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부사무총장직 폐지, 상근총무직 환원
‘샬롬·부흥’을 외치며 지난 19일부터 시작한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 합동(총회장 권순웅 목사, 이하 예장합동) 제107회 총회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총회는 3박 4일에 걸쳐 248건에 달하는 헌의안과 각 부 보고 등 교단 안팎의 현안들을 순조롭게 처리했다. 그중 몇 가지 현안은 중요한 쟁점이 됐다.
▲본부사무총장직 폐지, 상근총무직 환원
예장합동, 총회본부 사무총장 제도가 시행된지 2년 만에 폐지됐다. 총회 셋째 날인 21일(수) 회무처리에서 총회본부 사무총장 제도를 폐지하기로 결의했다.
정치부는 총회본부 사무총장직 폐지 및 상근총무직 환원의 건과 총무직 폐지의 건은 본회에서 투표로 정해달라고 요청했으며, 이에 총회에서는 찬반 토의를 거쳐 전자투표를 진행했다. 총 1049명이 투표에 참석한 가운데, 투표 결과 총회본부 사무총장직 폐지 및 상근총무직 환원은 775명이, 총무직 폐지는 150명이 동의했다.
이같은 사무총장 제도 폐지는 비상근 총무와 사무총장 간의 업무 범위를 놓고 그동안 갈등을 빚어온 것이 결국 총대들에 의해 사무총장직 폐지 및 상근총무직 환원을 가져왔다.
이로써 제104회 총회에서 도입된 사무총장 제도는 시행 2년 만에 폐지됐다.
▲목회정년 만 70세 정년 3년 연장안 부결
목회 정년을 만 70세에서 교회 사정에 따라 3년 더 연장하자는 제안이 부결됐다. 정년 연장을 찬성하는 대의원들은 초고령화와 농촌 등 목회의 어려움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를 반대하는 의견은 목회자 수급과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목회 정년 연장은 전도의 문을 막고 사회적 지탄을 피할 길이 없다며 반대의 뜻을 분명하게 했다. 결국 찬반을 묻는 전자투표 끝에 찬성 332표, 반대 580표로 부결됐다.
▲총신운영이사회 복원, 총회임원회에 맡겨
총신운영이사회 복원 여부가 총회임원회에 맡겨졌다. 총회 셋째 날인 21일 오전, 정치부 보고에서 주요 이슈 중 하나인 총신운영이사회 복원 여부가 논의됐다.
제104 회 총회 때 총신대 운영이사회를 폐지하고 재단이사를 30 명까지 증원하기로 결의를 했으나, 총신대 법인이사회(이사장 김기철 목사)에서 이사 증원이 부결되면서 운영이사회를 복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정치부는 총신운영이사회 복원 건에 대해 “총신운영이사회를 제103회로 복원하되, 각 노회는 10월 임시노회에서 1인씩 운영이사를 선정하고 선정된 운영이사들도 총회를 소집하여 11월 15일 이내에 총신운영이사회 임원과 조직을 구성할 것, 총신법인이사는 운영이사회에서 결의하여 추천한 자로 교육부에 신청할 것, 총신운영이사회 이사장과 서기는 당연직 법인이사로 교육부에 신청할 것을 본회에서 결의함이 가한 줄 아오며”라고 보고했다. 그러자 찬반 의견이 충돌했다.
결국 부총회장 오정호 목사와 총회장 권순웅 목사가 나섰고, 총대들은 총신운영이사회 복원 여부를 총회임원회에 맡기기로 결의했다.
▲사법 소송 대응 시행 세칙 총회임원회가 처리
105회 총회는 사회소송 대응 시행 세칙을 마련한 바 있다. 그러나 일부 총대들은 해당 세칙에서 대법원 확정판결 시 조건 없이 수용한다는 내용이 교회법을 사회법의 하위에 두고 있다고 문제 삼았다. 이에 총회는 사회소송 대응 시행 세칙을 총회임원회에 맡겨 처리하고 규칙부에서 심의하기로 결의했다.
▲총회연기금 의무가입 유지
현재 총회는 총회연기금 의무가입을 하지 않을 시 총대권을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총대들은 총회연기금 의무가입 여부에 따라 총대권을 제한하는 것이 기본권을 빼앗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사안을 두고 찬반 논쟁을 벌였으나, 현행대로 총회연기금에 가입하지 않을 시 총대권을 제한하기로 결의했다.
끝으로 “국가인권위원회와 국회, 정부가 국민의 생각을 정말 중요하게 여긴다면, 포괄적 차별금지법 문제를 특정종교의 찬반 문제로만 국한하지 말고 이에 반대하는 다수 국민 여론에도 반드시 귀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도권, 준목 등 여성 사역자 문제 1년 더 연구
총회 이튿날인 20일 오전 회무에서는 쟁점 중 하나인 ‘여성 안수’ 문제가 다뤄졌다.
대의원들은 ‘여성 안수’에 대한 교단 규정을 재확인하고, ‘강도권’과 ‘준목’ 제도 등 교단 내 여성 사역자들의 지위에 대한 문제를 1년 더 연구하기로 했다.
20일 오전 여성사역자 지위향상 및 사역개발위원회(이하 여성위) 보고에서 여성 사역자들이 노회에 소속될 수 있도록 허락한 지난 회기 총회 결의에 따른 후속처리 방법을 보고했다. 이는 △노회는 전도사(여) 고시에 합격한 자를 목사후보생에 준하여 노회 소속으로 관리하며 ‘여교역자’로 지교회에서 사역하게 한다 △여교역자(전도사) 노회 고시는 각 노회 전도사 고시에 준한다 △각 노회 전도사 고시에 합격했을 경우 노회에서 서약함으로 노회에 소속됨을 확인한다 △여교역자 노회 고시 자격은 본 총회 직영신학교와 인준신학교 재학생 및 졸업생에 한하여 당회장의 추천으로 한다 등이다.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 성명서
총회 넷째 날 오전, 회무를 마무리하면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 성명서가 발표됐다.
권순웅 총회장 및 총대 1,632명 일동 명의의 성명서에서는 먼저 “우리는 성소수자들의 인권이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는 사실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국민의 자유를 훼손하고 사회 통합을 파괴하는 역차별적 차별금지법(평등법) 제정을 강력히 반대한다!’는 제목의 제107회 총회 성명서에는 ‘국회는 국민을 분열시키고 다수 국민을 과잉 처벌할 수 있는 위헌적, 반사회적, 반도덕적, 반종교적 악법 제정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밝혔다.
또한 “이미 장애인, 남녀, 근로자, 이주노동자 등 개별적 차별금지법과 각종 지원 법안들이 제정돼 차별해소와 인권보호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인권 보호와 지위 향상 문제는 국민 인식 개선을 위한 교육과 캠페인을 통해 국민적 동의를 얻는 것이 먼저이고, 그래도 부족할 경우 이미 존재하는 법률로 처벌하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이후 여성위는 상설위원회 전환과 여성 준목제도 연구 허락을 청원했고, 총회는 한 회기 더 연구하기로 했다.
이영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