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교총ㆍ한장총 대표회장 동시 배출
교단 안팎서 역할 주목, 시너지 기대
한국 기독교 선교 140주년을 맞아 장자 교단인 예장합동에 한국교회를 바른길로 이끌어 갈 사명이 주어졌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장 김종혁 목사, 이하 예장합동) 교단의 인사들이 앞으로 1년간 한국교회 대표적인 연합기관 두 곳의 수장을 맡는다.
먼저 11월 13일 서울 연지동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한국장로교총연합회(이하 한장총) 제42회 정기총회에서 증경총회장 권순웅 목사(주다산교회)가 대표회장에 올랐고, 다음 날 울산 명성교회에서 열린 제7차 총회임원회에서는 김종혁 총회장이 예장합동 몫의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장종현 목사, 이하 한교총) 차기 대표회장 후보로 추천을 받았다. 김 총회장은 현저한 결격사유가 없는 한 다음 달 5일 개최되는 한교총 제8회 총회에서 차기 대표회장에 취임한다.
두 사람이 리더십을 발휘하게 될 연합단체 두 곳은 사실상 한국교회 교단 대부분을 아우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교총은 예장합동을 포함한 보수와 진보를 망라한 한국교회 35개 교단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현직 교단장들을 중심으로 운영되며 정부와 국회 등 각계의 한국교회 창구로 자리매김했다. 한장총은 한국교회 대다수를 차지하는 장로교단들의 연합체로서 회원교단은 25개로 한교총보다 적지만, 한교총에 빠진 한국기독교장로회까지 포함돼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한교총 대표회장 후보로 추천된 김종혁 총회장은 아직은 취임 전인 만큼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치면서도 총회의 협력을 구했고. 한장총 대표회장에 취임한 권순웅 목사는 “우리 교단이 이제야 비로소 역사와 규모에 걸맞은 섬김을 실천하게 된 것이다. 한국교회를 잘 섬기리라 믿는다”라면서 필요에 따라 한교총과의 연합을 통해 한국교회 전체가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일에 합력할 계획을 밝혔다.
예장합동이 회원으로 활동하는 한교총과 한장총의 리더십을 교단 인사가 동시에 맡은 건 처음은 아니다. 4년 전인 2020년에도 소강석 목사가 한교총, 김종준 목사가 한장총 대표회장에 나란히 취임한 바 있다. 다만 당시 한교총은 1인 대표회장이 아닌 공동대표회장 체제로 운영된 마지막 해였으며, 무엇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널리 확산해 대면 예배가 제한됐던 시기였던 만큼 연합기관 활동 역시 위축된 채 여기에 대한 대응에만 집중됐던 측면이 있다.
그렇지만 현재는 이 같은 변수가 없는 만큼 예장합동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침체한 한국교회의 회복과 부흥은 물론, 저출생과 기후위기 극복 등 대사회적 역할 감당과 필요할 경우 한국교회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으는 데도 용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내년이 한국기독교 선교 140주년을 맞는 의미 있는 해인 만큼 함께할 일들도 만들어 갈 수 있다. 더불어 한국교회의 오랜 난제인 한교총과 한기총, 나아가 한교연까지도 포함하는 보수연합기관 통합도 한장총의 중재로 다시 한번 기대해 봄직 하다.
중추적 역할을 감당할 예장합동이 공교회 정신으로 한국교회를 섬기는 리더십을 발휘해 교단을 세우고 한국교회를 살리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한다.
[기독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