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November 22, 2024

[박헌승 목사 칼럼]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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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헌승 목사(캐나다 서부장로교회)

할아버지

k 집사님, 권사님 가정에 초청을 받아 심방을 갔습니다. 두 분은 오순도순 의좋게 지내시는 노부부입니다. 집안에 들어서면 천사들이 날갯짓하며 환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분위기가 밝고 성스럽습니다. 집 정원은 천국같이 아름다워 예전에 캐나다 잡지에도 나왔습니다.

무남독녀 외동딸은 오래전에 한국으로 시집을 가서 지금은 저명인사가 되었습니다. 남편은 유명한 연예인인데, 잉꼬부부로 소문이 났습니다. 캐나다와 한국문화의 어려움 속에서도 장점을 잘 살려 행복한 가정을 이루었습니다. 감사한 것은 두 손자가 늠름한 군인이 되어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습니다.

예배를 드리면서 K 집사님의 귀한 간증을 들었습니다. 얼마 전, 혼수상태에 빠지면서 예기치 않게 입원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병원에서는 뇌출혈로 알고 검사를 했는데, 몇 년 동안 앓았던 신장결석으로 인해 쓰러진 것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1cm 크기의 돌이 신장(kidney)에 있었고, 이것이 돌아다니며 방광 여러 곳에 상처를 입혔다는 것입니다. 약 처방을 받고 집에 돌아왔는데, 놀랍게도 돌이 몸 밖으로 빠져나왔습니다. 그것이 너무 감사해서 예배를 드리게 된 것입니다.

대화하면서 권사님 때문에 마음이 찡했습니다. “목사님, 저희는 서로 할아버지, 할머니라고 부르기로 했어요. 그게 편해요” “여보 당신”을 “할아버지 할머니”로 호칭을 바꾸었다는 것입니다. “할아버지 할머니”는 나이 많은 분을 친근하게 일컫는 말입니다.

권사님이 핼쑥해진 집사님의 얼굴을 보며 “할아버지”라고 부르는데 콧등이 시큰거렸습니다. 평생 함께한 따뜻한 정이 온몸과 마음에 전해지면서 감동이 되었습니다. 나이 많으신 어른을 할아버지라고 부르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권사님이 미소를 지으며 할아버지라고 부르는데 동고동락한 지나간 세월, 사랑의 흔적을 엿보는 것 같았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주안에서 무병장수하세요.”

“젊은 자의 영화는 그의 힘이요 늙은 자의 아름다움은 백발이니라.” (잠언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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