다’고 명시했다.(제9장 사회적 책임) 또한 동성애를 하나님 창조질서와 성경의 도덕법에 근거해 금지해야 할 행위로 규정했다. 낙태와 안락사 및 유전자 치료 등 생명윤리 문제, 나아가 인공지능, 환경, 전쟁의 문제(제10장 교회와 국가, 제11장 창조세계)까지 총회의 신앙 원칙을 세웠다.
신학부가 4월 22일 세곡교회(박의서 목사)에서 ‘교회와 신학 1차 세미나’를 열고 <신학선언문> 확산에 나섰다. 신학부는 서울과 경기 지역 교회를 대상으로 한 1차 세미나에 이어, 5월 27일 오전 10시 대전 새미래교회(양현식 목사)에서 2차 중부·호남 지역 세미나를 개최한다. 특별히 제주도 교회를 위해 7월 1일 동홍교회(박창건 목사)에서 3차 세미나를 진행할 예정이다.
세미나는 <신학선언문> 초안작성위원장을 역임한 김길성 교수, 총회신학정체성위원장 이풍인 교수(총신대), 구약학자이며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서 전문가인 장재 교수(칼빈대)가 강사로 나섰다.
김길성 교수는 ‘신학 정체성 선언문의 배경과 의의’를 주제로 발표했다. 김 교수는 조선예수교장로회 공의회 기간(1901~1906)부터 한국장로교회가 신앙고백문을 채택해 온 역사를 정리했다. 무엇보다 “1907년 제1회 총회(독노회)에서 12신조와 (웨스트민스터)소요리문답을 정식 채택하고 곧이어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서와 대소요리문답을 우리 교회와 신학교에서 마땅히 가르칠 것으로 결의”한 것에 큰 의미를 두었다. 이후 1963년 제48회 총회에서 12신조,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 대소요리문답을 총회의 신앙고백문으로 공식 채택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신학선언문>은 제48회 총회 이후 60년 만에 총회의 신앙을 고백하는 문서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이다.
이어 김길성 교수는 우리 교단의 <신학선언문>과 타 교단들의 신앙고백문서를 비교하고 평가했다. 예장고신 교단의 신앙고백문은 12신조가 빠져있고, 1903년 미국 장로교회가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문에 첨가한 제34장 제35장을 포함시킨 특징이 있다. 예장통합은 미국 교회가 첨가한 1903년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문과 함께, 1986년 발표한 신앙고백서와 21세기 신앙고백서 등 6개를 공식 채택하고 있다. 예장백석은 1903년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문, 2010년 개혁주의생명신학 선언문,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 선언문 등 5개를 공식 신앙고백서로 채택하고 있다. 김 교수는 한 뿌리에서 출발한 한국장로교회이지만 “명확한 신학적 차이가 있으며” 나아가 “장로교회가 고백해 온 내용까지 훼손”하는 문제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길성 교수는 “우리의 <신학선언문>은 지켜온 역사적 신앙고백을 더 명확히 하고 쉬운 진술을 통해 재확인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밝혔다.
이어 이풍인 교수가 ‘우리 교단 신학정체성선언문 작성 과정과 향후 활용 방안’을 주제로 발표했다. 앞서 김길성 교수의 발제를 보면, 타 교단들은 시대와 사회의 변화 속에서 선언문을 작성했다. 그 선언문을 교단의 공식 신앙고백문서로 채택해 소속 교회와 성도들에게 신앙의 기준을 제시했다.
이풍인 교수는 이 점을 주지시키며 “신학을 가장 중시하는 우리 교단의 특성을 고려할 때 신학정체성 선언문 작성은 진즉 이루어져야 할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시급성 때문에 이 교수는 제105회 총회에서 오정호 목사를 중심으로 신학정체성선언준비위원회를 구성한 후, 신학부와 총회 산하 신학교 교수 및 목회자들이 3년 동안 많은 연구논문을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신학선언문>을 위해서 총 15명의 신학자와 박사학위를 가진 목회자가 26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렇게 3년에 걸친 연구자들의 노력 속에 서문과 총 12장으로 구성한 <신학선언문>이 탄생할 수 있었다. 이풍인 교수는 “지구온난화, 종교다원주의, 인공지능의 시대에 성도의 역할과 사회적 책임에 대한 표명은 380년 전 기록된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서에서 담을 수 없는 내용”이라며, 성경과 교단의 신앙고백문서들에 기초해서 “시대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상황에 맞도록 분명하게 신앙을 고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신학선언문>의 의미를 강조했다.
나아가 이 교수는 <신학선언문>을 총회 산하 교회와 성도들이 인식하고 지표로 삼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신학선언문>과 해설문을 소책자로 제작해 교회와 성도에게 보급 △교회에서 <신학선언문> 교육 시간 마련 △다음세대를 위한 주일학교 및 수련회용 교재 제작 △어린이를 위한 만화 교재 제작 등을 제안했다.
세미나에 앞서 드린 예배는 신학부 서기 박의서 목사 인도로 총무 성경선 목사 기도, 강문진 목사(동서울노회장) 설교, 신학부장 송유하 목사 축도로 드렸다. 송유하 목사는 “<신학선언문>은 총회에서 너무 중요한 선언이다. 3차례 진행하는 세미나를 통해 우리 교회와 성도들이 선언문의 의미를 알고 배우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의서 목사는 “전국 교회에 <신학선언문>을 적극 알리기 위해 소책자 제작을 총회와 협의해서 진행하려 한다”며, <신학선언문>을 통해 온 교회와 모든 세대가 신앙을 점검하고 다시 정립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독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