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당국의 종교 통제 의도 확인
베트남에서는 지난해 12월 29일 공포돼 오는 3월 30일(현지시간)부터 시행되는 새로운 법령 95로 인해 교회 폐쇄는 더 쉬워지는 반면, 기금 모금과 후원금 받기는 훨씬 더 어려워지게 됐다고 최근 모닝스타뉴스가 보도했다.
종교법령 95는 2016년의 종교 및 민속신앙에 관한 법률(Law on Religion and Folk Belief; LRB)의 일부 조항과 실행을 위한 조치를 한층 강화하면서, 종교활동 조건에 대해서는 상당히 까다롭게 하고 있어서 베트남 선교활동을 위축시킬 우려를 낳고 있다.
2018년 1월 1일 LRB가 발효된 후, 두 개의 법령 초안에 대해서 공개적인 의견 수렴 절차를 가진 바 있다. 그중 162 조항에 대해서는 국내외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약간의 수정을 가하긴 했지만 어쨌든 2019년 에 시행 조치됐다.
반면에 ‘처벌 법령’이라는 오명을 얻게 된 또 다른 법령 초안은 행정 벌금과 사실상 모든 LRB 조항 위반에 대한 가혹한 처벌 내용을 여러 쪽에 걸쳐 자세히 규정한 법령으로, LRB의 목적이 종교의 자유를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의 기금 마련을 위한 꼼수라는 거센 반발로 폐기됐다.
그러나 종교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한 LRB와 법령 95와 162는 베트남 선교에 많은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기독교계의 시각이다.
법령 95는 시행일이 3개월도 채 남지 않은 상태에서 공개적인 의견 수렴없이 지난해 말 공포됐다. 일각에서는 베트남이 미국 국무부의 종교자유 침해국 특별 감시 대상에서 제외되기 위해 급히 공포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번에 시행을 앞두고 있는 법령 95는 법령 162 및 처벌 법령을 대체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령 162보다 8개가 더 많은 33개 조항이 포함돼 있다. 또한 법령 95에는 종교 활동에 대한 허가 요청 및 신고를 위해 이미 규정된 47개의 양식에 3개의 양식을 더 추가하고 있다. 법령과 첨부 양식은 총 98쪽에 달할 정도로 방대하다.
설상가상으로 법령 95에는 외국 종교 단체나 지역 교회에서 인원 및 장소 변경이 있을시 즉시 보고해야 한다는 새로운 요건도 포함돼 있다.
이러한 추가 사항으로 인해 법령 95는 법령 162보다 더 까다로운 법령이 됐다.
또한 법령 162에는 종교 단체 및 종교 교육 기관의 활동 중단 및 복구에 관한 조치와 지역 모금 및 재정 관리 요건으로, 처음으로 해외 원조를 받는데 필요한 매우 상세한 절차와 이에 대한 보고 양식(재정 및 현물 모두)의 중요한 두 가지 사항이 추가됐다.
이에 대해 베트남 당국은 종교 단체가 해야 할 일이나 준수해야 할 사항을 명확히 함으로써 더 많은 “자유”를 부여하는 것이라고 합리화하면서 절대로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법령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새로운 법령은 사실상 2013년 베트남 헌법 제24조에 명시된 거의 제한 없는 자유를 축소하는 것이며, 당국이 종교에 대한 통제력을 행사하는 비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편 베트남은 2024년 오픈도어가 발표한 세계 박해 국가 순위에서 35위를 차지할 정도로 선교 환경이 척박한 국가 중 하나다. 또한 70% 이상이 민속신앙을 따르며 개신교인은 1% 정도에 불과한 사회주의 국가이다.
이데이빗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